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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 2 : 전설을 노래 (하기는 커녕, 애꿎은 아이돌만 잡고 있다.)


KBS 예능이 막장을 넘어 알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직 첫회고 뭐라 말할 수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일단 가장 먼저 포맷이 너무 수상하다.

KBS 예능 역사상 가장 성공한 아이템 중 하나였던 '불후의 명곡'
과거...(현재를 관통하는) 가장 성공적인 대중 가수들의 히트곡들을 통해 '가수'와 '노래'를 추억하는 즐거움을 안겨주었던 바로 그 '불후의 명곡'의 이름을 차용한 주제에... 포맷은 누가봐도 MBC 예능 '나는 가수다'를 모방하고 있다.


경합이라는 단어를 선택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편집 스타일, 방송 내용, 평가 과정 등등...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조차 죄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이 가장 열받는 것은....
그 대상을 '아이돌'로 삼았다는 것이다.
'나는 가수다'가 나오기 전이었다면, 이들의 시도를 참신하고, 선하며, 꼭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시기적으로 몇달 늦었을 뿐인 이 섭외 대상이 왜? 문제가 되는가??? 의문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가수다'의 프로그램 초반에 참여 가수의 부재를 우려한 사람들은 이른바 실력파 '아이돌' 가수의 섭외를 조심스럽게 제의한 바 있다. 쟁쟁한 실력파 기성 가수들의 뭐라 형언할 수 없을 만큼의 노력으로 인해 지금은 쏙 들어간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고 있지 않고 있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다.) 이미 그 물꼬를 '옥주현'이 반쯤은 틀어놓은 상황이라고 감히 단언하는 바이다.
진짜 가수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숨막히는 혈투... 아이돌에게 있어서는 그 무대 자체가 이미 경외의 장소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불후의 명곡 2'라는 비슷하지만, 전혀 느낌이 다른 무대가 생겼다.
자, 이제 물어보자??
당신이 만약 아이돌이라면, '나는 가수다'에 나가겠는가? '불후의 명곡 2'에 나가겠는가?
100이면 100, 부담이 극에 달하는 '나는 가수다'보다는 훨씬 안전한 '불후의 명곡 2'를 선택할 것이다.
바로 이점을 KBS는 노린 것이다. KBS 입장에서야 탁월한 선택이다.
안정적인 시청률 (이것도 '무한도전'이라는 거대한 산이 있어서 명확하지 않다. 하긴 뭐... 일요일 1박 2일이라는 거대한 산이 있지만, '나는 가수다'는 그걸 뛰어넘을 기세이지 않은가.... 시청률이란 정말 모르는 거니까...)과 함께 넘치는 섭외 대상자, 끊임없는 컨텐츠 등... 그야말로 대박거리만 가득하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아이돌' 자신들은 자신의 이런 선택이 더 큰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막고 있음을 알고나 있을까???
이건 메이저 리그로 갈 수 있는데, 대한민국 대학 리그에서 놀고 있는 꼴이다.

물론 '불후의 명곡 2'가 진짜로 성공해서, '나는 가수다'에 근접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그럴 수 있을지 스스로 생각해봐라. '가수'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고 있는 본인들이라면, 스스로 잘 알거다. 그럴 수 있는지 없는지를...
이미 '나는 가수다'를 통해 한없이 올라가 있는 대중들의 눈높이를 이들은 어떻게 채울 생각인 걸까???
'불후의 명곡 2'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단지 삑싸리 안내고 노래만 잘 부르다고 해서 다가 아님을 '나는 가수다'가 1,000퍼센트 증명하고 있다. 정말이지 심히 걱정스럽다.

내 장담하는데, 만약 이들이 20년 뒤에도 살아남아 '가수'라는 걸 하고 있다면, 지금 방송되고 있는 바로 이 장면을 다시 봤을때, 정말이지 수치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단지 촌스러워서거나 노련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저런 마인드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웃기는 짓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첫번째 경합을 본 감상은 다음과 같다.

보통 노래를 들을때는 왠만하면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지 않는데, (생각해봐라, 노래에 집중하기도 아까운 시간을 왜 '일시정지' 따위에 소비하겠는가???) 집어낼께 한두가지가 아니다보니, 곡 하나당 적어도 5번, 많게는 20번도 더 일시정지를 누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건 정말이지 재앙에 가깝다.

