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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모임 후기

[2015.05.30.토] 송파보드모임 토요 번개 후기

실로 오래간만에 토요 모임이 성사가 되어 기분좋은 하루였네요.

오전에 '라벤스부르거 창고 개방' 행사에 다녀오느라고 좀 피곤했지만, 게임할 수 있는 날이 날이면 날마다 오는게 아니라서, 잠시 쉬고... 들뜬 마음으로 모임 장소로 향했습니다.


원래 사람이 적을때, 집에서 썩고 있는 '카탄'이나 '카르카손' 전시리즈를 돌려보는게 꿈이었는데...

이번에 새로 오신다는 분의 성향이 어떨지 몰라서 그냥 요즘에 꽂힌 것과 누구나 재미있게 할만한 걸로 골라서 가져가봤습니다.


도착해보니, 한분이 기다리고 계시고, 다른 한분은 좀 늦으실 거라고....

겨우 3인에 불과하지만, 3인이면 왠만한 보드게임은 다 할 수 있는거, 아시죠??? 후후후


연회와 기근 (2인)

기독교에서는 제법 유명한 단어라고 하는데... 저는 교회인이 아니어서 잘 모르겠더군요.

아무튼... 메뉴얼을 보면, 성경 맨 처음에 나오는 "누가 누구를 낳고, 누가 누구를 낳고..."와 같은 상황에 해당되는 카드가 들어있는 걸로 봐서, 그와 관련된 게임으로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 게임 제목에 들어가 있는 '&' 표시의 경우, 그냥 게임 제목을 나열하기 위한 것에 불과할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특이하게 'Feast 연회'와 'Famine 기근'이라는 2개의 게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앞에 '연회'라는 게임을 먼저 하고, 거기서 벌은 메달리언을 가지고 뒤의 '기근'이라는 게임에 이어서 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그냥 따로 따로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이 게임은 2년 전, 처음 뉴 아이패드를 새로 사고 난 후, 보드게임 어플로 아이패드를 채웠던 당시, 무료여서 받았던 게임 중의 한가지 입니다.

무료 버젼이라서 앞의 '연회' 게임은 그냥 할 수 있지만, 뒤의 '기근' 게임은 따로 유료 결제를 해야 합니다.

나중에 아이패드 보드게임 앱을 왕창 쇼핑할때 결국 결제를 진행했더랬는데... 영문으로 된 규칙이 이해가 안되서 아직도 못해보고 있는 안타까움이....


다만, 무료 버젼인 '연회' 게임이 너무 재미있어서, 해외구매를 시작할때, 엄청 찾아다녔는데, 못찾다가 최근에 아마존에서 어린이 게임 쇼핑하면서, 우연찮게 적당한 가격의 게임이 나타나는 바람에 구매하게된... 알고보니, 중고였던... 생애 최초의 해외 중고구매로 산 게임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대로 게임을 샀으니, 뒤의 '기근' 버젼도 해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게임 방식이 이해가 안가서 현재까지도 포기 상태입니다.


'Feast 연회'만으로도 충분한 메리트가 있는 만큼, 이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중입니다.

(실제로 2년 전에는 구할데가 없어서, 제가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서 플레이했을 정도였지요...)


아무튼 기대되는 실제 첫 플레이...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물론 인원이 많으면 더 재미있겠습니다만, 2인플로서 훌륭한 게임성을 보여주는군요. 평소라면 절대 사지 않을 (그것도 중고를) 그런 가격이었습니다만, 잘 샀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다소 투박한 디자인이 살짝 아쉽습니다만, 배경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지요.


구성물이 많은게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데, 아이패드로 하면 편하긴 하지만, 역시나 보드게임은 손맛!!!

그리고, 상대방의 진행보드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네요. (아무래도 아이패드는 화면이라는 한계가 있어서 상대방의 것을 확인하는게 어색한 감이 있거든요..)


도미니언 한글판 (2인)

또다른 한분이 제법 늦으시는 관계로 본격적으로 게임을 선택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의미로 인원수를 타지 않는 도미니언을 꺼냈습니다.

사실 이쯤되면, 기본판만으로는 제법 지겨운 상황이긴 하지만, 가져오신 성의가 있으니 사뿐히 즈려밟아 드렸죠. 후후후


이런 저지만, 진짜 도미니언 고수들과 함께 하면, 저 역시 목숨이 부지하기 어렵죠.. (우우~~ 무셔버라...)


우리 다음 번에는 확장들과 함께 해보도록 해요.. 후후후


킹덩 빌더 (3인)

킹덤 빌더 : 유목인 확장 (3인)

드디어 3인이 모인 관계로 본격적인 게임에 들어갑니다.


지난 게시물에서도 밝혔듯이 5인 게임이 별로라, 4인 게임이 최적, 3인도 나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는데요.

오늘은 어땠을지 기대가 컸습니다.


새로 오신 분이 아직 못해보신 관계로, 기본판으로만 먼저 진행했고요. 이어서 '유목인' 확장만으로 따로 구성해서 2번째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게임 중에 획득한 '로케이션' 타일을 잘 활용하면, 게임이 어이가 없을 정도로 빨리 끝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충분히 익숙한 상태라는 전제가 붙지만, 기본판은 별다른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아서 좋아요...


