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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모임 후기

[2015.05.22] 송파보드모임 금요 번개 후기

그야말로 급 번개였으나, 예상치 못한 호응으로 꽤나 흥한 모임이 이루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평소 정모와는 달리 일찍부터 모일 수 있어서 좋았네요...


카멜 업 (7인)

사실 이것저것 온갖 게임에서 하나씩 따온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데... 이정도까지 잘 버무려 놨다면, 인정할만 하지요.

개인적으로 처음 했을때, 게임 룰을 잘못 파악하는 바람에 폭망해서, 첫인상은 별로였지요.

게임 구매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아직까지도 장바구니에만 담겨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이 두번째 였는데, 이상하게 승률이 좋지 않네요... 그래서 더욱 그런걸지도... ㅎㅎㅎ)


생각해보니, 본인이 직접 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을 모아놓고, 설명해준 다음, 그냥 지켜보는 것으로도 꽤나 재미있을 것 같네요...

국내에도 한글판이 있지만, 메뉴얼만 한글화 된거에 불과하기에... 해외구매를 생각하고 있는데... 생각만큼 가격차가 크지 않아서 여전히 고민중입니다.

확실한 건... 언젠가 기회가 되면 분명히 살거란 사실입니다. ㅎㅎ


스팟 잇 파티 (7인)

그야말로 아이들 게임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사실 보드게임 모임에서 이런걸 돌려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네요. 굳이 왜 여기서까지....


기본적으로 순발력 게임류를 전혀 선호하지 않는데다가, 너무 쉬운 게임이라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부욕이 발동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요.


요즘, 아이들용 게임에 워낙 관심이 많다보니, 관심이 있을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게임류는 아닙니다.


ps) 이른바 브릿지 게임 (중간에 쉬어가는 게임)류로는 나쁘지 않다고들... (다른 사람들이 얘기합디다. ㅎㅎ)


여기까지는 오랜만에 사람들이 좀 많아서 다인플 게임을 돌려봤고요.

이후로는 두 팀으로 쪼개져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팬데믹 (3인)

전설의 팬데믹... 지금까지 한 4번정도 한것 같은데.. 한번도 못이겨본...


혹자는, 매번 할때마다 이겨서 심심하다고까지들 하시는데... 무언가 근본적으로 게임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자체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어집니다.


지금까지의 고수들 얘기를 종합해보면,

1. 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라. 전염병을 제거하기 위해서만 너무 쫓아다니지 말라는 거죠.

2. 반면에 확산이 되지 않도록 크게 신경을 써라.

3. 최대한 빨리 백신을 만드는데 주력하라. 즉, 한사람에게 카드를 몰아줘라.

라는 거였습니다.


나름 그에 준하게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도, 운이 없는 건지 늘 실패만 하더라고요.

'팬데믹'과 더불어 '고스트 스토리즈', 이 두게임이 협력 게임의 난이도라는게 어떤건지를 저에게 일깨워준 게임이었죠. (저로서는 지나치게 어렵다는 느낌이...)


심기일전하여 다시 도전한.. 심지어 이중에서는 제가 가장 고수였다는... 허걱...


많은 분들이 얘는 반드시 있어야 해... 라고 추천하시는 '위생병'과 '연구원'을 필수로 넣고, 시도해봤습니다.

무려 첫번째 뽑은 플레이어 카드가 '전염카드'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여, 이번에도 또 암울해지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만, 일찌감치 나온 '전염카드'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카드를 모으는데 집중하여, 결국 최초의 신승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이기면 재밌다고, 이제와서 재밌어지기 시작하는군요... 후후후


보드게임 강사로서 수업용으로 생각을 안할수가 없는데, 난이도를 봐서는 아무래도 수업용으로는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쩝..


서바이브 + 돌고래 확장 (5인)

오히려 수업용으로는 써봤지만, 제가 직접 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네요. 후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30주년 기념판인데요.

예전에 나왔던 구버젼도 가지고 있었더랬죠.

개인적으로 그때에는 이게 무슨 재미지??? 라는 생각만 가득해서, 별로 재미가 없었는데요.

왜냐면, 아시다시피 이 게임... 무시무시한 딴지게임이거든요.

지금도 약간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만, 늘 딴지 게임에서는 딴지를 당하는 역활만 맡아보니, 그런 류의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요.

그나마 지금은 그만큼의 딴지를 받아야 웃어넘길만한 여유가 생겨서 다행이랄까요...


아무튼 오랜만에 만나는 본격 딴지게임...


놀라운 건, 규칙을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그 규칙이 다 조금씩 차이가 있더라는 겁니다.

누구는 이게 맞고, 이게 틀리고, 누구는 또 저게 맞고, 저건 틀리고... (심지어 저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한동안 누군가 제시한 규칙에 그게 맞네, 틀리네.. 갑론을박이... 후후후

아무튼 생각보다는 별다른 딴지 없이 스무스하게 흘러갔네요.


ps) 참고로 이 게임, 예전에 처음 했을때, 극강의 딴지로, 아무도 섬에서 탈출하지 못했다는 슬픈 일화가... ㅋㅋㅋ


돌고래 확장을 껴서 해봤는데... 그를 비롯해 자질구레한 확장 중에선 오히려 '5~6인 확장' 빼고는 다 쓸모없어 보입니다. (저도 살때 다 같이 샀는데... 쩝)

딱히 변별력도 없어보이고요.


협잡과 배신의 게임 '서바이브 : 아틀란티스에서의 탈출'... 한번 경험해 보시죠...


킹덤 빌더 (4인)

빅박스 사놓고, 드디어 돌려보는 군요.


ps) 빅박스 관련해서는 따로 올려놓은 '킹덤 빌더 빅박스 한글 메뉴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료실에 있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게임 완전 제 취향입니다.

