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텀블벅에서 진행 중인, 덱스트리 게임의 최선봉장 '파란만장개암나무'님의 야구 게임 '풀카운트'를 플레이 해본 소감입니다.
https://tumblbug.com/fullcount <-- 텀블벅 페이지는 여기로...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핸즈켓'이란 농구게임으로 국내 덱스트리 게임의 신기원을 이룩하신 '파란만장개암나무' 님께서 이번에는 야구 게임인 '풀카운트'로 돌아오셨습니다.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5980&id=&tb=community_post <-- 핸즈켓 후기는 여기로
이분의 덱스트리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의 난이도에 있습니다.
솔직히 도전하는 사람들 중 절반 정도는 아마도 그 난이도에 질려서 포기해버릴 정도일 겁니다.
누가봐도 단점같은 이 높고높은 난이도가 누군가에게는 불타오르게 만드는 재미 요소가 됩니다.
덱스트리 게임이라고 하면, 덱스트리 (기술-손기술)가 중요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보드게임에서 덱스트리 게임은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몸-주로 손'을 사용하는 게임류를 부르는게 보통이지요.
사실 이런 류의 게임에서 진정한 손맛을 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핸즈켓'과 '풀카운터'에서는 진정한 "손맛"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요소들이 존재하지요.
게다가 테마가 스포츠 (농구, 야구)이지 않습니까???
남자(?)라면, 불타오르게 마련인거지요....
사실 저는 농구, 야구... 심지어 축구도 별로 관심이 없어요. 한때는 열심히 찾아가며 본 적이 있었지만, 결국 시들해졌고, 지금은 그저 남들 다 아는 정도의 기본 지식밖에는 없습니다.
'풀카운트'에는 과거의 향수를 느낄만한 요소들이 몇몇 있는데, 저로서는 다른 사람에게 호응해주는 정도는 할 수 있을지언정, 그로 인해 재미를 느끼지는 않는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무튼 '풀카운트'는 오랜 준비기간 끝에 다시 돌아온 '파란만장개암나무'님, 특유의 난이도를 뒷받침해주는 제법 잘 만든 덱스트리 게임입니다.
핸즈켓 게임을 처음 펀딩하셨을때만 해도....
제가 덱스트리 게임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농구에 딱히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격도 무시무시한데다가, 심지어 2인용이라 어디 써먹으데도 없을 것 같은 상황이었던지라, 펀딩에 참여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여기저기서 얘기가 들려오기도 하고, 가까운 장소에서 무려 대회(?)를 여신다고 하셔서, 그냥 재미삼아 (물론 게임이 궁금해지도 했고요 - 이때 당시에는 덱스트리에 살짝 관심이 있었습니다.) 놀러 갔었는데...
일차적으로 너무나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게임의 품질에 반해서, (솔직히 어디가서 써먹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만들어진 정성을 보건데 "이건 꼭 사줘야 한다..."라는 자체 판단으로 게임을 구매하게 되었죠.
그 이후, 생각처럼 '핸즈켓'은 한번도 못돌려봤지만, 그렇다고 해서 산걸 후회하지는 않아요... ㅎㅎ
아무튼 그런 와중에 들려온 최신작 '풀카운트'의 펀딩 소식은 "드디어~~" 라는 느낌이었죠.
이쯤이면 후속작이 나올만한 때도 됐다 싶었거든요...
과정이야 잘 모르겠지만, 이전작 이후에 새로운 게임을 다시 펀딩할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도 이후의 게임들을 만나볼 수 있겠다~~ 라는 의미로 저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펀딩 후, 그때의 고생이 뼈속 깊이 사무쳐서 다음 작품을 포기하시는 분들도 분명 존재하니 말입니다.
텀블벅 페이지에 가서 1차원적인 설명을 살펴보고 나니, "어라~~ 이 게임, 물건인데???"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더군요.
나머지 과정들을 어떻게 표현해낼런지는 몰라도, 적어도 타격 시스템 만큼은 더할나위가 없더라는 것이죠.
그냥 그거 하나만으로 저는 2개짜리 후원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왜?? 2개짜리를 한걸까? 하나만 있어도 되는데... 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뭐~ 내친 걸음입니다.)
ps) 타격 시스템에 관해서는 위의 텀블벅 페이지 링크를 따라가시면 쉽게 찾아보실 수 있을테니, 여기서 따로 설명드리지는 않겠습니다.
텀블벅 후원 신청 후, 나오기만은 기다리고 있는데, 파란만장개암나무 님께서 제게 따로 연락을 주셔서 게임을 전반적으로 테스트 해주시기를 원하시더군요.
직접 찾아오신다고 하시니, 반갑게 맞이해드렸습니다.
실물로 본 테스트 버젼은 제 생각과는 다르게 굉장히 아기자기하더군요.
