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제 입장에서는 정말로 바라마지 않는 상황인 주말 번개가 요즘 계속 성사되고 있습니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해서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8~9시간 정도 이어지는 이 주말 번개 모임이 저로서는 보드게임에 대한 갈증을 푸는데 결정적인 역활을 한답니다. 후후후
(올해 목표 중 하나인 '집에 있는 모든 게임들을 적어도 한번씩은 돌려본다'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주말 모임이라고 할 수 있지요.)
투첵 (3~4인)
일단 이 게임... 어떻게 발음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번역메뉴얼에도 제대로 표현되어 있지 않아서 말이죠.
일단 '투첵'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걸어놓기는 했는데, 누가 정확한 발음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번 얘기한 것 같기는 하지만, 다시 한번 정확하게 밝히는 저의 해외구매 품목의 결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먼저 보드게임 사이트 하나를 결정한다. (이를테면, '카드하우스')
2. 전체 보드게임 리스트를 보고, 하나하나 게임과 가격을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검색어를 입력하기도 하지만, 하나라도 덜 놓치고 싶다는 의지로, 전체 리스트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과정을 아주 즐겁게 진행하고는 합니다.
아는 게임이라면, 대략 예전에 팔던 가격을 아니까 현재의 판매가가 예전과 비교해서 메리트가 있는지를 살펴 보고요..
모르는 게임이라면, 박스 이미지를 살펴보고, 1차 선별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싫어하는 장르가 몇가지 있는데요.
- 미니어쳐 게임 : 결국 수집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음.
- 전쟁, 역사 게임 : 메뉴얼을 해석하다가 볼짱 다 봄...
- 추리 게임 : 더럽게 못함 (어떻게 해야 이기는지 잘 모르겠음)
등등이 그렇습니다. 이런 게임류는 애초에 살펴보지도 않습니다.)
일푼이라도 조금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게임은 바로 3번으로 넘어갑니다.
3. 보드게임 긱에 가서 게임의 이미지 (주로 컨텐츠 이미지)를 살펴본다.
게임을 오래하고, 많이 해보다 보니, 그냥 사진으로 보여지는 것만으로도 이 게임의 게임 메카닉이나 게임 시스템을 떠오르고, 이것이 대략 어떤 느낌이고, 어떤 재미를 줄 것인지가 머리 속에 그려집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런 식으로 고른 게임들도 대충 80% 이상 성공률을 보이니, 신기할 정도네요. - 여기서 나머지 20%는 실패라고 하기보다는 생각보다 메뉴얼 분량이 많아서, 한글 메뉴얼을 만드는데 자꾸만 미뤄진 게임들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게임을 어떻게든 돌려봤을때, "생각보다 별로다" 싶은 게임은 10%도 안되는 것 같아요...)
4. 일단 리스트에 올라간 게임들은 원하는 수준의 가격이 나올때까지 무작정 기다린다.
의외로 해외 사이트들은 할인 행사들이 종종 있어서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ps) 해외 사이트를 처음 공략할때, 아예 재고품목만을 뒤져서 사기도 합니다.
(이런 쪽에 의외로 숨은 진주가 많기도 하거든요..)
위의 3번 과정 중에, 의외의 수확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요. 일단 보드게임 긱에 한글 메뉴얼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지도 않은 한글 메뉴얼이건만 있다는 것은 적어도 재미없는 게임은 아니라는 거지요. 그런 이유로, 보드게임 긱에 한글 메뉴얼이 있으면서, 가격이 착한 게임이라면, 저는 그게 뭔지 보지도 않고, 일단 지르고 봅니다.
번외적인 얘기를 한참 했는데요, 바로 이 게임이 이런 과정 속에서 걸러진 게임입니다.
한글 메뉴얼이 있고, 가격이 쌌거든요... 후후후
결국 기회가 왔고, 이날 드디어 해볼 수 있었는데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초대박"까지는 아니어도 "중박" 정도는 충분해보이는 괜찮은 게임이라는 결론이 나왔네요.
일단 4인 전용(심지어 2~3인 경우, 4인으로 맞추기 위한 NPC를 생성합니다.)이고요.
제가 좋아하는 게임인 '란드 운터'처럼 처음에 받은 게임을 라운드마다 서로 바꿔가면서 게임을 진행합니다.
같은 카드지만, 어떤 구성을 갖느냐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오니, 일종의 덱을 짜는 재미가 있습니다.