아이패드로 했을때의 애매모호했던 부분이 완전히 사라졌네요. (룰상 그랬다는게 아니고요. 게임성 부분에서 그렇다는 겁니다.)


의외로 견제도 훌륭하고 말이죠.

점수차도 별로 나지 않고, 연계, 콤보 플레이도 일품이고요.


역시 '빅박스'는 저를 후회하게 만들지 않는군요... 후후후후


레드 7

요즘 해외구매 사이트를 돌아다니다면, 자주 발견할 수 있는 게임이지요. 딱히 관심이 있지는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해보게 되는군요.

카드 관리와 적절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게임으로, 다소간에 운의 격차가 분명 존재한다는 생각은 듭니다.


기본 룰에 의하면, 처음 받은 7장으로만 뭔가를 해야하기 때문에, 결국 카드 운에 좌우될 경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시작부터가 운이라는거지요.

어차피 그럴거라면, 이렇게 복잡한 시스템따위는 글쎄요... 불필요하지 않나요???


왠지 다시 한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걸 보면, 나름 괜찮은 게임인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게임 내내, 아... 이거 즐겁다... 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네요.

머리에 쥐나는(?) 즐거움도 아니었고 말이죠.


더 게임

요즘 화제죠... 듣도보도 못한 게임인데, 올해의 게임상 후보라니...

코보게의 한분이 리뷰를 올리셔서 더욱 그 화제성이 불을 붙이셨죠...


사실 게임 설명만 봐서는 이게 왜 어렵다는 건지 이해가 안됐죠.

실제로 해보니, 처음 세팅하는 순간 대략 알겠더라고요. 후후후


실제 게임을 구해서 해본 것은 아니고요. 젝스님트 카드를 잘 조합하면, 대략 게임할 수 있는 기본은 나온다는 군요. 즉, 일종의 핸드메이드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해봤습니다.


많은 분들의 평가처럼, 쫄깃쫄깃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멋들어진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의 평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저는 좀 생각이 다른데요. 저는 이 게임... 그냥 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할 확률이 무척이나 낮은 운에 의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전략, 전술이 좋아도 운이 없으면, 이 게임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뭐, 안그런 게임이 있겠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이 게임은 그 정도가 극심합니다. 그래서 문제인거죠...)


제가 놀라운 건, 바로 그러한 극심한 운적인 요소를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는 교묘히 가려준다는 겁니다. 마치 조금만 더 잘하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이 보여준다는 거지요.

저는 이 게임, 실제로 성공하더라도 그다지 기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졌다고 해서 안타깝거나, 다시 해보고픈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저의 카드 운을 잘 알기 때문이지요...)


단지 시스템만으로 이정도의 긴장감을 조성했다는 것에는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만, 게임성을 논하기에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난자 주사위 게임

그저 그 이름만으로 제가 모으는 게임이 몇개 있지요. 보난자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몇번 얘기한 적이 있는데, 보난자 시리즈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텔레본' - 그 이유는 가장 보난자 스럽지 않아서 입니다.


이날 해본 조난자 주사위 게임... 사실 테마만 보난자 일뿐, 보난자 게임과 전혀 무관하다고 봐도 됩니다.

그 시스템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보난자의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게임으로 나왔어도 충분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이지 주사위 게임의 범용성과 확장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네요.


ps) 게임을 설명하신 분은 아니라고 하시지만, 보난자 인데, 밭을 갈아엎지 못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되다고 생각합니다. 영문 룰을 꼭 살펴봐야겠어요...


킹덤 빌더 (3인)

마지막으로 시간이 살짝 애매하게 남아서 다시한번 킹덤빌더에 도전해봤습니다.

가져오신 분이 기본판만 준비해오셨기 때문에, 아까전에 안해봤던 것으로만 골라서 해봤습니다.


게임 양상이 누군가가 거의 압도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접니다...)

의외로... 아니 말도 안되게... 오히려 점수 상으로는 완전 반대로 나왔네요. (덕분에 꼴찌...)

이 게임에 이러한 반전이 숨어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정말이지 엄지손가락이 쭈욱 펴지는 게임입니다. (이게 얼마나 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후후후)



ps)

이번 모임의 후기와는 상관없지만, 킹덤 빌더에 관한 다른 얘기를 조금 해볼께요.


최근에 보드게임 수업을 통해 아이들과도 함께 해봤는데요. (5인플로)... 생각보다 별로였습니다.

일단 킹덤 빌더는 무조건 4인으로 하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5인플로 하니 모두가 한쪽 구역에서 갇히는 결과가 나오더군요. 게다가 게임 초반에 항구타일을 먹은 플레이어가 너무 압도적으로 유리하더라는... 후반 3명이 영 힘을 못쓰더군요.

항구 타일이 없더라도... 후반 (특히나 마지막 플레이어)는 별로 할 수 있는게 없더라는...

제가 볼때, 문제는 '5인플'이었다는게 아니었는지 싶더라고요.

굳이 5인플로 하려거든.. 차라리 맵 2개를 더 붙여서 더 넓은 지형 (6개짜리 지형)에서 하는건 어떨지 싶더군요.


또 한가지, 분명 메뉴얼에서는 기본판과 확장을 아무 조합으로나 사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기본판과 확장의 조합이 의외로 엉성한 부분이 있더군요.

차라리 기본판이면 기본판, 확장이면 확장만 따로 모아서 플레이하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입니다.

심지어 왕국 카드에서도 약간은 그런 면이 있어 보이네요.


그러한 사소한 단점따위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요즘 제가 가장 흠뻑 빠진 게임이 아닐 수 없네요.

집에 와서 부푼 기분을 안고, 아이패드 4인플에 도전해봤는데... 컴퓨터... 더럽게 잘합니다.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