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드게임/모임 후기

[2006.10.28, 토] 틱톡 모임 후기

오랜만에 틱톡에 보드게이머 기근 현상이...
어째 딱 4인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네요.

1. 쉬어패닉

일단 이쁘고 귀여운 콤포넌트로 점수를 먹고 들어가는 게임입니다.
자칫 유아용 게임으로 치부될만큼의 콤포넌트를 가지고 있지만 게임 자체는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듣기로는 '추상전략게임'이라고 하던데, 게임내내 18개의 액션 중 하나씩만 사용할 수 있을뿐더러 '패스'라는게 없기 때문에 미리 생각하고 자시고가 없습니다. 그냥 자기 차례때 할꺼 하면 됩니다.

자기 차례에 점수를 먹을 수 있도록 양떼 마커의 위치를 조절하는 것이 승패의 관건인데... (라고는 하지만 결국 자신의 순서가 언제인가가 무척이나 중요하더군요)

콤포넌트에서 느껴지는 귀여움, 깜직함, 순수함 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꽤나 무거운 게임입니다.

게임의 재미를 논하기에는 순서에서 오는 메리트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뭐라 말할게 없네요. 엄청난 고수들끼리 하게 되면, 몇 수 앞을 내다보는 치열한 재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ps) 게임룰이 완전하지가 않아서 'netics'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감사드립니다.


2. 워크래프트 + 확장

오늘의 메인 이벤트... 원래 계획은 기본판을 한판 하고, 나중에 확장으로 다시 한번... 이었습니다만, 경험자의 완강한 반대로 바로 '확장'으로 시작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게임에 대해 아쉬움과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던지라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역시나 그렇더군요.

일단 PC 버젼과 마찬가지로 종족별로 밸런스가 아예 맞지를 않습니다.
나이트엘프는 사기 기술(마나 사용없는 마나번이라든가, 일반 유닛 속도와 똑같은 본진 이동력 등등)로 가득하고, 언데드는 사기 카드가 넘쳐 납니다. 휴먼은 대충 할만하고, 오크는 '좌절' 그 자체입니다. 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ps) PC용 워크래프트3 처음 나올때도 제작자들이 '나이트엘프'를 너무 좋아한다는 루머가 지배적이었는데... FFG도 그런걸로 봐서는 '미국인'들이 '엘프족'을 엄청 좋아하나 봅니다. 젠장 !!!

이제 믿을 건 모든 전략, 전술을 무시하는 주사위 발 밖에는 없는데, 그나마도 안되더군요. (뭐 제, 주사위발이라는게 다 그렇죠.. 쳇)
더욱이 '몹'발까지도 안받는데 할말이 없더군요.

또한, 답답할 정도로 느린 진행 (영웅을 제외한 유닛들의 이동력이 형편없습니다) 과 전략,전술이라는게 안되는 영웅들의 레벨업 방식 (어째서 일반 유닛을 잡으면 레벨업이 안되는걸까요 ???), 유닛 생산의 타이밍 또한 좌절스러울만큼 느려서 어떻게 버텨보기도 힘듭니다. (영웅이 죽었으니 유닛으로라도 막아봐야죠. 하지만 유닛 생산하는게 기본적으로 두 라운드가 사용되기 때문에 그전에 본진이 쓸리죠)

게다가 수많은 콤포넌트들은 도대체 왜 있는지 알 수 없을만큼, 영 쓸모가 없습니다. 정말이지 쓸데없이 자리만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이 게임을 처음 해보는거라 잘 몰라서 그런거라고 할수도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 위의 생각들을 바꾸기가 어렵네요. (제발 잘 몰라서 그런거였으면 좋겠군요. 젠장 !!!)
지난번 WOW에서도 그러더니... FFG 게임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또다른 순간이 되어 버렸군요.

ps) 하지만, 한글화한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조만간 다시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2인으로 나이트엘프 vs 언데드, 휴먼 vs 오크 정도라면 어느 정도 해볼만한 하지 않을까요? 대신 강력한 나이트엘프, 언데드와 휴먼, 오크를 하나씩 잡을 경우 그냥 게임 접는게 정신 건강에 나을 겁니다.


3. 오리엔테

메뉴얼이 이해가 안가서 그동안 못했던 게임입니다. 드디어 기회가 생겼군요.
4~12인 까지 게임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연히 '파티용' 게임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혀 아니군요.
12인까지 가능한 다굴, 딴지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최저 4인에서도 알 수 있듯이, 4인에서는 초반에 잡은 카드의 힘이 꽤나 오래갑니다. (쉽게 말해 카드발이 크다는 거지요)

기본적으로 협상을 위주로한 게임이기 때문에, 말발에 자신이 없으신 분은 게임 진행이 힘드실 겁니다.

간단한 게임 구성에 비해서는 룰도 제법 복잡한데다가, 만들어진 한글 메뉴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가 힘들어서 게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원래 게임 목적대로 다수의 인원이 참여할 경우, 카드 수가 약간 부족할듯 싶지만 진정한 게임의 목적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뭐.. 조만간 할 수 있을 기회가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오리엔테 라는 제목이지만 기본적으로 일본의 일러스트와 캐릭터만으로 되어있어 약간 기분이 다운되는 측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4. 엘라순드

게임 룰을 보거나, 콤포넌트만 봐서는 다들 '카탄'시리즈로 인정하지 않지만, 주사위 두번 정도 굴려본 후, 자기만 자원을 하나도 못받는 경우를 두어번 당하고 나면 다들 한마디씩 합니다.

'이거, 카탄이네...'  ---> 그러게, 말했잖아요. 카탄이라니까요. ㅋㅋㅋㅋ

카탄의 딴지 버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승점을 먼저 10점 만드는게 게임의 목적인데, 특이한 점은 이미 얻은 승점을 빼앗거나 뺏길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말했듯 딴지성이 강합니다.

자원은 단지 2가지 뿐입니다만, 얻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나 건축허가증의 적절한 활용과 딴지를 피해가는 노하우가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지름길 입니다.

카탄의 단순함에 질리신 분들이라면, 생각하는 묘미가 있는 '엘라순드'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겁니다.

ps) 이번에 두번째인데... 카탄 시리즈의 또다른 강자... '처리'님이 두 번 다 이기셨네요. (지난번 가나안의 개척자도 두번 다 이기셨다죠....)

ps) 인터넷에 이미 확장 타일이 나와있으니, 게임하실때 더욱 다양한 전략, 전술이 가능합니다.


에필로그
오늘 뭘 해도 안되더니, 결국 밤샘 모임도 무산되고, 일요일 모임까지도 거의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일주일을 고대하던 계획이 무산되고 나니 허무하기 그지 없네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