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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모임 후기

[2015.05.29.금] 한국 라벤스부르거 창고 개방 세일 후기

프롤로그: 

행사 전날 보드라이프에 들렀다가 지난 시간 놓쳤던 '라벤스부르거 창고할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주소를 보니 "경기도 광주"라는 말에 사실 거의 포기했는데... (제가 오토바이 족이다보니, 너무 장거리는 쉽지 않네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살펴본 네이버 맵에서는 의외로 저희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더군요.

예전에는 종종 왕래했던 분당에서 조금만 더 가면 되더라고요.

오~~ 이게 왠 떡이냐?? 싶어서 바로 준비에 들어갔지요.


그런데, 이게 왠일... 다른 소식에 의하니, 당일날 비가 온다는 소식이...

거듭 말쓰드립니다만, 오토바이족이라 '비'가 오면 한강다리만 건너면 되는 '잠실'도 잘 안가는 편이라... 언감생심 경기도 광주는 꿈도 못꿈 일이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바로 같은 집에 사는 사촌동생에게 차가 있었더라는.... (평소에 워낙 그런 부탁을 하지 않는 터라... 아예 생각에도 없었네요... 후후)

결국 당일날 비가 오면 태워다 달라는 약속과 함께 그날을 기다렸지요...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이미 준비를 끝내놓은 사촌동생과 어쩐지 수상쩍은 날씨로 인해, 잠시 신세를 지기로 했습니다.

오토바이와는 달리 차는 밀릴 수 있기에 조금 서둘러 출발했는데... 아침이고, 경기도 쪽으로 빠지는 방향이라서 그런지, 차가 전혀 안막히더군요

그래서 1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10시 시작에 9시 40분쯤 도착했는데... 상황은 이렇더군요...

부지런하기도 하시네들... 후후


창고 벽면에 붙어있는 신제품 40%라는 소리에 기대가 컸습니다만....


ps) 최근 어린이 게임의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기에 몇번 게시글을 통해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한국 라벤스부르거의 게임들의 가격은 도대체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래서 왠만한 할인률에도 장난아니게 비싸답니다.

결국 선택한 것은 해외구매였고, 심지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서 많은 제품을 구매하지는 못하는 상황이었죠. 뭐... 적다고 해도 어느 면으로 보면,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수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욕심이라는게 있는거니까요...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신제품 40%'라는게 제가 볼때는 전혀 메리트가 없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볼게요.


지난 글에서도 소개한바 있는 'Bugs in the Kitchen' (한국 라벤스부르거 제명 쿠카라차)의 경우, 아마존에서 '24.28달러 = 배송대행료 포함 1,300원 계산해서 31,500원' 정도에 구입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파는 '쿠카라차'는.... 무려 창고 세일이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35%라는 어마무시한 할인률에도 불구하고, 4만원 초반대 (거의 1만원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에 팔리고 있더군요.

그걸 사람들은 싸다고 엄청 사대고 있는 거지요.


뭐... 저도 해외구매를 해보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같은 사정이었겠지요.


ps) 물론 해외구매의 단점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A/S의 문제도 그렇고, 게임 정보에 관한 것도 그렇고... 은근히 구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고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랐다면 모르되, 이미 알아버린 시장 가격에 저로서는 구매할 수 있는 폭이 극도로 줄어버린 상황이 된거죠.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만....

한국에서 사는 라벤스부르거 게임들은 정말로 환장할 정도로 비쌉니다.



결국 문은 열렸고... 보드게이머에게는 별천지가 펼쳐지게 됩니다.

모 백화점 할인행사에서 문이 열리자마자 아주머니들이 득달같이 달려드는 그 모습이 여기에서도 여실히 펼쳐지고 있네요.

(토이 저러스에 처음 갔을때가 생각나네요... ㅋㅋㅋㅋ)


창고 앞부분에 박손 제품이 쌓여 있었는데... 저도 나름 일찍 도착한 편인지라 몇개 건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우선이었던지라... ㅎㅎ

박손은 순식간에... (진짜 말그대로 순식간에... - 한 10초도 안걸렸을걸요...) 동이 나고, 그때서야 사람들은 뿔뿔히 흩어져서는 주어담기에 여념이 없더군요.


일반적으로 창고 개방 (창고 정리)라 하면, 몇 안남은 재고를 떨어내고, 창고를 비우는게 목적인데...