전체적인 구성은 약간, "눈치보기"의 느낌이 강합니다.
거기에 카드를 어떤 순서로 낼 것인지를 가늠하는 전략적인 선택이 있고요.
단순 명쾌하지만, 눈치게임답게 은근히 쪼이는 맛이 있고요. 랜덤성과 함께하는 전략적인 선택이 재미집니다.
라운드도 쉽게 쉽게, 술술 넘어가서, 게임 플레이 타임도 길지 않고요.
게임 구성물까지도 충실하게 들어있는, 확실하게 괜찮은 게임입니다. 정말이지 잘 샀다는 느낌이네요. 후후
해적의 약탈 (6인)
단체 카톡방에 5인이라고 해서, 5인에 맞춰갔더니만, 떡하니 6인이~~~
대략 난감... 난감...
할 수 없이 6인이 가능한 게임 (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뭐하지만, 그냥 인원수 제한이 없는 게임이랄까???)을 하나 돌려봤습니다.
주사위 게임을 좋아하는 저에게 있어서도, 이런 방식을 가진 게임 중에서 가장 괜찮은 게임이라고 생각되는 게임입니다.
여기서 이러한 방식이라고 말하는 것은 "처음에는 모든 주사위를 굴리고, 일부를 옆으로 빼놓은 다음, 나머지를 굴리고... 특정한 주사위가 특정 갯수 (보통 3개)만큼 나오면, 꽝이 되는..." (아마 이정도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만...) 시스템을 말합니다.
모험심 가득한 해적 테마답게, 인생 한방에~~, 일발 역전~~을 꿈꾸는 한탕주의를 잘 표방한 게임이지요.
한방 터졌을때의 기쁨이 다른 모든 것을 상쇄하는 호쾌한 게임입니다.
매 턴마다 달라지는 '특수 카드'의 존재 또한, 은근한 재미를 주고 말이죠...
30분이면 충분히 한게임 할 수 있을만큼 플레이 타임도 길지 않습니다. 게다가 뭐니뭐니해도 주사위 게임 답게, 언제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이 게임의 진정한 묘미가 아닐까 하네요. 후후
로얄 팰리스 (3인)
일꾼 놓기 게임으로, 각자의 차례마다 콤보 플레이를 잘 연계시켜 점수를 획득하는 게임이지요.
보통의 일꾼 놓기 게임에서는 모든 일꾼이 놓여지고, 이동이 끝난 후에 뭔가 액션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 이유로 가장 중요한게 바로 플레이 순서이지요. 아예 이 플레이 순서를 위한 액션도 따로 있을정도지요.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처음의 플레이 순서가 게임 끝까지 유지되는데요. 각자의 턴에 일꾼을 놓고, 이동하고, 액션을 취하는 방식을 따로따로 취하는 형국이라, 자신이 유리한 방향을 언제나 선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딱히 뒤에 하는 사람이 불리하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일꾼 놓기 특유의 콤보(연계) 플레이도 나름 살아있고요. 위치 선점과 자리 싸움 역시 많은 생각할 꺼리는 줍니다.
다만, 위와 같은 방식의 특성상, 일꾼 놓기 게임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극한의 쪼임은 무척이나 덜한 편입니다.
일꾼놓기 게임인데도, 각자 자신의 할일을 알아서 하는 게임 같은 느낌이 들 정도지요.
그래서인지, 요즈음의 빡센 느낌에 길들여지신 분들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충분한 난이도입니다만...)
이 게임을 1년에 한번 정도 돌리는 것 같습니다만, 최근 몇년간은 계속 다른 분에게 이러한 평을 듣는 걸로 봐서, 제가 처음 이 게임을 접했을때의 좋은 감정때문에 약간 선입견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해외구매시 가격도 제법 만만치 않은 관계로, 덮어놓고 추천이라고는 도저히 못하겠네요. 이대로라면, 다른 비슷한 게임류에 묻힐 가능성이 높아진 게임이 되어버려 안타까울 뿐입니다.
카탄 : 로마의 전투 (3인)
역시나 '집에 있는 게임, 전부 한번씩은 돌려본다'라는 명제에 충실한 선택입니다.
해본지 오래되었고, 첫 플레이에서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기에 그 이후로 별로 돌려보지 못했던 게임이었네요. 번역을 제가 했음에도 불구하고, 첫 플레이시 에러플이 난무해서, 결국 한번 접었다가 다시 제대로 플레이 해봤네요.
