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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모임 후기

[2015.07.04.토] 보드엠 파티 후기

프롤로그 : 

메르스의 여파로 보드게임콘이 취소된 이후, 보드게이머의 갈증을 풀어줄 새로운 행사가 된 '보드엠 파티'입니다.

조금은 생뚱맞을 수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에서의 행사라 약간 갸웃하기는 했는데, 제가 안가봐서 그렇지, 의외로 잘 갖춰져 있는 전시장이더군요. 저는 이름만 듣고는 동대문에 새로 생긴 쇼핑타운 이라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런 곳에서 보드게임 행사를 한다고 하니, 의외라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아무튼 도착해보니, 엄청 크기도 하더군요. (그래봐야 코엑스에는 안되지만... 동양최대라는 코엑스에 비교할 건 


도착해보니, 거리의 모습이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더군요.

역시 공권력의 힘이란???

제가 알던 동대문은 오토바이 택배꾼들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는데, 그 많던 배달 오토바이가 거리에 하나도 안보이는 겁니다. 거리에 붙어있는 현수막을 보니, 강력한 단속을 벌이는 거 같던데... 오토바이 족인 저로서도 두려워서 공영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안내 표지판으로는 DDP 주차장을 이용하라고 되어 있는데, 거기가 어딘지 못찾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눈에 보이는 공영주차장으로 들어갔는데, 혹시나 주차비를 내면 어떻하나 싶어서 그냥 나올 수 있는건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일단 나왔다가 다시 들어갔었네요.


의외로 높이를 포기하고, 넓이를 택한 전시장 형태였는데... 그래선지 꽤나 걸어야 했습니다.

길을 몰라서 헤맨 것도 있고요.


그래서 도작한 장소인 '알림 2관' (영어로는 Art 2 라고 되어 있던데, 왜 '알림'인지 모르겠네요...)

진짜 넓이로 승부라는 곳 맞는게, 넓기는 엄청 넓더군요. 덕분에 테이블 간격도 넓어서 돌아다니기에는 꽤나 적당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의자의 갯수가 좀 더 여유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저 큰 테이블에 6명도 충분히 앉을 수 있을텐데, 각 테이블 마다 무조건 4개씩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여기서 사람이 조금만 더 들어오면, 앉을 자리가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최악은 바로 '와이파이'가 안된다는 거지요.

KT 와이파이가 잡히기는 하는데, 이거는 KT 사용자가 아이디/패스워드를 넣고 들어가야 하는 거라서요.

제가 가본 어떠한 공공 전시장에서 무료 와이파이가 안되던 곳을 본 적이 없는데...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이파이가 필요한 이유는 가격대를 해구사이트와 비교해보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아래 이번 행사장에서 구매한 물품은 그나마 가격 비교를 통해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 게임들이랍니다. - 물론 제 취향에도 맞아야겠지만요.)


예전에 보드엠 파티는 말그대로 보드엠이라는 보드게임 전문 판매 사이트에 1~2개 업체들이 살짝 꼽사리 낀 그런 행사였는데, 이번 '보드엠 파티'는 '보드엠 파티'라기보다는 '보드게임 행사'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국내의 왠만한 보드게임 업체는 전부 다 참여를 했더라고요. 그렇다는 건, 현재 지속적으로 운영 중인 '보드게임 페스타'나 연중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수 있을 '보드게임 콘'과 어떠한 차별성이 있는건지 의문이 듭니다.

설마, 그냥 주최자만 다르다는 느낌인 건가요???


국내 최대 보드게임업체인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는 이번에 물량을 좀 적게 푸신 것 같더라고요. 이참에 구매하려던 몇몇 게임들이 보이질 않았고, 당연히 충분한 수량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패치워크'도 남은게 없어서 달랑 하나만 사왔네요. (위에 사진을 보면, 2개 남아있었는데, 당연히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제가 살짝 시간을 끄는 사이에 다른 한분이 와서 채가 버렸네요. 아쉽당...)

지난 1~3회까지의 보드게임 페스타 때보다, 더 많은 신작 게임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매니아분 들에게는 그 어떤 행사보다도 더 뜻깊은 자리가 아니었나 싶어지네요.


ps) 저는 왠지 이날은 게임을 하는게 별로 안땡겨서 (와~~ 이런 경우가 흔치 않은데... 묘하게 걸렸네요..) 실제 게임 플레이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게임만 몇개 사서 그냥 집에 왔습니다.


송파 모임의 멤버 중 한분이 TRPG 모임을 가신다고 해서... 뭔가 싶었는데, 바로 이런 거였군요...

행사장의 한쪽에 (거의 1/3을 차지함) 엄청난 인원이 몰려 있어 뭐하는가 싶었는데, 바로 국내의 TRPG 매니아 분들이었습니다. 저도 여기저기서 몇몇 분들 만나뵙기는 했지만, 이런 식으로 모아놓고 보니, 국내에서 TRPG 하시는 분들이 알게 모르게 많은 것 같네요.

더군다나, 저 많은 테이블에서 같은 종류의 TRPG를 돌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 정말이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식이야 비슷하겠지만, 원래 TRPG라는 것은 테마와 방향성이 가장 중요한지라, 그 내용에 따라 천차만별로 변화할 수 있는 거라서, 각 테이블마다 그 재미의 요소가 판이하게 달라지지요. 이렇듯 다양한 TRPG가 있다고 하니, TRPG라고는 던전&드래곤 밖에 몰랐고, 그것 밖에 안해본 저에게는 또다른 세상이 열리는 기분이지요.


