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고 있는 보드게임 수업 중에서 가장 열성적인 환호를 받고 있는 두군데 중에 하나인데요.
학생들도 그렇고, 관리하시는 선생님에게도 그렇고요...
ps) 경험상, 보드게임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일반적으로는 아이들의 반응이라고 생각하시죠???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의외로 그 수업이라는게 계속 지속되려면, 보다 더 중요한게 있습니다. 바로 관리자(?ㅓㄲ#@?)... 이를테면, 어머님이라던가, 센터 선생님, 학교 선생님.. 같은 분들이지요. 이 분들이 아이들의 보드게임 수업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지가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강사로서 수업 자체를 이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준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이 그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서 생각하시고, 지켜봐주지 않으시면, 대체로 그 수업은 언젠가 "쫑"이 나더군요. 반면에, 계속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고, 문의하시는 관리자(?)분이 계시면, 그 수업은 끝없이 발전해 나갈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이 '어린이 단체 - 지역아동센터'가 바로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어린이 게임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대폭 증가하면서, 기왕 어쩔 수 없이 산 게임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은 써먹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난 주와 이번주 모임에서 왕창 써먹어 봤습니다.
보통은 게임 하나를 정해서 전부 모아놓고 진행을 하는 편인데...
자연스럽게 고학년 중심이 되어서 게임을 하게되더군요.
이제 막 들어온 신입 (1학년 아이들)이나 게임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제외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이에 대해 관리하시는 선생님께서도 딱히 별 말씀이 없으셔서... 저로서는 아쉬울뿐, 개선하려는 의지가 별로 없었던 것 같기는 해요...)
이에 대해 조금은 미안한 마음과 함께, 자연스럽게 이들을 다시 끌어안아보자는 마음으로, 요 몇주간 저학년 아이들에게 쉬운 것을 던져주고, 알아서 놀라고 한 다음에... 저는 고학년들과 제대로된 게임을 진행하는 것으로 방침을 살짝 바꿔왔습니다.
이걸 조금 더 확대해서, 2주간 아예 어린이 게임들로만 구성하여 빠지는 친구없이 모두가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해봤습니다.
치킨 차차차
그 와중에도 잘 따라오는 친구와 못따라오는 친구로 나눠지는 걸 보니... 옛날 어딘가에서 들었던 꿀벌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ps) 어느 한 곤충학자가 꿀벌들을 잘 관찰해보니, 꿀벌들의 3그룹으로 나뉘어지더랍니다. 열심히 일하는 꿀벌, 그냥 세월아 내월아 하는 베짱이형 꿀벌, 그리고 이도저도 아닌 꿀벌 (그냥 적당파...)
그래서, 이번에는 베짱이형 꿀벌들만 따로 모아놨더니만... 놀랍게도... 그들 중에서 '열심파, 베짱이파, 적당파'가 또다시 생기더라는거죠.
즉, 어딜가나 그런 부류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거지요...
루핑루이
기본적으로 이 게임... 나름 초대박이라.... 옆에서 하고 있는 걸 보면, 다른 게임을 하는 친구들에게 방해요소로 작용을 하지요.
그래서 아예 공간이 분리된 다른 방으로 이 팀을 몰아놓고, 게임을 시켜봤습니다.
보드게임 수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편안한 순간이랄 수 있는.... "한번 던져놓으면, 2시간이고 3시간이고, 알아서 잘 논다."라는 걸 다시 한번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뭐... 아예 자리를 떠나질 않아요... 하하하하
메이크 앤 브레이크
저도 해보기 전에는 이 게임이 이렇게까지 대박일 줄 몰랐네요...
아이들 눈높이로서는 꽤나 박진감 있습니다.
더욱이 한사람씩 플레이하는 방식이라서, 게임 플레이 타임도 꽤나 깁니다.
만만치 않게 "던져놓으면 알아서 노는 게임류"라고 할 수 있겠네요.
