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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활동 (TV, 영화, 드라마, 애니, 만화, 소설)

리 사이보그 Re Cyborg 009


과거의 명작 코믹스 '사이보그 009'가 최신 애니메이션 기술로 다시 태어났다.
필자조차도 만화책으로 몇권, 애니메이션으로 몇화 정도 본게 다이지만, 궂이 원작의 팬이 아니더라도 한시대를 풍미했던 이 작품에 대해서 한두번 씩은 들어보기라도 했을 것이다.

설정이야 어쨌건 간에 실제로 본 애니나 만화는 한없이 가벼운 액션만화에 불과했는데...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쾌나 암울한 배경을 가지게 되었다.

내용상으로 보면, 쓸데없이 심각하다는 느낌이 강한데...
결과를 놓고 보면, 마치 '오시이 마모루'의 쓸데없는 개똥철학을 흉내낸 것처럼 보인다.
그냥 단순하게 과거의 팬들을 위해 더 세련되고 더 화려한 액션으로 풀어냈다면 어땠을까 싶은데, 이야기 전개에 관한 어떤 자격지심이라도 있는 것 같다.

ps) 예전에 볼때도 그런 느낌이었는데... 텔레포테이션 능력의 001과 주인공 000만 있으면 궂이 나머지 녀석들은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나마 비행능력이 있는 002 정도가 조력자 느낌이 들뿐이다.

이야기 전개는 거지 같지만, 그래픽 효과는 가히 환상적이다. 물론 전체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몇번 얘기한 것 같은데... 어떤 거라도 한가지 빼어난게 있다면 일단은 인정해주는 필자이기 때문에...
이 애니에서도 그런걸 하나 찾은 것 같아 기쁘기 그지 없다.

바로 009가 핵폭발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인데... 핵폭발을 단순히 달리기로 피할수 있다는 능력치에 감탄을 하면서 그 표현력에도 무한한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바로 이러한 능력치 때문에 다른 여타 캐릭터가 너무나 쓰잘데기없게 느껴지는 것이다.

마지막 엔딩씬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은데...
필자는 왠지 '길예르모 델 토로'의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가 떠올랐다.
이 영화에서 오필리아의 죽음으로서 결국 지하세계의 공주로서 또다른 삶을 살게 되는데...
단순히 그런 거였다면 좋겠지만, 왠지 이 모든게 팍팍한 현실세계에서 도피하려는 '오필리아'의 정신세계에서 비롯된 망상이었을수도 있다는 다소 현실적이면서 비관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리 사이보그 009'의 결말로 어쩌면, 이런 식으로 어찌되었건 '평화'을 원하는 009의 의지가 반영된 일종의 망상일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렇게 풀어놓고 보니, 사이보그가 망상을 꿈꿀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생기지만, 원래부터 '사이보그 009'의 캐릭터들은 100% 기계가 아니므로 (원래 '사이보그'라는 말 자체에 '인간 생체와 기계의 결합'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다.)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오랜만에 화려한 일본식 애니메이션을 봐서 반가웠지만, 쓰잘데기 없이 심각한 스토리는 많이 아쉬운 애니메이션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