오히려 인기있는 품목들만 동이나는 이상한 사태가...

이럴바에는 조금 더 홍보를 통해서 일반 유저를 끌어들일 필요가 있어보이더군요. (뭐.. 제가 걱정할 문제는 아니죠... ㅎㅎ)


라벤스부르거 하면 떠오르는 '어린이 게임' + '직소 퍼즐'

총판이라서 그런지 둘 다 있군요. (당연한건가??? 매번 행사장에서는 서로 다른 부스에서 만나왔기에... 왠지 못보던 모습이라서... 후후)

가격적인 면으로 보자면, 오히려 '퍼즐'쪽이 더 매력이 있을 것 같네요.

보드게임과 마찬가지로 라벤스부르거의 퍼즐 역시 비싸기로 유명한데, 할인률은 제법 괜찮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창고 세일인데, 나름 퍼즐에 관심있으신 분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퍼즐만이 목적이신 분은 일단 제 눈으로는 찾을 수 없었네요.


저처럼 코어한 보드게이머로서는 이러한 어린이 게임 보다는 다른 쪽에 관심이 더 많으실 것 같은데요.

이를테면, 버건디의 성이나 노틀담 같은 게임 말이죠...

일단, 할인하더라도 4만원이 넘어가는 게임 같은 건... 아예 관심도 가지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못살건데, 관심 가져봐야 속만 쓰리죠... 흑흑...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미 다 있어서요... ㅋㅋㅋㅋ)



가격이 세다고 투덜거리는 것 치고는 꽤나 많이 담은 편이라 할 수 있는데요.

베가스 + 베가스 확장을 빼면, 딱히 많다고 볼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고른 게임은 전날 해외 사이트 (특히나 아마존)와 국내 라벤스부르거 인터넷 사이트를 두루 둘러보며, 각 게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난 이후에.... 제법 신중하게 고른겁니다. (몇번을 골랐다가 빼고, 다시 골랐다가 빼고를 반복했네요...)


1. 일단 가격적인 메리트가 우선입니다.

이날 최고의 메리트는 바로 '라스베가스'와 '라스베가스 확장'인데요. 각각 30,550원으로 국내 모 쇼핑몰보다 무려 5,000원이나 쌉니다.

물론 해외구매로 사면, 다만 1~2천원이라도 더 싸게 살 수도 있겠지만, 워낙 인기 게임인 라스베가스인지라 물량이 생각보다 없지요. 더욱이 확장까지 같이 구매할 수 있는 찬스가 몇 없기에 두말없이 골라담았습니다.

원래 처음에는 딱 제것만 구매하려고 했었는데... 창고 내에서조차 라스베가스 확장이 품절이 되자, 갑자기 욕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계산하려고 줄을 서있는 동안에 창고의 배치를 파악한 후, 적당한 장소를 뒤져서 아직 개봉되어 있지 않은 박스를 기어코 찾아내고야 말았지요. 생각해보니 매년 명절마다 조카들 선물을 준비해왔는데, 이참에 라스베가스 하나 선물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3세트를 담아봤습니다.


Die Maulwurf Company (The Mole in the Hole) - 두더지 땅파기

이 게임도 은근히 구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아마존에 있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서 계속 구입을 망설여 왔던 게임이지요.

적어도 해구보다 더 싸기에 집어왔습니다.


나머지 게임들도 대체적으로 해외구매시 별차이 없어 보여서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2. 두번째는 써먹을 수 있느냐? 는 겁니다.

제가 하는 경우라면, 글쎄요... 라스베가스 말고는 살게 없지요. 하지만, 저에게는 보드게임 수업이라는 또다른 용도가 존재하니까요. 사실 이것때문에 라벤스부르거 게임을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미스테리 가든, 메이크 앤 브레이크 익스트림, 마술 팽이, 내친구 비버 등은 아이들에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골라봤습니다.


3. 지인의 부탁

몇몇은 지인이 부탁해 와서 산 건데요... 

시간의 압박으로 많은 부탁을 받지 못해서, 겨우겨우 산게 저정도 인거죠...


게임 14개에 36만원 정도 썼으니... 결코 싸게 샀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동안 사려고 벼려왔던 것을 구매한 것은 맞으니, 수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손해볼 짓을 하지 않았다... 정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눈 앞에 어마무시한 줄들이 하나둘씩 쌓이고, 이제 사람들은 차츰 냉정을 되찾기 시작합니다.


