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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모임 후기

[2005.06.04 토] 틱톡 게임 후기

1. 릴레이션쉽 타이트로프

새로운 방식의 카드 게임

게임 박스를 보면 남녀가 고공 줄다리기를 하는 그림이 있습니다.
박스만 보고는 정말로 줄다리기 하는 게임으로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후후)

게임의 설명서에 보면 남녀간의 관계를 줄다리기로 표현한 것으로 되어 있더군요.
즉,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남녀간의 묘한 심리를 게임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라고는 하고 있지만 게임하면서 그런걸 느끼실 분이 과연 몇이나 될런지... 후훗~

게임의 구성물을 보자면 한심할 정도입니다.
평범한 일러스트의 카드 한벌과 빨강, 파랑의 막대기가 다입니다.

- 개인적으로 일러스트를 자세히 보길 권합니다.
그림은 형편없지만, 그 내용은 왜 이 게임이 남녀간의 문제라고 주장하는지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게임은 9라운드 동안 진행되며, 매 라운드 승자를 정합니다.
승자는 파란색 막대를 패자(?)는 빨간색 막대를 가져갑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트릭 테이킹 게임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이 게임의 특이성은 바로 여기서부터입니다.
게임의 승자가 되려면 빨간색 막대도, 파란색 막대도 아닌 아무것도 안가지는게 최선입니다. 즉, 빨강색과 파랑색의 절묘한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앞서 말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라는 거죠.

게임을 진행하는 것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선부터 차례대로 카드를 내려놓는 방식과 모두 한꺼번에 공개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 쪽이 더 재미있더군요)

확실히 전략성이 있기는 하지만, 전략성으로 즐기기 보다는 운에 의한 폭소를 기대하는 편이 더 즐겁습니다.

간단하고 깔끔한 룰에 간간히 터져나오는 폭소 한마당이 즐거운 파티용 게임입니다.


2. 럭키 루프

주사위 대박을 노려라...!!!
비행기 묘기를 소재로 한 철저한 주사위 게임입니다.

여타 다른 주사위 게임과 다른 점은 일발 한타로 끝낼 수 없다는 점이죠.
단순히 높은 주사위를 노리는 것이 아닌, 카드가 요구하는 정확한 주사위 숫자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주사위 게임인 만큼, 주사위 결과에 따라서 엄청나게 희비가 엇갈릴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이 재미이기도 하고요.

이 게임의 단점은 '원한다면 게임이 무지 빨리 끝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냥 단순히 빨리 끝나는 거라면 아무런 문제가 안됩니다. 문제는 빠르면서도 싱겁게 끝날 수 있다는 겁니다.
모두가 진지하게 최고 득점을 향해갈때 단 한사람의 훼방꾼이 게임을 끝내버리면 게임이 너무 싱겁게 끝나게 됩니다.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죠.

게임에 있어서 최고 득점을 노리는 불타는 마음이 없다면 이 게임을 해야할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저 한번 해봤다고 지나가기에는 불타오를 여지가 너무나 많은 게임입니다.
그럴 마음이 없다면 애초부터 게임에 참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됩니다.

- 필자는 그래서 게임내에 스코어링을 따로 준비했습니다. 일종의 순위표입니다. 게임 할때마다 최고 득점자의 이름과 날자를 표시하여 게임을 하려는 사람으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더 불타오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싶습니다.

시작이 좌절스럽다고 해서 미리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주사위 게임이니까요. 뒤로 갈수록 대박이 나와줄지 모르는거잖아요.


3. 파리떼

간단한 룰의 파티용 게임입니다.

파리를 소재로 삼은 것이 좀 그렇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

디테일이 느껴지는 파리 콤포넌트는 잘못하면 부서려 버릴 것 같아서 조심스럽습니다.
큼지막한 음식 카드는 일러스트의 정교함에 놀라게 되고요.

단순한 게임성을 방지하기 위한, 3장의 특수 카드도 그 엽기성에 즐거워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파리떼 여러 팩을 사용하여 (대신 다른 걸 사용해도 되지만 그러면 맛이 떨어지겠죠) 원래 인원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티 게임으로서의 게임성은 매우 훌륭하거든요.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게임을 이끌어줄 진행자가 필요합니다.
진행자의 진행에 맞추어 게임을 진행하면 보다 쾌적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선입견에 짓눌리지만 않는다면 정말 유쾌한 게임입니다.
(다만 리플레이성은 좀 떨어진다고 볼 수 있겠네요)


4. 캡틴 클레버

반 페이지 밖에 안되는 게임 룰이 싱거운 게임임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어찌어찌 즐기기에는 괜찮습니다만, 끝내고 나면 왠지 싱겁다는 느낌을 줍니다.
뭔가 더 치열할 수 있는데...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군요.

조그만 보드게임판과 나무배와 나무말이 들어있습니다.
원래는 나무배와 나무말이 한세트씩 들어 있어야 하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빨간색 나무배 대신 노란색 나무배가 하나 더 들어있더군요.
어쩔 수 없이 노란색 나무배를 빨강색 펜으로 칠해서 사용해야 했습니다.
콤포넌트만 봐도 유아틱 한게 어른들이 할만한 게임은 아니라는게 드러나는군요.

치열한 맛도 없고, 전략성도 부족하고...
나사가 두 세 개는 빠진 듯한 게임입니다.
분명 게임 룰을 읽어봤을때는 '음...이거 재미있겠는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실제로 게임해봤을때는 아쉬움이 많이 남더군요.

