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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모임 후기

[2015.05.02.토] 제3회 보드게임 페스타 후기

프롤로그:

지난 2회차때 못갔었기 때문에, 빠르게 이루어진 3차 보드게임 페스타는 나름 기대가 많이 되는 면이 있었습니다.

일단 시작전에 약간의 사전 정보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저는 보드게임 매니아와 보드게임 교육자, 그리고 앞으로 보드게임 개발자로서 '보드게임 페스타'를 바라보는 시선에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저의 입장은 이렇겠지만, 아마도 어느 한쪽 편에 있으신 분들에게는 이런 저의 시선과 그리 큰 차이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가끔 제가 서로 상반되는 얘기를 하더라도, 여러개의 관점에서 보는 태도가 달라서 그런 거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아도, 현재 지나치게 과열되어 보이는 (이제 5월인데, 벌써 올해만 3회째입니다.) '보드게임 페스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매니아건 일반 관람객이건, 업체건, 교육자건... 그만큼 기회가 있다는 뜻이고, 그 기회를 다 포용할만큼의 시장이 형성되어 간다는 의미니까요.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약간의 시선 차이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번에 보니 제가 아는 업체만도 두군데나 빠져있더군요. 관계자분의 전언에 의하면, 딱히 별다를게 없는 상황에서 나름 부담스러운 부스비를 감당하면서까지 무리한 일정을 소화할 필요가 없다는 느낌이라는군요. 게다가 바로 다음달에 '보드게임콘'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있으니 말입니다.

남들처럼 딱히 신작이나 밀어야할 프로젝트가 있는 것이 아닌 몇몇 업체로서는 지금같은 무리한 일정이 딱히 메리트가 없어보이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점은 '보드게임 매니아'로서의 시선에서도 감지되는데요. 행사를 반기면서도, 그 행사에서 더이상의 새로움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1년에 1~2번 할때야 너무나 소중한 기회, 날리고 싶지 않겠지만, 이제는 거의 매달 하고 있다시피 하니, 굳이 이번이 아니래도... 라는 거지요. 더욱이 소비자로서 더욱 아쉬운 건, 예전처럼 "행사가"라는 메리트가 거의 사라져버린 느낌이 제법 크게 다가옵니다. 그만큼 시장이 안정되어간다는 반증이겠지만, 소비자로서 아쉬운건 아쉬운거지요.


중대형 규모를 자랑하는 몇몇 업체로서는 어찌되었건 끊임없이 새로운 유저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이러한 행사에 반대할 이유는 없겠지요. 어쩌면 그러니까 이러한 행사들이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는 것일테고요.

달리 생각해보면, 매니아에게도 이번이 아니면 조만간 다음번에... 라는 식의 안도감 같은게 있을수도 있겠군요.


아무튼 지난번까지 고집하던 '컨텐츠 진흥원' (저로서는 거리가 꽤나 멀어서 난감했던...)을 버리고, 좀 더 넓고 쾌적한 'SETEC' (이하 세텍)으로 자리를 옮긴 건, 저로서는 천운이지요. 아직 코엑스 전시장을 단독으로 빌리기에는 업체 사정이라는게 만만치 않겠지요. 적어도 6월에 있을 '보드게임콘'은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리는 만큼 업체로서나 매니아로서나 기대가 되는 면이 없지 않네요.



넓어진 공간, 그러나, 생각보다 사람이 없다....???

어찌됐건, 장소도 점점 넓어지고 있고, 날짜로 이틀로 늘어날 정도로 호황 중인 보드게임 페스타가 입니다만, 왠지 이전의 사람들이 바글바글 해서 지나다니기도 힘들던 시절이 살짝 그리워지는 면이 없지 않아 있네요.(그랬다면 분명 또, 한소리 했을테지만요... 후후후)


생각해보면, 분명 넓어진 장소탓에 그리 보이는 것일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 관계자분의 흘러가는 이야기를 새겨들어보면, 기대했던 것만큼의 사람수가 아닌 것 만큼은 분명해보입니다.