첫판은 제가 승리, 새로 오신 분이 2등, 또다른 분이 '제가 봐도' 카드 운이 좋지 못하여 3등을 하셨습니다.

(그동안의 제 후기를 보면 아시겠지만, 승패 따위를 굳이 기록하지 않습니다만... 다음 게임에서 놀라운 반전이 있었기에 적어봤습니다.)


이어서 유목인 확장만으로 (유목인 확장에는 정확하게 4개의 구획보드가 들어있어, 기본판이나 다른 확장과 섞어서 할 필요가 없습니다.) 플레이 해봤는데요. 이는 지난 번에 아이들과 했을때, 기본판과 확장을 섞어서 하는 경우, 의외로 별로였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겁니다.


결과를 말씀드리면, 전 게임에서 꼴찌를 하셨던 분께서 상상도 못할 놀라운 적응력을 선보이시며, 압승...

반대로 새로 오신 분께서는 전혀 적응을 하지 못하시고, 꼴등을 하셨네요.


여기서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결과에 따른 반전 재미를 말하고 싶은게 아니고요.

그만큼 기본판과 유목인 확장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감이 있었다는 거지요. 전혀 다른 게임 양상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확장판을 기본판처럼 해서는 전혀 점수를 얻을 수가 없는 겁니다. 저의 패인은 바로 이것에 있었던 거지요.


메뉴얼을 번역하면서도, 스스로 확장에서는 점수가 별로 안나겠는데... 라고 생각했었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고 있었죠... 점수가 덜 나오는 확장이라는 건 세상에 없다는 것을요... (있다고 하더라도 그냥 침묵해 주세요... 후후후)

그저 적응의 문제였던 거지요.

게임이 끝나갈 무렵, 새로 오신 분께서 얻으셨던 로케이션 타일의 진정한 쓰임새를 비로소 깨닫게 되면서,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습니다. 단언컨데 그 쓰임새를 일찌감치 깨달았다면, 나머지 두 사람은 그냥 밟히고 말았을 겁니다. 그 압도적인 타일의 쓰임새를 그저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못쓰고 있었다는게 정말이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게임이 끝나고 나서, 하루라도 더 빨리 다시한번 유목인 확장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군요.

아직 또다른 확장은 손도 대보지 못했는데, 이제는 그것 또한,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아... 킹덤 빌더 빅박스... 정말 잘 산거 같아요....


석기 시대 + 석기 시대 확장 (스타일이 목표다) (3인)

주사위 게임 주제에.. 은근히 오래걸리는 '석기 시대'입니다.
이날 말고, 바로 이틀 전에 아이들과 함께 해봤는데... 5인플로 2시간 반을 하고도 못끝내고 끝내 접어야 했더랬지요.
나름 일찌감치 모였기에 게임을 중간에 접어야 하는 불상사는 나오지 않으리라는 예상을 깨고, 3인 석기시대도 마감시간에 쫓겨 접어야 했습니다.
(오래 걸린다고 해서 이 과정들이 절대 지루한건 아니라는거... 반드시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처음 했을때, 아... 결국은 주사위 게임인가??? (왜냐면 주사위 안터지면 할 수 있는게 없음..) 싶었던... 그래서 기본판만 사고, 확장은 결국 안샀던.... 그런 게임이었죠.
하지만, 언젠가부터 주사위 신을 섬기게 되면서, 최소한 망하는 일은 없어졌기에 (여전히 대박과는 거리가 멉니다만...) 지금은 재미있게 하고 있는 게임이지요.

사실 굳이 확장이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기본판 밸런스가 좋기에 딱히 확장을 권하지는 못하겠네요. (저야 뭐.. 이제와서 기본판과 확장을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섞여 있기에 그냥 합니다만...)

ps) 확장판의 (거래소를 통한) 데코의 교환이 밸런스를 망치는 주범이라, 저는 "오직 데코를 자원으로 바꾸는 것만 허용한다." 라는 하우스 룰을 적용하고 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규칙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아무튼... 끝까지 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게임성만큼은 만족하는 편입니다. 후후


에필로그 :
오랜만의 주말 번개, 오랜만의 조졸한 (3인) 번개 였지만, 제가 가져간 게임을 많이 돌릴 수 있어서 절대적으로 만족합니다. (ㅋㅋㅋ)

혹자는 (새로 오신 분도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게임을 무겁게 (특히나 빅박스라면, 아시죠, 그 크기가 무게... 장난 아닌거...) 들고 다니시는게 힘들지 않냐? 고 하시지만, "게임을 들고 다니는 건 힘들지 않아요??? 들고간 게임을 결국 못돌려 보는게 가장 힘들고, 지치는 일이에요." 라고요... (게임하시는 분이라면 100%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후후후)

앞으로도 돈은 제가 쓸테니, 여러분은 옆에서 열심히 제 게임을 함께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꾸벅~~~~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