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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모임 후기

[2015.05.04.월] 송파보드모임 번개 후기

프롤로그 : 

다음날, 어린이날 휴일을 앞두고 급작스러운 번개가 이루어져 참석했습니다.

휴일날 종일 달려보고 싶었는데, 쉽지 않네요.



비바자바 다이스 게임

요즘에는 딱히 보드게임 정보에 대해 신경쓰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해구 사이트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서 궁금해했던 게임이었습니다.

일단 주사위 게임이라는 면에서도 그렇고, 커피를 테마로 했다는 것에도 그렇고요.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먼저 나온 '보드게임 버젼'의 "비바자바"도 존재하는데요.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사실 이 게임. 테마와 게임 시스템이 이렇게까지 안맞을 수 있는지... 정말이지 흔치 않은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은데요. 굳이 이 테마가 아니라도 충분한 그런 게임성을 가졌습니다.

아무래도 기존의 '비바자바' 게임에 묻어가려는 전략적 선택이 아니었나 싶네요.


테마와의 상관성은 형편없지만, 게임 자체는 나름 재미집니다. 주사위 게임이라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달려나가더라도 어쩔 수 없는게 현실인데, 우연이었는지, 게임 시스템상 필연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점수가 비슷하게 진행되면서, 끝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 방향으로 진행되더군요.


게임을 진행하면서, '이지 컴 이지 고'라는 게임이 떠올랐는데요. 타이틀 2개만으로 이런 재미라니... 나름 대단한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시스템상 자신의 발전 단계를 각자의 시트에 체크하는 방식인데, 이 시트가 미묘한게, 일단 컬러가 있어서 자체 생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이를테면, 한번에 수십장의 시트가 사용되는 '스트림스'같은 경우, "복사 신공"이라는 대전략이 가능한데, 이 게임의 시트지는 컬러가 있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컬러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복사 신공'을 펼칠 수가 없다는 거지요.

ps) 복사 신공의 최적지는 바로 학교인데요. 학교 수업시 사용한다는 이유로 학교 복사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거지요. ㅎㅎㅎ


자료실에 보면, 누군가 예쁘게 (지나치게 예쁘다고 생각합니다만.. ㅋㅋ) 만들어주신 시트지가 있습니다만, 4인을 위해 인쇄하더라도 잉크 낭비가 지나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주사위 게임으로서 이상한 약점을 가진, 나름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후후후


ps) 이렇게 되고 보니, '비바자바'의 보드게임 버젼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




라스트 윌

처음 세상에 소개될때의 소개 글을 보고, 정말이지 감탄을 금치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정도로 황당무게한 설정이라니...

세상에 돈을 벌어야 하는 수많은 게임들이 있습니다만, '돈을 다 쓰고 알거지가 되어야만 이기는' 게임이라니... 아이디어 하나는 기가 막힙니다.


ps) 게임인데, 별 생각을 다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게임 설정을 보고, 약간 현실에 대입해봤습니다. 저는 처음에 어떻게든 상속을 받은 후, 남은 여생동안 돈을 다 써야 한다는 개념인줄 알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상상이겠네요.. 후후) 알고보니, 상속받기 위해 알거지가 되어야 한다는 설정이더군요. 그렇다는건, 이렇게까지 했는데, 상속자가 못된다면, 그야말로 알거지로 남게된다는 건데.... 현실이라면, 정말이지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르르르르~~~~)


마냥 현실처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게임 시스템으로 돈을 쓰는데 제한상황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더군요. (현실이라면, 돈 쓰는 거야 한순간인데 말이죠... ㅎㅎ)

뭐 언젠가는...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결국 선착순인 거잖아요. 그러니 만만치가 않은 거지요.


살짝 아쉬운 건, 게임 설정의 황당함이 본 게임으로 접어들면, 다소 진지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아이디어 (각종 그림으로 표현되는 돈쓰는 예시)도 잘 따져보면, 또다른 유쾌함으로 다가올 수 있는데, 워낙 만만치 않은 게임 시스템이다보니, 그걸 즐길 새가 없는거지요. 

어라~~ 그러고보니, 앞서 말한 것처럼, 이걸 현실에 적응해보면, 내 미래가 걸린 일에, 아무리 돈을 물처럼 쓰는 일이라고는 해도, 마냥 즐겁게 할 수 만은 없을 것 같네요. 만약, 이걸 작가가 게임에 반영한 거라면, 정말이지 작가는 '천재'가 아닐까 싶네요...


지금 당장은 예산 문제로 장바구니에만 들어있기는 하지만, 조만간 기회가 생긴다면, 확장까지 해서 구매해야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게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크레타

근 3달간 할 기회를 못잡고 있던, 바로 그 게임입니다. 카드 (캐릭터 액션)으로 펼치는 영향력 게임입니다.


가장 특이한 점이라면, 역시나 플레이어들이 직접적으로 점수 계산할 타이밍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일 겁니다.

본래 영향력 게임이라는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물량 공세의 의미가 큰 관계로, 마냥 전쟁준비만 할 가능성이 높기에 게임이 한없이 길어질 양상을 보이는데, 이를 해결하는 주된 방식이 바로 턴의 회수를 제한하는 거지요. 즉, 2턴 이후에는 무조건 점수계산한다... 라던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직접 점수 계산하는 타이밍에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떨때는 점수 계산 한번 일어나기가 한없이 오래걸리는 반면에, 어떨때는 순식간에 연속적으로 점수 계산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인 셈이죠.

그 미묘한 타이밍 계산이야말로 이 게임의 진정한 재미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소 투박한 디자인의 보드 및 카드, 타일이 아쉽기는 합니다만, 영향력 게임으로서의 새로운 재미를 일깨워준 무척이나 재미있는 게임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ps) 사실 영향력 게임은 너무 가슴이 쫄깃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예전에는 주로 피해왔는데, 요즘에는 승부에 집착하는 경향이 조금은 줄어들어서, 그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되었네요. 후후후



에필로그 : 

평일 모임이고, 마지막 게임이 영향력 게임이라서 대략 짐작이 됩니다만, 모임에 가서 세 게임밖에 못한 것은 확실히 아쉽긴 합니다. 주말의 하루 왠종일 모임이 정말이지 그립네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