1. 전체적으로 사운드가 무척이나 가볍다는 느낌이다. (뭐 필자가 전문가는 아니니 그냥 필자만의 생각일런지도 모르겠다.)

2. 중요한 건 '가수' 스스로의 사운드를 내는 것이다. 참으로 특이한게 고만고만한 연령대 임에도 불구하고, 그 와중에도 '나이'가 많을수록 노련한 가창을 한다는 것이다. 거참~~~
필자가 극도로 싫어하는 '숨을 들이키는 소리'는 그냥 필자 개인의 취향이니 그렇다치자...
이들 6명의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다들 '고음'에서는 정말이지 다들 잘한다. (단, 종현은 은근히 어려운 노래를 선택했다. 음정 불안, 장난 아니다. 아마 본인이 더 잘 알거다...) 아마, 이것만으로 평가한다면, 확실히 '가수'라는 소리를 들을만 하다.
문제는 중간음...
오히려 평범한 중간음에서 의외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너무 자주 나온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걸까???
듣는 필자에게는 너무나 거슬리는 지점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이게 어느 한 가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부 다 그렇다. 그렇다... 전부 다.... 이러니 이게 심각하지 않다고 결코 말할 수 없는 노릇인 것이다.

3. 무대를 봐라... 차라리 '뮤직 뱅크'가 이보다는 더 화려하겠다. 무슨 소극장 무대도 아니고.. 쯧쯧... 투자 좀 해라...
사실 생각해보면 '나는 가수다'도 처음에는 비슷했다. 아니 지금도 무대 자체가 화려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라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그걸 '사운드'가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불후의 명곡 2'는 워낙 사운드가 빈약하다보니, 무대의 썰렁함이 더욱 더 다가오는 듯 하다.

4. 이들이 말하는 '감탄사'들... 이들이 말하는 '긴장감'들....
'나는 가수다'에 익숙한 시청자로서, 정말이지 어색해서 미쳐버릴 것 같다. 아무래도 이들은 스스로 이 무대를 또다른 '나는 가수다'의 연장선처럼 생각하는 모양새인데, 필자는 단언컨데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그건~~~ 니 생각이고..."
"보는 시청자들은 아무도 그런 생각하고 있지 않거든..."

5. 심지어 간혹 들리는 (삑사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음정'이 틀리는 부분부분들...
그걸 듣고서도 마치 '뻑간 (넋나간)', 누가봐도 '나 감동먹었어요' 하는 표정들...
진짜 그야말로 막장 그 자체다... (심지어 우는 청중도 있던데, 진짜 때려주고 싶었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한때 유행했던 '나는 가수다'의 '정형돈 패러디'를 기억하는가??? 그거와 별다를바 없다.


방송 시작 후, 32분쯤... '심수봉'씨의 등장은 정말 충격이었다. '심수봉'씨가 등장해서 '충격'이 아니라, '나가수'의 짝퉁으로만 생각했던 이 프로그램이 사실은 이전 '불후의 명곡'의 연장선에 있음을 드러내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아~~~ 그동안 욕한게 미안해지네..."


그러나, 왠걸.... 그 후 8분 만에 필자의 이같은 기대는 산산조각나고, 다시 '나가수' 짝퉁으로 돌아선다. (단지 8분이었다.)
초반부에도 말했지만, '불후의 명곡'이 성공했던 이유는 바로 그들의 노래를 듣고 자란 기성 세대에게 '추억'을 되새겼기 때문이다.
이제 모든 관심의 초점은 '아이돌'의 노래 실력에 몰릴게 뻔한 지금의 형식에서는 '심수봉'이라는 전설의 가수에 대한 '추억'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이건 필자가 바라는 '불후의 명곡'이 아니다.
결국 귀결점은 하나다.
'나는 가수다' 짝퉁....!!!!!