(다만, 이것은 제가 갔던 토요일의 상황이라는 거... 이해 부탁드립니다.)


공간27 가격표


에듀카 코리아 가격표


조엔 가격표


코리아 보드게임즈 가격표


젬블로 코리아 가격표


제가 가격표를 촬영한 것은 가격이 궁금한 것도 있지만, 이번 행사에 각 업체에서 들고 나온 게임의 품목을 확인해보고자 함입니다.


일단 지금의 제 상황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져 있는데, 예전에는 '어린이 게임'따위 (보드게임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조차도 아예) 생각도 안했었는데, 지금은 어린이 게임들에 관심이 생긴겁니다. 특히나 학교 같은 다수의 인원이 있는 곳에서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과거의 방식으로는 어떻게 해볼 여지가 없더라고요.

결국 평소라면 거들떠도 안볼 게임들이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나름의 메리트가 있는 제품이 하나둘씩 나오더라고요.


몇몇 업체들은 "신작이 나오기는 하는지?" 싶은 업체들도 있고, 코보게 같은 업체는 재고정리라도 좋으니 있는거 없는거 쫘악 끌어다놨으면 하는 바램도 있네요. 뭐... 업체의 사정이라는게 있는거니까요. 아직 체계화된 게임제작 시스템을 갖춘 곳이 별로 없어서인지, 신작이 나오는 속도가 너무 더디게만 느껴지는 군요. 어쩔 수 없는 거겠지만, 그래도 좀 더 분발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네요.

예전에야, 신작이라고 해봤자, 별 차이를 못느끼던 적이 있었더랬지만, 지금은 각각의 업체마다 나름의 차별성과 흥미를 유발하는 게임들을 출시하려는 노력들을 꾸준히 하고 있고, 그 결과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나름의 환영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저조차도 각 업체들의 신작들에 눈이 가고 있답니다.




나름 인식이 넓어지면서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로, 적어도 수업에 써먹을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느껴지는 게임들입니다.


마인 쉬프트, 트래버스, 픽셀

(쉬운 룰에 나름 머리 좀 굴려야 하고, 플레이 타임이 제법 되는 걸로 고른 겁니다. 후후후)

결과적으로는 하나도 사지 않았지만, 당장 더 급한게 있어서 말이죠. 아마 올해 내로 또다른 행사장에서 구매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차세대 유망주(?@!$#%@#$%ㄲ#@?__)

마지막으로, 각 업체에서 새롭게 밀고 있는 차세대 게임들에게 대해서 잠시 짚고 넘어가 보지요.


행복한 바오밥 : 

'티켓 투 라이드' - 이미 한차례 언급한 적이 있으니 패스..

'류' - 제가 알기로 일본 게임으로 알고 있는데, 앞선 '미니빌'을 기점으로 어쩌면, 아무도 아직 선점하고 있지 않은 미지의 영역인, 일본산 게임쪽에 특화된 형태를 '행복한 바오밥'에서 보인다면, 나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그냥 어쩌다 한두번 해본거로 그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젬블로 코리아:

'터치 스톤' - 아이디어와 구성물은 인정할만 합니다만, 불행히도 게임성이 받쳐주질 않네요. 함께 했던 아이들에게 시도해본 결과, 다소 밋밋하다는 평이 많았네요.

'아쿠아 파크' - 아직 시제품인데도, 열심히 설명하시는 모습이 뭔가 기대감이 들게 하는군요. 다만, 구성물은 좀 더 고급스러워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네요.


코리아보드게임즈:

몬스터 ??? - 아직 정식 제품이 안나와서 구매를 못했네요. 기대하고 있었는데... ㅎㅎ



에필로그: 

이런 류의 보드게임 행사를 많이 접해봤지만, 이번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게 있는데요.

그동안, 어떤 형태가 되었건 '혼자'인 관람객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함께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장'님과 '아이들'이 함께 했는데요. 혼자였을때와는 행동패턴이 달라져서 그런지,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일단, 행사장 한켠을 완전히 점령하고 있는 '게임 대회'.... 업체의 입장은 잘 모르겠지만, 이거 꼭 해야 하는 건가요???