가격적인 단점을 제외하고도, 이번 '라벤스부르거의 창고 개방' 행사는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닌데요.


일단 전체 품목과 할인률, 그리고 행사 가격을 공개하지 않아서... 모든 사람들이 일단 게임을 쓸어담고, 나중에 계산대에서 일일이 가격을 대조해 보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정도로도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데, 이 와중에서 이게 싼건지 비싼거지 비교해보는 사람, 이 가격에 살건지 말건지를 고민하는 사람까지... 그야말로 아까운 시간들이 화살처럼 흘러가버리는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창고'라면 마땅히 있어야 할 바코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겁니다. 이게 무엇을 뜻하냐면, 계산하시는 분이 게임마다 일일히 표를 보고, 게임 가격을 계산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시간 잡아먹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지요.)

생각해보세요... A4용지로 8장이나 되는 목록이 있는데... 그걸 일일히 하나하나 매번 찾아봐야 한다고요?

게다가 계산하려는 사람만 가격이 궁금한 것도 아니잖아요. 중간중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격에 대한 문의를 하겠습니까? 정말이지 기가 찬 노릇이지요.


이것까지도 억지로 이해하고 넘어간다고 치고... 더 어이가 없는 건, 그렇다면, 창고 내에 군데군데 그 가격표라는 걸 붙여서 사람들이 알아서 살펴볼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초등학생도 생각해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이 분들은 안하고 있더군요.


ps) 똑똑한 우리네 소비자들은 스스로 이 지옥에서 벗어날 방법을 궁리해 냅니다. 바로 자기 휴대폰으로 가격표를 한장한장 찍어서 보는 거지요. (제 아이디어라고 한다면, 너무 잘난척인가??? 후후후 - 사실 저는 살 게임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그냥 표만 보고도 충분히 확인이 되었더랬는데, 거기서 만난 지인께서 가격 확인이 불편하는 점을 계속 강조하셔서, 아이디어를 드렸던 거지요..)


이건, 그야말로 약과에 불과하지요. 앞서 몇몇 게임들은 박손 물품이라 더 싸다는 얘기를 했지요? 거기에서 저도 몇가지 건졌다고요....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니, 계산할때 박손 제품이었던 걸 제가 까먹은 거지요. 게임을 하나하나 꺼내기에는 너무 시간이 걸리는지라 큰 박스에서 옆에 씌여진 제목만 보고 가격을 책정하다보니, 박손 가격이 아닌 일반 할인률을 적용해버린 겁니다. 물론 잊어버린 제가 가장 큰 원인제공자이긴 했지만, 기분이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그나마 다행인것은, 집에 와서 보니 겉으로 보기에는 별 손상이 없어서 다행이랄까요... 쳇~~ - 아무튼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친게 너무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제, 슬슬 100% 수동으로 진행되는 이 계산 방식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넘어,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10시에 문을 열었고, 2시간 정도 종횡무진 창고를 돌아다닌 사람들이 계산하는데도 그정도 걸렸다면, 말 다한거지요. 그야말로 기다림의 지옥...


ps) 위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시겠지만, 계산할때 보니 게임 구매자 이름을 일일히 마우스로 복사해 넣고 있더군요. 오~~ 구매자 관리를 하려는 건가?? 생각을 해봤는데.. 정작 구매자에게는 구매 목록이 담긴 리스트를 건네주지 않았습니다. 그럼 뭐하러 이름을 물어보고, 이름을 입력해 넣은거지????



에필로그 :

결론적으로 말하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해외구매를 알게 된게 아무래도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약간 콜렉터의 기질이 있는 저로서는 살게 아니라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많은 걸 살펴보는 편이라.. 그러면서 이래저래 보게되는 가격 정보를 대략이나마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내년에도 분명히 '창고 개방'은 이루어질텐데요. 또 가겠느냐??? 라고 누가 묻는다면, 글쎄요...

라벤스부르거에서 미친듯이 신작을 찍어내지 않는 이상... '라벤스부르거'에서 살만한 게임들은 다 샀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물론 몇몇 완구형 게임들이 여전히 눈에 밟히긴 하지만, 가격적인 메리트가 없다면, 굳이 구매할 이유는 못찾고 있으니까요...


ps) 그나저나 비는....????

딱... 가려고 차는 타는 순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결국, 사촌동생의 도움으로 차를 타고 오는게 정답이었다는 거네요...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