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비가 왔다.
산에 오르기 전에는 몰랐던 분명한 사실... 산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위험하다... 는 것이다.
실제로 산에 오르면서, 넘어질 뻔 했던 여러번의 경험은 전부 다, 오르면서가 아닌 내려오면서 겪은 일이다.
우려했던 눈과 비의 영향으로 이러한 경향이 좀 더 심하지 않을까 싶었던 필자는 중간 이후의 코스에 있는 바위만 있는 지형이 제법 위험하겠다는 결론에 이르러, 결국 다른 코스를 택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원래 코스에서 중간까지만 갔다가 내려오기에는 운동량이 현저히 적다는 느낌이 들어 다음과 같이 방향을 잡았다.
원래 코스에서 중간까지 올라간 다음, 그 옆의 다른 코스로 내려온다. 그 후, 바로 그 다른 코스에서 시작해서 다시 중간까지 올라간 다음, 원래 코스로 내려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중간까지를 두번 왕복하는 것이다.
중간 이후의 코스보다 중간까지 가는 코스가 오히려 난이도적으로는 어렵다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이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그렇게 원래 코스에서 시작하여 옆 코스로 내려와 보니...
아~~ 여기가 바로 '아차산 등산 코스'의 기본 시작점이구나..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일단 입구부터가 '입구'스럽지 않은가??? 후후
아차산 관리 사무소에...
왜 등산로인데... 약수터가 없을까 싶었던 '약수터'도 2개나 존재하고...
운동시설 2군데에...
그야말로 완전체였던 것이다.
또 한가지....
처음 등산하면서 들었던 의문...
모름지기 등산코스하면, 잘 포장된 길에 설렁설렁 천천히 걸어올라가는 코스일 거라는 선입견...
현재의 등산 코스에서는 없었기에 그게 단지 선입견 인줄 알았는데... 선입견이 아닌 사실이었던 것이다.
물론 줄기차게 이어지는 계단식 코스가 나름 힘든 부분도 있지만, 최소한 길이 험해서 발목이 삐거나 하진 않을 것 같고, 나름 잘 정돈되었기에 악천후에서도 등산이 가능할 것 같은 부분은 확실히 '등산 코스'라는게 이런 거구나 하는 것임을 입증해주는 순간이었다.
어쨌든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보니, 짧은 코스로 아차산성이 있다길래 잠깐 옆길로 새보았다.
가다보니 이상한 팻말이 있어 '설마??' 했는데... '아차산성' 코스는 딱히 실제로 아차산성으로 올아갈 수 있는 코스는 아니었던 것이다.
대략 실망하고, 원래 코스로 복귀하여 내려왔다.
확실히 지금의 이 코스는 적어도 미친듯한 '눈과 비'가 아니라면, 대충 가볍게 산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쉬운 코스로서 앞으로 날씨가 좋지 않을때는 종종 이용하게 될 것 같은 코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