어떤 분들에게는 조금은 실망스러울수도 있을 사이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단순히 크기를 키우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면, 덱스트리의 난이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함부러 얘기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작자분께서 원하시는 수준의 난이도만 유지할 수 있다면, 크기를 더 키워서 대형버젼으로 만들 경우, 엄청 멋지고, 대단한 게임으로 탈바꿈할 여지가 보입니다.
위의 조건만 만족할 수 있다면, 그 대형버젼.... 제가 삽니다...!!!! (후후후후)
매니아로서, 파란만장개암나무 님의 욕심은 샘플버젼에서조차 느껴지는데요.
게임 제목인 풀카운트를 위한 전광판 시스템이나, 게임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배트들, 주자와 야수들의 입체적인 모양까지~~ 여전히 하나가득한 그 정성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자, 이쯤에서 플레이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을 알아보도록 하지요.
아마도, 가장 궁금해하시는 것은 바로 이게 아닐까요??
"과연 야구를 얼마만큼이나 보드게임으로 재현해내었는가??" 라는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매우 훌륭합니다.
일일이 다 설명드리기는 어렵겠지만, "이만하면 충분히" 야구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구현해냈습니다.
야구를 진짜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신세계를 경험해볼 수도 있을만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야구를 잘 모르거나, 야구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나, (저처럼) 이 게임을 "보드게이머"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사람들의 경우라면 어떨까??? 하는 겁니다.
파란만장개암나무 님의 게임이 멋진 것은 이른바 "테마를 잘 녹여낸 시스템"에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지나치다"라는 의미로 다가온다는 겁니다.
제작자분과 게임을 하면서, 그분이 이 게임에서 가장 크게 방점을 찍고 싶은 부분은 아마도 "투수와 타자간의 심리 싸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 과정, 대단히 재미있습니다. 처음에는 좀 시큰둥한 입장이었던 저였지만, 결국 막판에는 집중하고 몰입해서 그 과정을 즐겼으니까요.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위에서 펀딩에 참여했던 단한가지 이유는 바로 타격 시스템 때문이었습니다.
실제 프로야구에서 타자는 매우 신중하게 타격을 결정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프로야구 선수가 아닙니다. 심지어 아마추어도 못됩니다.
야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더한나위가 없지요.
야구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간혹 실내 야구장에서 방망이를 휘두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그게 재밌으니까 하는 거겠죠.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 (보통 남자들끼리라면 자그마한 내기가 이어지겠죠..)를 진행하게 마련이지요.
저는 바로 그런 부류의 사람입니다.
제가 이 게임을 통해 구현하고 싶은 것은 시원하게 치고받는 난타전이지, 볼카운트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는 팽팽한 투수전이 아닙니다.
이것은 제작자 님의 제작 의도와 완전히 상반되는 결과입니다.
어차피 만드시는 분은 '파란만장개암나무'님이니 결과적으로 선택은 그분에게 달려있습니다.
심지어 그분은 텀블벅 페이지에서 아예 "이러이러한 분은 이 게임과 안맞습니다...." 라고 적어놓으셨습니다.
저도 나름의 제작자를 시도하려는 사람으로서, 저는 이게 제작자로서는 절대 가져서는 안되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잘 어울려줄 몇몇의 사람이 아닌, 모두가 함께 (적어도 시도라도 해볼만한) 할 수 있는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긴, 모르는 일이긴 하지요. 나중에 제가... 나중에 파란만장개암나무 님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런지는.....)
그렇기 때문에, 저는 파란만장개암나무 님의 투수와 타자의 심리전 싸움이 기본 규칙인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저는 그냥 공격측이 '타격 시스템'을 통해 마음껏 공격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결과로 점수가 20 vs 15점이 나오더라도... 뭐 어떻습니까??? 게임일 뿐인데.... (저는 기본적으로 점수가 나는 게임은 어떻게든 점수가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 타입입니다.)
ps) 혹시 아마추어 야구인들의 시합을 구경해보신 계신가요??? 그분들의 시합에서 지나치게 선구를 하시는 분들은 욕먹습니다. 그분들을 치고 달리는게 재밌어서 야구를 하시죠... 그러니, 왠만한 볼도 그냥 휘두릅니다. 그렇게 해서 삼진을 당한들, 뭐, 어떠냐?? 는 것이죠...
