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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모임 후기

[2006.12.31~2007.01.01 일~월] 집에서 하는 보드게임 모임 후기

2006년 12월 31일 일요일 오후부터 2007년 1월 1일 월요일 아침까지
미교네 집에서 열린 보드게임 모임

프롤로그 :
지난 4주간의 모임 폭파 악몽이 막연하게나마 이루어지는 것 같아서 조마조마한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결국 문자로 참석 여부를 알려주신 '보더'님과 댓글을 달아주신 '뉴멘'님과의 안타까운 3인플로 끝나는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왠일....

언제나 그렇습니다만, 모임 당일이 되니 무려 6분이 더 연락을 주셨군요.
결국 본인 포함 총 9명, 최대 8명이 게임하는 결과가 나왔군요. 그때까지의 조마조마했던 기운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늘 보드게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사람도 적당히 있어야지... 너무 많으면 하고 싶은 게임을 못하게 되는 약점이 있습니다. 여름이라면 인원을 나눠서 마루에서라도 게임해도 됩니다만, 겨울이라 그러지도 못하고 대략 난감하더군요.

다만 어떤 게임을 하더라도 모든 분들이 즐거워해주셔서 다행스러울 따름입니다.
매번 모임때마다 이정도라면, 나름 체계적인 게임 시스템을 갖출텐데 말입니다.


1. 기자 (GIZA) (4)
대놓고 딴지 게임 입니다.
게임이 원하는 방식(1등으로 치고나가면 무조건 견제)으로 게임이 진행될 경우 물고 물리는 딴지와 협상이 무척이나 절묘하면서 즐거워질 수 있는 게임입니다만, '당한만큼 갚아준다'라거나 '나는 너만 공격해'라는 기본 개념을 상실한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보통, 이런 경우가 많아서 슬픕니다) 타일발의 그냥 그저그런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구성물도 간단하고, 룰도 쉬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자체가 딴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딴지에 맘 상하는 분들이라면 이 게임은 피하시는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타일 게임인 만큼 다소 타일발이 있긴 하지만, 그것조차도 '딴지'라는 절대적 요소로 게임 진행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유쾌한(?) 딴지 게임의 진수를 맛보시기 바랍니다.


2. 파괴 (HAVOC) (5)
기본적으로 '포커'룰 (포커는 5장으로 승부를 가립니다만, 파괴에서는 6장까지 족보를 사용합니다)에 이것저것을 여러가지를 가미한 카드 게임입니다.
처음 카드 구성만 보고는 매직 더 게더링과 같은 카드 배틀 게임인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포커처럼 정해진 족보가 있고,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에 전투를 외쳐 포커 대결을 펼칩니다. 이때 되도록 적은 카드수로 이기거나, 지더라도 상대에게 더 많은 카드를 사용하게 함으로서 다음번 전투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됩니다.

총 9번의 전투가 있는데, 뒤로 갈수록 당연하게도 승점이 커집니다. 각 전투마다 2~5등까지 점수를 먹기 때문에 그저 이기기 위해 카드를 소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개 카드' 라는 특수한 요소가 전략적인 게임 진행을 가능하게 합니다. 카드게임스럽지 않게 단순하지만은 않고, 적당한 운과 전략이 필요한 무척이나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초기 카드 구성을 짜는데 있어서 약간 귀찮은 면이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사소한 단점이라고 치부할만큼 훌륭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3. 알함브라 주사위 게임 (6)
역시나 되도않는 실력으로 만든 해석 룰은 여러가지 문제가 있군요. 계속되는 에러룰 교정으로 원할한 게임 진행이 힘들었지만, 게임 자체가 주는 재미는 학실하군요.

게임 보드를 보면 앞 뒷면이 다른데, 앞면은 일반적인 알함브라 주사위 게임을 하게 되어 있고, 뒷면은 알함브라 기본 게임의 타일을 사용하는 또다른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야찌' 스타일의 주사위 게임입니다만, 그 외의 여러가지 다양한 요소를 통해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주사위 게임인 만큼, 주사위가 안받쳐주면 정말이지 좌절스럽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요소죠)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즐기려는 마음으로 게임에 임한다면, 나름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ps) 뒷면의 알함브라 기본 타일을 할용한 게임의 경우, 색다른 형태의 알함브라 게임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꽤나 흥미진진할 것 같군요. 이번 주말에 다시 해보겠습니다.


4. 뱅 (7)
'타뷸라의 늑대'와 함께 저에게 있어서는 재미는 있지만서도,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만) '너무나 일찍 죽는' 바람에 왠지 꺼려지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7인으로 할만한 별다른 대안이 없기도 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뱅의 '고수 와 하수' 논쟁이 불거지는 가운데... 아니나 다를까 첫번째 게임에서는 역시나 가장 먼저 죽게 되고.... 쯧쯧쯧...
두 아웃로의 눈부신 활약으로 아웃로의 승리!
(역시 저는 뱅의 하수 인가 봅니다. 그날 처음 뱅을 해본 분조차 자신의 역활을 숨기는 최고의 역활극을 보여주시더군요. ㅋㅋㅋ)

두번째 게임은 초반 두 아웃로가 죽은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보안관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인해 레니게이드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결국 이 행동 하나로 뉴멘 님은 뱅의 하수 소리를 듣게 되고 말았네요. 후후후)


5. 시타델 (8)
저희 집에서 이 게임이 돌아갈 줄은 생각도 못했군요. 후후후
사람이 많다보니 모든 캐릭터가 골고루 활용되면서 모두가 건물을 6채 이상씩 올리는 균형있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기존의 경험상 필자는 의외로 사람들이 '어쌔신'을 잡지 않는 것을 보고 다소 의아스러웠습니다.