'나는 가수다'에서 '옥주현'의 노래를 듣고, 필자는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편곡 스타일을 스스로 조율하는 능력이 없다는 얘기를 한적이 있다.
아니나다를까... 연습 과정 중에서 보여지는 모습을 보면, '아이유' 외에는 스스로 뭔가 하는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다들 옆에서 트레이너가, 작곡가가 보좌해주는 식이다.
뭐, 생각해보면, '가수'를 평가하는 것이지 '뮤지션'을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니 별 문제가 안될수도 있겠다.
심지어 어쩌면, 아직 나이 어린 그들 스스로 보다 주변의 '전문가' 그룹에서 오히려 그들을 더 잘 파악하고 있을런지도 모를 일이니까... 이건 이쯤에서 넘어가자.


어쨌건, 심수봉의 히트곡 6곡을 부르게 된 아이돌들...

그 과정은 은근히 재미가 있었다. 가수로서의 자질과 함께 '예능'을 함께 해온 아이돌이다보니, 방송을 어떻게 해야 재미있는지 본능적으로 아는 것 같다.
오히려 이점은 '경연'이 아니면, 방송이 애매모호한 '나는 가수다'가 배워야 할런지도 모르겠다.
(이번 주 '나는 가수다'를 보면, 방송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슬슬 즐기기 시작한 가수들이 경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어내고 있다. 방송상 하루 정도 차이가 나므로 결코 따라했다고는 볼 수 없겠지..)

'나는 가수다'의 경우 특정 가수에 국한된 형태가 아니다보니 매번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소개되고, 심지어 가수들조차 새로운 형식과 장르에 도전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지루할 틈이 없다.
반면에, '불후의 명곡 2'는 원래부터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내는 가수가 아니라면 아무리 전설의 가수이긴 해도 '심수봉' 한 사람의 노래를 반복하다보니, 노래가 다 비슷비슷하다. 이를 '심수봉' 본인이 직접 부르는 거라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전설의 프로그램의 부활이라고 할만 하지만, 결국 이 6명의 아이돌이 선택한 음악 스타일을 보면, 다 거기서 거기다.

결과적으로 최종 경연을 들여다보면, 오직 '효린' 만이 아이돌의 패기와 신선함, 파워를 보여준 무대였으며, 다른 아이돌의 경우 초반에 원곡과 비슷하게 가다가 중간 이후부터 빠르게 바꾸는 너무 뻔한 스타일의 편곡과 노래가 아니었나 싶다.

'나는 가수다' 때도 그랬지만, '불후의 명곡 2' 또한 시작 첫회부터 심사 방식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1:1 대결 방식의 문제점도 물론 있겠지만, 그보다는 앞선 경연자들의 무대가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잊혀진다는데 있다.
이는 '나는 가수다' 초기에도 있었던 논란이었지만, 워낙 서로 다른 노래들을 선보이다보니 노래마다 임팩트라는게 있어서 그런지 지금은 별로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 2의 경우에는 앞서 말한듯이 '비슷비슷한 노래'들이 비슷비슷한 스타일로 재현되다보니, 앞선 노래가 보다 빨리 잊혀지는 듯한 양상을 보인다.
혹자는 결국 4번째로 한 '효린'이 우승했으니 순서는 상관없지 않나?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효린'의 무대가 갖는 임팩트가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판단해본다.

물론 '불후의 명곡 2'가 안정화되고, 가수들도 새로운 편곡으로 아이돌스러운, 때로는 아이돌스럽지 않은 신선한 무대를 연출해준다면, 문제가 안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첫회에서 보여준 모습만으로 판단해보건데 프로그램 끝까지 문제가 될수도 있을 것 같다.

프로그램을 끝까지 본 현재, 우승자를 배출하는 것까지는 그렇다치지만, 그 다음은??? 이라는 의문이 들었다.
결국 '나는 가수다'에서 처럼 '탈락자'라는 패널티가 없는 상황에서, 이미 엄청난 스케쥴에 둘러쌓여 있는 그들이, '나는 가수다'가 보여주는 정도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그야말로 고행에 가까운 연습을 감내해 낼 수 있을까 ???
지금이야 초반이고, 아마도 가수들 스스로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는 심정으로 임할런지도 모르겠지만, 조만간 이 시스템에 적응하는 아이돌들이 하나둘씩 나온다면, 자신이 자신있는 장르나 노래에만 집중하는, 일이 발생하게 될런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