이 게임에서 투수가 던지는 '볼' (스트라이크가 아닌)을 휘두르면, 무조건 헛스윙입니다. 볼을 쳐도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법인데, 좀 심하지 않은가?? 라는 의견에는 이미 다른 대안을 만들어놓으셨더군요. 즉, 다른 대안들도 제법 준비해놓으셨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운 길만을 고집하시긴 하시더라고요. (하긴 뭐~~ 제작자들의 고집을 감히 플레이어 따위가 어떻게 꺾을 수 있겠습니까??? 제작자 입장이 되면, 저도 비슷해져요... ㅎㅎㅎㅎ)
'풀카운트'라는 게임에 익숙해져버린 분이라면 혹 모르겠습니다만, 이 게임... 보기에는 쉬워보여도 제법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가졌습니다. (이 게임 하다보면, 자기 손이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도대체 이게 왜 안되지???" 싶은 거지요... ㅎㅎㅎ)
그러니, 투수와 타자간의 심리전 따위는 없더라도, 충분히~~~ 무조건 점수가 나오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충분히 야구 스코어 정도 나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저는 이렇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기본 룰을 그냥 타격 시스템에 온전히 맡겨버리고, 대신 옵션룰 (어드밴스드 룰)을 적용해서, 좀 더 상위 클래스의 분들에게 제공해주는 게 어떻겠는가?? 는 것입니다.
심지어, 위에 나온 것처럼, 배트의 크기에 따라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니, 실력차에 따른 적용범위도 충분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가진 게임을 더 어렵게 만들 이유는 저는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ps) 혹, 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괜찮습니다. 선택의 제작자의 몫이기도 하고요. 저는 결국, 이 게임을 제 스타일로 바꿔서 사용할 것 같기 때문이지요... ㅎㅎㅎㅎ
이 게임에는 플레이어들의 "추억 돋게 만드는" 몇몇 장치들이 있습니다.
프로야구 초창기의 최강 주역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어른들의 사정으로 이름은 살짝 바뀌었지만, 뭐~~ 아는 사람들은 다 아니까요...
이 선수들을 통한 타순의 조합이 옵션 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강력하기 짝이 없는데, 그들 전부를 사용할 수 있는게 아니라서 선택의 재미가 있습니다.
아직은 완성품이 아니라서 겠지만, 제가 볼때, 선수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지만, 조만간 개선되겠죠... ㅎㅎㅎ
적어도 로테이션으로 1바퀴는 돌릴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 밖의 제안점이라면...
1. 왜 단 1회밖에 안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위의 선수 구성을 충분히 활용해서 9회까지는 몰라도 3회 정도는 충분히 운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마도 제작자 분의 심리전 싸움으로 경기를 풀어가면, 게임 시간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는데, 제가 제안하는 단순 '타격 시스템'을 통한 플레이라면, 9회를 통째로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타격 기회가 별로 없는데다가, 타격이 성공할 확률도 만만치 않은데, 심지어 회수도 적으니, 영~~ 타격하는 맛을 볼 기회가 없다는게 가장 큰 불만입니다.
2. 지금의 좁은 공간을 통과하는 것도 나름 묘미가 있습니다만, 실제 야구처럼~~ 방망이에 공을 맞춰서 공을 보내는 방식이면 어떨까 싶은데 말입니다.
즉, 위의 사진에서 배트 모양이 뚫려 있는데, 이걸 반대로 하자는 거지요. 그럼 진짜 제대로 야구하는 기분이 나지 않을까요???
물론 기술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문제라서 제안을 하는 저도 별로 기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만약 된다면, 정말이지 최고의 장점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작자 분은 텀블벅 보상으로 알루미늄 배트를 생각하고 계시던데, 구멍이 뚫려있는 알루미늄 배트가 의미가 있을까 싶네요. 직접 타격하는 부분이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는 것이 훨씬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왜냐면, 다들 아시다시피 실제 야구에서 알루미늄 배트가 훨씬 멀리 날아가거든요.)
이제 슬슬 결론을...
이 게임, '풀카운트'... 재밌습니다.
물론 초보자에게는 만만치 않은 난이도이긴 합니다만, 예전 '핸즈켓'에 비하면, 이건 정말 쉬운 겁니다.
야구를 제대로 구현해놨습니다.
야구팬이라면 필수템일 것이고, 야구를 몰라도, 즐길만한 요소가 충분합니다. (오히려 이를 통해 야구를 쉽게 배울 수도 있겠죠. ㅎㅎㅎ)
보드게이머의 입장에서도 덱스트리 게임의 또다른 대표게임으로 남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걸 우리나라 사람이,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이... 만들었다는게 자랑스럽고, 부럽기도 합니다.
심지어.... 가격도 착합니다.
도저히 이 게임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가 힘듭니다.
아직 제작전이라 최종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제작자 분의 욕심이 상당한 만큼 결코 어줍잖게 나올리가 없습니다.
믿고 지르십시요...~~!!
본인에게는 재미를...
지인에게는 보드게임의 새로운 세계로 인도를...
주변에게는 뭔가 있어보임을... 선사해줄 아주 훌륭한 게임입니다.
ps) 야~~ 이정도면, 파란만장개암나무 님에게 밥 한끼 얻어먹을 자격은 되어 보이네요.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전부 다~~~ 진심입니다. 바로 위 얘기까지 포함해서...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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