조심스럽게 딴지 안당하고 은근슬쩍 1등으로 치고 갈려고 했더니만, 결국 워로드의 한방에 모든 보너스 점수를 날려먹고, 4등으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쳇...


6. 쇼군 (5)
이거 안돌려주면 집에 가신다는 '뉴멘'님의 협박에 못이겨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발렌슈타인이 있는데다가 '똑같은 룰에 배경이 일본'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별로 하고 싶지 않았던 게임이었습니다.

게임 설명하는 도중에 예전에 마포에서 뵈었던 '리플리'님이 밤늦게 도착하셔서, 제가 게임을 양보하여 저 대신 리플리 님이 게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게임 하는걸 지켜보고만 있자니, 왠지 '발렌슈타인'이 하고 싶어지더군요. 후후후

기존의 발렌슈타인과 비교해보자면, 일단 맵이 좁고 길어졌습니다. 덕분에 확장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전투가 자주 일어나게 됩니다. 단지 버티는 것 만으로는 별로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몇가지 룰에 개선(및 추가) 되었는데....
게임진행 순서를 랜덤이 아닌 경매를 통해 정합니다. 또한 이 경매를 통해 특수카드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밖의 룰에 대해서는 직접 해보시길... (기억이 안나요... 후후후)

개인적으로는 각각의 계절에 사용되는 조건(?)카드가 미리 공개되어 있다는 점은 여전히 아쉽습니다. 다음에 뭐가 나올지 몰라야 긴장감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물론 다음에 뭐가 나올지 알기 때문에 전략적인 선택을 배가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만... 저 같으면 '두근두근 긴장감'을 선택할텐데 말입니다. 후후후

재판인만큼 확실히 여러가지를 좀 더 보완해나왔다는 느낌이 확실히 드는군요. 본인에게 '발렌슈타인'이 없었다면 아마도 틀림없이 구매했을 겁니다.


7. 나이아가라 확장 (6)
뭔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더군요. 다양한 부가 기능으로 인해 다른 차원의 게임성을 느끼게 해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더욱이 6인을 꽉 채워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라니... 뭔가 부족합니다.

일단, '소용돌이'는 나이아가라의 2% 부족한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역활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의 모든 요소들... 2개짜리 배나 비버, 엘크, 추가 타일까지... 게임의 긴장감을 배가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게임이 더욱 쉬워지는 역할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긴장감없이 게임이 끝나고 있는데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나이아가라를 좀 더 빡세게 즐길 수 있는 하우스룰을 생각해봤습니다.
a. 게임의 승리 조건 중 하나인 총 합 7개 보석 모으기 대신 8~9개 정도로 올린다.
b. 카누가 폭포 끝에서 떨어져 죽으면 무조건 보석을 사용해서 되살려야 한다. 만약 가진 보석이 없다면, 생기는 즉시 사용해야 한다.
c. 비버는 의미없다. 빼라.
d. 엘크는 각 라운드 당 한번만 사용할 수 있다.
(원래 메뉴얼에 그러라고 나와있다면 대략 난감~~!! ㅋㅋ)

분명 재미있는 요소를 가득 가지고 있으면서도 뭔가 부족한 게임성을 가진 나이아가라... 예전에 딱 한번 구름의 힘으로 긴장감 넘치는 게임을 한 이후, 제대로 된 게임을 해본 기억이 없군요. 너무나 싱겁게 게임이 끝나는 바람에 말입니다. 아쉽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드는군요.


8. 푸에르토리코 (5)
보드게임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게임 중에 하나인 푸에르토리코...
그러나 저에게 있어서 만큼은 도저히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왠지 모르게 정이 안가는 대표적 게임 중 하나입니다.

심지어 저희 집에는 아예 없는 게임 중에 하나죠 !!

무슨 생각으로 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푸에르토리코 고수(?)분들에게 '정말 이상하게 한다'는 소리까지 듣고 말았군요. (그래요~~~ 저도 알아요!! 하지만 정말 열심히 한거란 말이에요~~@@!!@ 흑흑흑...)
도대체가 아무리 해도 (그렇게까지 많이 해본 것은 아닙니다만...) 늘지가 않는 게임이 있다면, 바로 이 게임이 대표적입니다. 쩝...


9. 아우크스부르크 1520 (4)
아침이 되었고, 모두들 집에 가시리라 생각했는데... 뭔가 아쉬웠는지 한 게임 더...를 외치던 '립톤'님이 잠든 가운데... 마지막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몰랐는데, 제가 월하연서 님께 구매한 이 게임은 '독어판'이더군요. 이제까지 본 것들이 전부 다 영문판이라서 별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쩝...
뭐 언어가 게임을 즐기는데 문제가 되지는 않기는 하지만, 왠지 약간 적응이 안되더라고요. 후후후

아시다시피 빡세지 않고, 재미있는 게임이지요.
언제나 그랬듯이 교회와 성당을 짓는게 게임의 관건입니다. 마지막을 앞둔 시점에서 어떻게든 1등을 막아보고자 성당을 못짓게 하려고 너무 카드를 질렀더니만 결국 저 혼자 말리는 결과가 나오고 말았네요. 쳇~~!!


* 에필로그
지난 4주간의 악몽(#!@)을 깰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미리 인원이 정해지지 않아서 해보려고 했던 게임들을 못하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게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게 아쉽네요.
결과가 어쨌든 간에 모임이 폭파되는 것보다는 나으니 나름 만족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