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으로는 일주일째, 등산으로는 4회차를 맞이하여 등산의 준비부터 집에 도착할때까지의 과저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출발시간 및 도착시간은 일정하지 않지만, 대략 걸리는 시간만큼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준비물
편한 츄리닝 : 산에 가서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제대로 된 등산복을 갖춰입으신 분들이 많은데, 궂이 그럴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 주 1~2회차만 해도 낮에는 제법 따뜻해서 두꺼운 옷은 필요 없었는데, 올라갈때는 그렇다치더라도 내려올때쯤 되면, 땀이 별로 안나는데다가, 날도 저물면서 제법 쌀쌀하다. 방한까지는 안니더라도 방풍을 위한 옷을 준비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양말은 꼭 신어야... : 예전에 군대있을때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필자의 피부는 대단힌 약해서, 아무리 좋은 신발을 신더라도, 오래 걸으면 발목 부분이 신발에 쓸려서 까진다. (특히 발목 뒷부분) 군화처럼 딱딱한 재질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운동화, 런닝화, 조깅화조차도 양말을 신지 않은 상태로 오래 걸으면 발목 뒷 부분에 상처가 생긴다. 한때는 까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반창고를 붙이고 있곤 했는데, 등산의 경우 뛰는게 아니라 걷는거라서 그런지, 양말만으로 충분한 듯 하다.
휴지 : 가을이라서 그런건지... 산을 오르다보면 이상할 정도로 콧물이.... (ㅋㅋ)
포카리스웨트 1병 : 마실 것은 있어야겠지요. 물을 가져갈까 고민을 했는데, 그냥 필자가 좋아하는 포카리스웨트로 당첨... 필자는 포카리스웨트의 살짝 짠맛을 좋아하는데, 산을 오르면서 마시는 포카리스웨트는 무지하게 달게 느껴진다.
첫날 물없이 갔다가 호되게 당한뒤로, 바로 그날 박스채 사왔다... ㅋㅋㅋ
현시점에서 약간 딜레마가 이걸 어딘가에 넣어가고 싶은데, 따로 몸에 뭔가를 두르는게 귀찮아서 문제다. 예전에 오토바이 탈때 차고 다녔던, 허리 가방 같은 걸 따로 장만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화장실에는 미리 다녀올 것 : 아시다시피 산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다. 소변은 그렇다쳐도, 큰 거는... 대책없다...
핸드폰 + 이어폰 : 가는 동안 심심하니까 음악 감상용
이것도 약간 딜레마가 있다.
일단 음악을 위해 따로 새로운 기기를 사는 것도 뭐하고 해서, 핸드폰을 사용하는데, 필자가 쓰는 핸드폰은 '갤럭시 노트'.... 너무 크다... 상의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는 떨어뜨릴 것 같아서 바지 주머니에 넣는데, 무게때문에 자꾸 옷이 내려간다. 뭐...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은근히 신경쓰인다.
또 한가지.. 처음 살때 제공받은 이어폰이 그립감은 좋은데, 재질때문인지 자꾸 귀에서 쓸리는 소리가 들린다. (핸드폰 줄이나, 귀에 고정되는 고무막이 움직이는 소리가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것이다.)
결국 여러 방법 끝에, 핸드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등 뒤를 타고 이어폰을 꼽을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어폰 줄이 살짝 짧은 듯 해서, 자주 이어폰을 다시 재배치 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어쨌든 준비는 마쳤다.
실제 등산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출발시간 오후 2:40 : 집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걸어서 간다.
아차산 등산로 (고구려정길) 입구 오후 3:25
집에서 여기까지 45분이나 걸리다니 미쳐 몰랐다....
1차 휴식 3:30~3:35
정작 등산을 시작하자마자 쉬게 되는데... 숨이 차서가 아니라 발목이 아파서이다.
살짝 과장을 더해서 생각해보면, 집에서 출발하여 아차산 등산로 입구까지는 완만한 경사로 코스와 마찬가지이다.
(런닝머신에서 살짝 오르막길로 해놓고, 장시간 걸어보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차 휴식 : 고구려정
본격적인 등산코스이다. 첫날에는 여기까지 오는데 5번을 쉬었더랬다.
ps) 아주 어렸을 적에 이곳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에도 이런 정자가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때의 기억으로는 여기가 아차산 정상이었더랬다. (너무 어렸을때라 더이상 올라가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사진까지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딱 지금만큼만 더 올라가야 실제 정상이 나온다. (약간 창피했다... ㅋㅋ)
아차산 깔딱고개
산이긴 하지만, 언덕같은 느낌이었던 아차산에 이런 난코스가 존재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난코스라고 느끼는 이유는 필자가 등산 생초보이기 때문이다...)