한때 보드게이머로서 몰라서는 안된다 싶어, 관심을 가져보자 해서, 저도 다른 모임에 참여해 본적이 있는데...

테마에 몰입하고, 연기력이 받쳐주면, 그야말로 신세계를 경험해볼 수 있지요.

하지만, 지나친 룰북 신봉자와 얄짤없는 마스터의 횡포로 몇번 해보고 그만둔 경험이 있습니다.


조금은 더 자유롭고, 조금은 더 여유롭게 할 수 있다면, 한번쯤 다시 시작해볼 여지도 있어보이지만...

무엇보다도, 마스터의 존재여부가 심각한 재미와 레벨차를 제공하는지라, 과연 어떤 마스터를 만나게 될런지,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리네요.... 쩝~~~


제가 (현재는 연기된) 보드게임 콘에서 기대했던 바로 아마츄어 제작자들을 위한 공간이 한쪽 켠에 따로 마련되어 있더군요.

조금 다른 면이라면, 예전의 제작자 공간에서는 그야말로 조악한 샘플에 가까운 게임들이었다면, 텀블벅이 시행된 이후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제작분위기 때문인지, 지금은 거의 완성본(이거나 완성본에 가까운)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샘플도 퀄리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이런 경우였다면, 저도 제가 만든 게임을 들고 가서, 사람들과 함께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었을텐데... 몰라서 그런 기회를 못잡았네요. (앞서 게임하고픈 마음이 들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왠지 힘이 빠지는 느낌이어서...)


완성도는 둘째치고, 이제는 확실히 게이머를 위한 게임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는 반가운 마음이 드는군요. 여전히 판매 쪽으로는 열악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예 시작조차 불가능했던 예전에 비하자면, 보다 나아진 것 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저도 빨리 저의 게임을 선보이고 싶은데... 제작자 사정이라는게 그렇게 녹록하지 않네요...)



일단은 계속 예의 주시하고 있는 '다이스 마스터즈'

시작하게되면, 중간에 멈출수가 없기에 아직까지는 눈치만 살피는 중이랍니다.

현재로서는 뭔가 하나의 계기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새롭게 시작할 것 같지는 않지만, 또 모르죠...

어느날 갑자기 필이 꽂혀서, 엄청난 매니아로 탈바꿈하게 될지도...



사실 '보드엠 파티'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거였지요. 제법 쏠쏠한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어서, 언제나 기대하게 되던 순간이었죠. 한때는 몇십만원 어치씩 살때도 있었는데... 시간이 지났고, 생각이라는게 생겼고, 해구를 시작하게 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도착한 시점에서, 이미 행사가 2시간이 흐린 상태였기에 몇몇 분들의 비닐봉투에 들어있는 게임들에서 꽤나 탐스러운 것들이 많이 보였지만, 뭐... 이제는 쿨하게 포기할 줄도 알게 되었답니다. (흑흑흑...)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자~~ 그래서 뭘 사셨나요??" 라는 물음에....


무리하게 데이터까지 써가면서, 일일히 가격비교 후 구매한 목록입니다.


패치워크는 코보게에서 산거고요.

나머지는 보드엠 오픈 마켓에서 샀습니다.

데우스는 며칠전에 보드라이프에서 본 후기에서 재밌다고 하셔서 믿고 가본 거고요.

그로그 아일랜드는 뒷면을 보니 주사위 게임이라서 생각없이 지른거고요.

쿼리어스 확장은 기본판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역시나 생각없이 지른거고요.


정말 고민스러웠던 건... 썬더스톤 확장들 3개였지요.

일단 최근에 다시 해본 '썬더스톤 어드밴스'가 아닌, 이전의 원조 '썬더스톤'의 확장판이라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게 의미가 있을까???

그런데 가격을 보니, 각각 8,000원씩.... 가격적인 메리트는 확실히 있네요.

곰곰히 생각해봤는데요. 앞선 '모임 후기'에서도 밝혔듯이, 썬더스톤 어드밴스나 썬더스톤이나 제가 보기에 딱히 뚜렸한 차이점 같은 것은 없다는 느낌입니다. 당연히 나중에 나온거니 '썬더스톤 어드밴스'가 밸런스나 이미지 상으로 더 나아보이기는 할테지만, 그거야 그냥 그림상의 차이일 뿐이고요. 규칙상으로는 썬더스톤을 썬더스톤 어드밴스 룰을 적용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어보이기도 하고요.

이래저래 생각해봤지만, 결구 가격적인 메리트를 포기할 수 없어서, 전부 지르게 되었습니다.

(사실, 썬더스톤 어드밴스 확장들의 가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것도 있고, 실제로 구하기도 어려워서, 약간 대체품으로서의 성격도 강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역시나 한글화라는 초유의 작업이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 썬더스톤은 한글화가 무서운게 아니고, 칼질이 무서운 게임이니까요... 후후후


ps)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어서 그렇지, 전쟁게임 매니아라면, 의외로 고를 게 많아 보이더군요. 아무리 재밌어 보여도, 사서 돌려볼 수 없다면, 포기하는게 맞다는 생각이라, 얌전히 포기한게 제법 된답니다.



에필로그 : 

가서 게임을 하나도 못해본게 못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새로 산 게임을 뜯으며, 그 아쉬움을 달래보기로 합니다.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