또다른 버젼인 '메이크 앤 브레이크 파티' 버젼은 어른들이 하기에 제법 괜찮은 난이도를 가졌더군요. 파티게임으로서는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이들에게도 한번 소개해봤는데.... 너무 어려워 하면서, 포기하더라고요... 후후
라비린스
이 와중에 고학년들에게 주어진 게임입니다.
지난 주에 마찬가지로 고학년들에게도 어린이용 게임을 던져줬는데...
굉장히 심심해 하더군요. 이 친구들이랑 한 2년정도 수업을 한 것 같은데, 이제 왠만한건 눈에 안들어오는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평소처럼 난이도를 높이기에는 설명할 시간이 부족해서 (왜냐면 테이블이 4개라서요...) 그나마 이중에서 난이도가 높다고 할 수 있는 라비린스를 건네주었죠.
자기들끼리 서로 견제만 해가면서, 게임을 못끝내고 있더군요... 후후후
로봇 얼굴 맞추기
그냥 메인 게임 사이에 브릿지 게임으로 적당합니다.
게임 설명도 10초면 되고 말이죠... 후후
바나나 몽키
은근히 괜찮은 게임입니다. 문제는 이걸 하고 있는 아이들이 그야말로 아무 생각없이 그냥 하고 있더군요.
룰이 틀린 건 아니지만, 그야말로 그냥 손에 있는 카드를 내고, 전진하거나 후퇴하는 방식... 이건 뭐 게임을 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느낌이....
저의 보드게임 수업 방침은 "생각을 해라~~!!!" 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게임하는 걸 엄청 싫어하고, 그걸 아이들에게도 훈계하는 편인데... 어차피 이날은 그냥 "어린이 게임 데이" 니까요... 그냥 다른 걸로 바꿔줬지요.
부엌의 바퀴벌레
이날 최고의 화제작은 단연.... 이겁니다.
사실 게임성은 별거 없어요...
다만, 사진 속의 "Bug' nano"라는 구성물이 이 게임의 백미로서, 어쩌면 리얼해 보이는 면이 있어서... 호기심과 신기함,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귀여움으로 다가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당기는 거지요.
저는 누군가의 소개로 처음 접했는데... 나중에 동영상 보고 기겁을 한적이 있지요.
수십마리의 '나노 벌레'가 동시에 움직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다른의미로) 장관~~ 그 자체입니다.
아마존에 가시면 이 나노벌레만 따로 팔기도 하는데, 충동적으로 몇개 구매할까 하다가... 써먹지도 못할 것 같아서 그만두었죠.
이날 게임하는 걸 보니, 한마리 정도는 더 넣어서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더군요. 나름 정신없을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원래 게임은 정신없이 주사위 굴리고, 손을 움직여야 하는데...
이 나노벌레의 움직임에 시선을 뺏겨서, 정작 주사위를 굴릴 생각은 못하고, 멍하니 나노벌레만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후후후
ps) 그 와중에 나노벌레의 단점이 보이던데요. 균형이 너무 잘맞아서 한번 정한 방향은 잘 안바뀐다는 단점이 있더군요. 이 게임의 시스템상 랜덤성을 가져야 게임이 어떻게될지 몰라서 진짜로 쫄깃쫄깃한 면이 있는건데... 계속 보다보면, 약간 정해진 루트가 보인다고 해야 될까요??? (적어도 제 눈에는 보이더군요...) 그것이 살짝 아쉽습니다. 제가 나노벌레를 한마리 더 넣으려는 이유도 바로 이런 것 때문입니다.
아무튼 국내에서 사려면, 4만원 중반대이고, 해외구매는 배송료 포함해서, 3만원 초반대라서 해외구매를 적극 추천해드립니다.
마무리:
모든 아이들이 신나게, 그리고 재미있게 게임하는 걸 보니... 음~~
한달에 1번 정도는 이런 식으로 하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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