차라리 그 자리에, 그 테이블에 그만큼의 게임을 떠 깔아서 시연해볼 수 있는 자리를 더 만드는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번 행사장에서 느꼈던 가장 큰 불편함은 이렇게나 넓어졌는데도, 여전히 게임항 수 있는 테이블은 현저하게 모자르다는 겁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테이블은 있는데, 정작 게임이 없다는 거지요.

보드게임의 특성상, 이해가 되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보드게임은 설명해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사람들을 무한히 공급할 수 없다는 거겠죠. 하지만, 이는 적어도 저에게는 해당이 안되죠. 저는 이미 게임을 다 알고 있고, 설명도 가능하니까 말이죠. 즉, 설명이 가능한 사람이 아이들에게 원하는 게임을 하고자할때, 정작 게임이 없어서 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거지요. 그저 시연해볼 게임이 필요할 따름이니까요. 

요즘 소비자가 얼마나 영악한데, 해보지도 않고 게임을 사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그러니, 소비자에게 한번이라도 더 해볼 수 있게끔 기회를 줘야 하는데, 그런게 (전혀까지는 아니어도)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모르는 어른들의 사정이라는게 분명 있겠지만, 업체측에서 조금만 더 게임을 풀어서 시연해볼 수 있는 여유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다못해, 테이블에 놔두지 않고, 따로 요청하면 주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죠. (단서에 게임 설명없이 자기들끼리 알아서 할 수 있다는 조건을 첨부하러라도 말이죠. 뭐... 그렇게까지 할 업체가 있겠냐만은...)


그리고, 게임 설명에 대한 건데... 그 바쁜 와중에 원리원칙대로 설명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몇몇 분들이 눈에 보여 융통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용건만 간단히, 핵심만 간단히... 그정도만 해도 게임을 시연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어른들이야 그렇다쳐도, 애들 상대로 자세히 설명해봤자, 어차피 제대로 듣지도 않아요. 이건 '보드게임 교육'을 진행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늘의 법칙과도 같은 거죠. 결국, 설명 노하우에 관한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적어도 직원분들을 동원하는 경우라면, 좀 더 노하우를 쌓아주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또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하염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하게 놔두는 것도 저는 별로인 것 같더군요. 말그대로 "시연" 아닙니까? 그러니, 대략 플레이 타임의 1/3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른 사람도 해봐야 하잖아요.

어수선한 가운데, 나가달라는 얘기가 힘들겠지만, 미리 양해를 구해놓으면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아... 그러고보니... 한가지 빠진게 있네요....

혼자온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혼자 온 사람들이 게임에 대해 물어보면, 시연대에 안끼워주는 것 같다는.... (뭐.. 역시나 보드게임의 특성으로 인한 게임 설명의 압박 때문이라는 점 너무나 이해 합니다만....)

이쯤되면, 이제 사람들도 대략 인식할만도 한데 말이죠.

적어도 행사장에서 보드게임을 하려거든...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자연스럽게 껴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요...

하려는 관람객이나, 설명하는 업체 분들도 이점을 이해하고, 서로간에 양해를 구하는게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습니다.

4인까지 되는 게임을 궂이 2명이서 붙들고 하느라고, 다른 사람 해보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이제는 좀 지양했으면 좋겠네요.


쓰다보니, 또 생각이 나는데요...

테이블 간의 간격을 좀 넓게 하고, (장소가 좁은 것도 아니면서, 그 넓은 장소를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것 같다는....)

대신 의자를 4개가 아닌 6개씩 배치했으면 좋겠습니다. 의외로 게임하는 공간에 의자가 적어서 불편했다는....



아무튼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면에서 많이 다르게 다가왔던 이번의 '보드게임 페스타' 행사...

다음달 '보드게임 콘'에서는 어떠한 신작과 이벤트가 또 저를 즐겁게 할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요.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