이른바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다"의 절대 명제처럼, 이전 플레이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재미가 갑자기 살아나더군요. 인원 관계상, 다른 분들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중간에 접어야 했지만, 조만간 다시 제대로 해보고 싶을 정도로 갑자기 불타오르는 면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조만간 다시 하게 될테니 그때 다시 얘기해볼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블랙 골드 (4인)
이미 한번 3인플로 플레이해서 평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만, 3인플의 아쉬움이 4인플만 되어서 충분히 가시는 면이 있더군요.
일단 4인 정도는 되어야, 충분한 견제와 딴지가 이루어집니다. 단 1인의 차이일 뿐인데, 뭔가 확실히 달라지는 면이 있네요.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소개하자면, 그 옛날 꽤나 인상적이었던 게임인 '기간텐'이라는 게임의 재판입니다. 보다 일신한 콤포넌트와 인원수에 따른 맵의 변화, 몇가지 자잘한 변경점을 가지고 있지요.
게임의 기본 구성은 딱히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또다른 메뉴얼 번역없이 예전의 메뉴얼로도 충분하답니다.
일견 전략게임처럼 보이지만, 게임의 승패를 좌지우지 하는 것은 바로 (심지어 블러핑이 허용되는) '경매'에 있습니다. 이게 너무나 중요해서, 얼핏 이게 다인 것처럼 느껴집니다만, 적당히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게 되면서 각자가 나름의 기회를 갖게 됩니다.
경매를 위한 카드의 수집과 이동력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이를 얼마나 조화롭게 잘 운용하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되겠죠.
그나저나 이 게임... 예전부터 계속 느껴왔던 건데... 이상할 정도로 저는 타일 운도, 주사위 운도 없습니다.
타일은 뽑았다하면, 최하이고, 주사위는 내가 팔면 오르고, 내가 버티면 내려가는 희안한 상태가 계속됩니다. 솔직히 매번 그래도 꼴등은 안하니까 계속 시도해보고는 있습니다만, 내 게임치고, 정말이지 날 안도와주는 흔치 않은 게임입니다.
ps) 이런저런 온갖 방해와 굴욕 속에 단돈 2,000달러로 1등을 못한 비운의 게임이 되었네요. 흑흑...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게임성과 시스템이 결코 이 게임을 포기하게 만들지 못하게 하는 훌륭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 게임을 하시고, 별로라고 하는 사람을 보지는 못한 것 같네요.
카드하우스의 재고품목에 있는 것 치고는 가격이 제법 세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재미를 보장합니다.
유일한 약점이라면, 2~5인용 게임인데, 4인 이상은 되어야 그래도 제법 치열하게 할 수 있다는 것 정도겠네요...
오드빌 (4인)
역시나 지난 번 2인플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4인 (풀 인원)으로 다시 도전해 봤습니다.
2인으로 앗~~ 하는 사이에 끝나는 바람에 상당히 아쉬웠는데, 4인에서도 집중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끝날 여지가 남아있네요.
일단 4인플로 바뀐 게임은, 자원 싸움에서 보다 더 치열한 면이 있습니다.
자신의 기본 카드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4인플을 해보니, 일단 빠르게 건물을 짓고, 받은 특수 카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관건이네요.
몇몇 특수 카드의 기능을 조금은 약화시킬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혹시 밸런스 조정이라도...)
선택의 폭이 달랑 2개밖에 안되서,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건물을 지음으로써 얻어지는 콤보를 잘 활요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인원이 늘어난 만큼, 플레이 타임은 길어졌지만, 어느 순간 탄력이 붙는 시스템 특성상 전체 플레이 타임은 그렇기까지 늘어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테마와 일러스트를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편이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림이 너무 칙칙해서 별로라고 생각됩니다만, 다른 분들은 의외로, 테마와 일러스트가 잘 어울린다는 평가시네요.
그나저나 특수 카드 중 하나가 의외로 너무 강력해서 밸런스 조정이 좀 필요할 것 같기는 합니다. 기능 자체는 별거 아닙니다만, 턴의 수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더 빠르게 게임을 끝낼 수 있게 되는데, 문제는 결국 건물을 많이 지은 사람이 점수도 많아진다는게 문제입니다.
역시나 싼 맛에, 한글 메뉴얼이 있어서 산 건데, 나름의 역활은 충분히 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네요. 몇몇 단점들이 눈에 띕니다만, 어떻게든 잘 조절해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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