- 궂이 분석해보자면, 맵이 너무 작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분명히 누군가는 못가는 상황이 발생해야 하는데 맵이 작다보니 그럴 경우가 별로 안생깁니다.
동점자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게임성은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이죠.

그냥 묻어두기에는 뭔가 아쉬운 게임성을 분명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지금 방식으로는 재미를 못느끼겠고요.

이러저러한 개조를 통해 새로운 게임으로 거듭나게 해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5. 펭귄 울티메이텀

카드 게임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멋진 게임입니다.

콤포넌트는 여타 카드 게임만큼이나 단순합니다.
카드와 약간의 마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점수 마커가 있긴 하지만 포커 칩과 같은 다른 방식의 콤포넌트를 활용하시는게 나을 겁니다.
일러스트에 그다지 신경을 쓴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귀여운 스타일로 나갔다면 애초부터 선택될 확률이 높지 않았을까 싶네요.
게임성이 보장되니만큼 처음에 손이 가게 만들수만 있다면 성공률이 높지 않았을까요 ?

전략적 접근이 가능한 무척이나 다양한 요소들 덕분에 잠시도 한눈 팔 새가 없습니다.
카드 게임이지만 생각해야 될게 많고,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탓에 복합적인 사고가 요구됩니다.

이러한 게임 특성 덕분에 게임 설명을 할때는 난감할때가 있습니다.
보통은 게임 설명시 순서대로 따라 갈때가 많지만, 이 게임은 그렇게 해도 유기적인 연결을 놓치기 일쑤라서 실제로 게임해보지 않고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게임을 처음할때 놓치는 부분에 대해 관대하신 분들도 많지만 나중에 그런걸로 따지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힘이 듭니다.

때문에 처음에 게임하다가 중간쯤 되서 접고, 처음부터 다시하는 경우가 많기도 합니다.

- 전략 팁 !
a. 교제비를 놓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b. 카드의 위치가 중요합니다. 카드를 빼내실때는 주의가 요구됩니다.
c. 초대 마커는 3개 뿐이니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고, 남보다 먼저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도 밝혔듯이 완전히 새로운 게임성으로 무장한 매우 전략적인 게임입니다.
카드 게임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날려줄 신개념 전략 카드 게임 !!
꼭 한번 즐겨보시길 권합니다.


6. 자반도르의 셉터 (예전 게시판에 올렸던 것을 추가 편집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콤포넌트는 게임이 조잡하다는 느낌도 받게 합니다.
보석의 경우 유리 콤포넌트 같은게 들어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게임의 일러스트는 멋집니다.

주위의 분들은 다들 그냥 게임을 하시지만, 한글화는 필수조건으로 보여집니다.
쾌적한 게임 환경은 제가 가장 중요시하게 여기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극도로 정교하게 짜여진 게임성은 분명 잘 만들어진 게임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인정안할래야 인정안할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보드게임은 취향의 문제이다)라는 기본 전제하에...
제 취향은 아닙니다.
뭔가 게임할때 왁자지껄 한 분위기나 딴지를 걸만한 요소가 거의 없기 때문에 혼자 PC 게임 (1인플)하는 느낌이 심하게 납니다.
- 비슷한 느낌으로 '룬바운드'가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부딪힘(달리 마땅히 표현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네요)이 보드게임의 진정한 묘미이다. 라고 생각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영 내키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시간까지 오래 걸리니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각자 혼자 플레이하는 게임을 무슨 맛으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다못해 지켜보는 맛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조차 없으니 문제죠.

아마도 인터넷 상에서 온라인으로 게임할 수 있다면 최고 인기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군요. (그렇다면 저도 게임에 참여할 수 있을 겁니다)

게임은 분명 잘 짜여진 훌륭한 게임이지만, 왠지 게임을 플레이하는 맛이 떨어지는 보기드문 게임입니다.

- 게임성이 있다는 것은 저조차도 가끔 생각이 난다는 것으로도 확신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든다는 거죠.
그냥 이런 저런 식으로 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면서도 궂이 해보려고 시도조차 안하는 것은 확실히 제 취향과 너무 안맞는다는 느낌이 강해서 인것 같습니다.


7. 나이아가라

SDJ 2005에 당당히 수상작으로 뽑힌 최고의 게임 중 하나입니다.
(물론 이 게임을 했을 당시에는 그런 정보는 전혀 없었지만요)

박스 자체를 활용하는 보기드문 콤포넌트를 보여줍니다.
조그만한 보석들도 귀엽구요.

게임은 카드 만을 활용하지만 입체감이 살아있는 콤포넌트는 나이아가라를 더욱 빛나게 해줍니다.

게임의 목적은 종류별로 5개의 보석을 모으거나 한종류의 보석을 4개 모으거나, 아무거나 7개의 보석을 모으면 승자가 됩니다.

이게 쉬워보여도 절대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나 중반이후 바람의 영향으로 배가 떠밀려나갈때는 보석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살아남기에 급급한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 개인적으로 강의 흐름에 밀려갈때 랜덤하게 밀려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양 쪽으로 한번씩 밀려나가는 방식이라서 (구조상 안그럴수가 없습니다) 압박이 덜 하거든요.

유쾌한 게임성에 훌륭한 콤포넌트까지.. 더할 나위없는 게임입니다.
치열한 전략성은 조금 부족해보이지만, 가족 (혹은 파티용) 게임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라고 자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