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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활동 (TV, 영화, 드라마, 애니, 만화, 소설)

스플라이스 Splice


과학이란 장르에서 최후의 경계로 삼는 것이 바로 윤리이다.
그러나, 이 윤리라는 것은 매우 모호한 개념으로서 궂이 '인간'이란 종이 결부되지 않더라도 여러가지 제약으로 다가온다.

인간의 유전자 공학은 이미 바퀴벌레, 모기, 파리 등의 주요 해충을 멸종시킬 수 있는 시대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않는 이유는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파급되는 생태계의 영향을 현재의 인류로서는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인간이란 종은 이미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그것이 이른바 신의 영역이라고 불리우는 생명의 창조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인간은 늘상 일을 저지르고 나서 나중에 수습하느라고 고생이다. 그것이 감성이었든, 이성이었든 말이다.
호기심과 과학자로서의 명예 때문에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그 결과로 엄청난 피해를 감수하고 마는 류의 이런 스토리는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과학이 가지는 일종의 딜레마이다.

특이한 것은 그동안의 어떠한 SF 장르 영화에서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성적인' 것을 직접적으로 건드렸다는 거다. SF 장르에서 성을 상품화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긴 하지만 지금까지는 어디까지나 관객과 여배우의 흥행 요소로서 넣은 것이지, 종족의 번식과 관련된 '성'을 다룬 것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s) 궂이 비슷한 경우를 찾으라면 '스피시즈'라는 영화를 들 수 있겠으나, 그 영화도 결국 '나타샤 헨스트리지'라는 배우의 매력을 발산시키기 위한 용도에 지나지 않았다.

실제 현시대의 과학에서 어디까지 가능할런지는 알 수 없지만,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했을때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가? 를 질문하고 있다.
처음에 말한 '윤리'라는 잣대로 보자면, 애초부터 시작해서도 안되는 일이었겠지만, 과학자로서 오직 이성만 가지고 행동했더라면 최후의 참극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즉, 과학자 주제에 감정을 담았기에 씻을 수 없는 죄악이 발생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생물학적으로 보자면, 모든게 이해가 되기도 한다. 생물이란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종족 번식이란 생명체가 탄생한 그 시점부터 이미 거부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생물과 생명이란 이름앞에 '인간의 윤리' 따위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

파국으로 치닫는 결말 정도야 영화 좀 봤다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일테고, 궂이 '임신'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단순히 2탄을 위한 설정인 것일까 ?? 아니면, 그 정도까지의 비극 속에서도 끊어지지 않는 인간(과학자라는 종)의 탐구심을 조롱하기 위해서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