거리로 따지면, 30~40m 쯤 되고, 실제로 걸리는 시간도 그리 오래걸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좌절하고픈 마음이 미치도록 들게 만드는 그런 곳이다.
ps) 올라갈때는 그렇다쳐도 실제로 내려올때를 생각해보면, 여기는 비오고 눈오면 (겨울에는) 아예 시도조차 못할 것 같은 지형이다. 등산코스라 하면, 잘 포장된 길에 유유자적하면서 산에 오를 것만 같은 느낌인데, 이건 결코 그런게 아니다. 한번 잘못 자빠지기라도 하면, 그길로 인생하직할 수 있을만한 길(???)인 것이다.
3차 휴식 3:50~4:00
이 깔딱고개 위쪽 부근에 넓다란 평상이 있는데, 여기서 쉬겠다는 일념으로 올라오게 되는 구간이다.
(그래도 첫날에 비해 2번밖에 안쉬었으니, 많은 발전이지 않을까???)
아차산 정상 도착 오후 4:20
아차산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까지 55분 걸렸네요. (쉬는 시간 포함)
시간상으로 보면, 확실히 산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아쉬운 느낌이긴 하다.
ps) 웃기는건, 첫날에는 이것도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그래서 결국 하산 후, 집에는 버스타고 갔었더랬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이는 힘든 일 뒤에, 편안함이 찾아온다는 의미로 쓰이는 말인데...
4번 등산을 마친 이후의 생각은 "결코 그렇지가 않다." 라는 것이었다.
만약, 도로를 오르내리는 거였다면, 그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등산은 개념이 약간 달랐다.
일본의 모 야구만화에서 선수들의 훈련과정 중에 상대를 업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훈련이 있었는데, 주인공이 '자신은 일부러 계단을 내려오는 걸 선택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바로 그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더 힘들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더 쉽지도 않다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충분히 휴식하지 않고, 등반 후, 바로 하산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피로해질대로 피로해진 다리는 돌 하나, 계단 하나에도 충격을 동반하고, 내려다볼때 더 급해보이는 경사는 사람을 계속 긴장시키게 만든다.
올라갈때는 단순히 무릅이 떨리는 정도지만, 내려갈때는 다리 전체가 휘청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게 단순히 아직 생초보라서 그런건지, 원래 등산이란게 이런건지 잘 모르겠다.)
하산 갈림길 : 오른쪽 빠른길
첫날 우연히 잘못 접어든 덕분에 빠른 하산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3회차때 원래 코스로 한번 가봤는데, 딱히 좋은 점이 없는 것 같아서, 내려갈때는 조금 더 짧은 코스를 선택하기로 했다.
이 코스는 올라갈때 코스보다 경사가 더 급하다. 만약 오르막길로 선택했다면, 몇번 해보고 포기했을 것 같아서 당분간은 하산 용도로만 쓰기로 결정했다.
아차산 하산길 입구 (해맞이길) 오후 5:00
결국 시간을 보면, 정상에서 하산 코스로 내려오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40분 정도이다. (3회차때 원래 코스로 내려왔을때 걸린 시간은 45분 정도였다. 5분차이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기분상으로 꽤나 지겹게 느껴진다.)
겨우 10~15분 차이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막 뛰어서 사뿐사뿐 내려올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등산이란 오묘한 것이다...)
그리고, 다시 걸어서 집에 도착 오후 5:45 (역시 45분 소요)
생각해보면, 정작 등산하는 시간과, 집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왕복하는 시간이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왠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느낌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시작은 순조롭다.
일단, 첫 한달의 목표는 집에서 출발, 아차산 정상까지 1번만 쉬고, 단숨에 돌파하는 것이다.
그 다음 한달의 목표는 집에서 출발, 아차산 정상을 찍고, 용마산을 거쳐 중랑구쪽으로 넘어가는 것인데, 아차산 코스에 비해서 용마산 코스가 너무 짧아서 살짝 걱정이긴 하다.
아무튼,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