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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모임 후기

[2006.11.25. 토] 마포 모임 후기

프롤로그 :
그 주 댓글에서 봤던 것 처럼, 엄청난 수의 분들이 오셨더군요.
보드게임에서 사람이란건 기본적으로 '다다익선'이긴 합니다만, 장소의 한계가 존재하는 관계로 힘들어졌습니다.
사람은 그렇다치고, 게임을 할 테이블이 없어서 못한다는 것은 매우 아쉬울 따름입니다.

ps) 그 와중에서도 한 테이블에서 2인용이나 3인이서 게임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시면 아니되옵니다. 다른 분들은 어쩌라고요...

어쩌다보니, 전 주에 좀 많이 질렀는데... 게임을 한꺼번에 받게 되었네요.
게임을 한가득 안고 있자니, 마음은 뿌듯하지만, 덕분에 게임에 집중이 안되서 애 먹었습니다.


1. 웡가 Wongar
지난 주에 했었던 바로 그 게임입니다. 배운 게임은 바로바로 널리 퍼뜨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해보았습니다.
게임은 분명 엘그란데 스타일의 영향력 게임입니다만, 왠지 완전한 협상게임 처럼 되어 가는군요. (뭐 이것도 재미있습니다)

ex)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서로가 서로를 뒤통수 치면서 즐겼답니다.
그나마 한번은 해본 미교가 아주 가까스로 (1점차) 이겼습니다. 이런 게임을 하고 나면, 다른 분들이 꼭 제 필명을 걸고 넘어지시는데... 제 필명은 게임 스타일과 관계없어요. 믿어주세요. 흑흑흑...


2. 헤르마고
첫날부터 '알로'님 가게에 있었기에 관심이 있었지만, 왠지 구차하게 매달리는 듯 싶어서 누군가 다른 분이 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국 매달리게 되었네요. 후후후

처음 게임 설명할때부터 '맘 상할 수 있다는 말'을 강조하셔서 그런지, 그다지 그런 느낌은 아니더군요. 어차피 '선택'의 문제로 여겨질 뿐... 딴지의 요소는 반반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운 10에 전략 90인 게임으로 자기 할 것만 열심히 해도 진행에는 무리가 없습니다만, 남 견제하는 맛도 쏠쏠한 만큼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해야 합니다. (요즘은 이상하게도 이런 전략적인 게임이 엄청 땡겨요. 후후후)


점수를 올리는 타일의 맛이 다소 밋밋한게 아쉽지만, 전략적이면서도 어렵지 않은,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ex) 언제나 처음에만 잘나가는 미교입니다만, 시작부터 뻘짓을 하는 바람에 망했습니다. 3라운드 이후, 타일 싸움에서 완벽하게 지는 바람에 더욱 망했습니다. T_T


* 디센트
생각이 없었는데.. 게임할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 이르러서 다른 분들 게임하시는거 거들어 드렸습니다.

ps) 어처구니 없는 '에러플'을 전수해드려 죄송합니다. 이게 다 '노인의 한계'라고 이해해 주시길.... ㅋㅋㅋㅋ

하는 걸 지켜보고 있자니, 저도 다시 한번 해보고 싶네요. (그래서 번개 쳐놨습니다)


3. 실크로드
게임 구성물에 비해서 터무니없는 박스때문에 완전 흥분하신 '펑그리얌'님이 들고 오신 게임이죠. (뭐, 나름의 판매 전략으로 이해해주시길...ㅋㅋㅋ)

게임 콤포넌트는 무척이나 간단하고, 별로 이쁘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게임 콤포넌트에서 느껴지는 전략적 느낌과는 별개로 '협상력'이 게임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게임이더군요.


차후에는 협상이 아니라 거의 '구걸' 수준이 되어 버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을 안 건네주시더군요. 흑흑흑...)

매우 극단적인 스타일을 가졌기 때문에 극히 멤버를 탄다는 최악의 조건만 극복한다면, 매우 특이하면서도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드릴 것입니다. (쉽지는 않아보입니다만...)


ex) '파페포포'님의 공수표 남발에 좌절하면서도, 역시 '파페포포'님의 과도한 지름에 힘입어 이길 수 있었습니다. 후후후...
아무리 생각해도 돈으로 하는 게임은 무조건 안쓰고 패스만 하는 스타일이 너무 대세인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4. 테라 노바

감히 이날의 최고 게임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게임 스타일은 지난 주에 해본 'That's My Fish'와 비슷합니다만, 게임 양상은 완전히 다릅니다.
게임 설명 해주신 '파페포포'님에 의하면 '인쉬 4인플'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잘 모르겠네요), 좌절스러울 정도로 머리에 쥐나는 게임입니다.

한달 전만 해도 이런 게임이라면 절대 질색이었는데... 요즘은 머리에 쥐나는 게임에 슬슬 관심이 가고 있습니다.

게임 컴포넌트는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만, 게임성이 받쳐주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주세요. 후후후

저는 너무나 즐겁고 흥분되어서 이런 저런 생각으로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다른 분들께서 늦은 시간에 수반되는 집중력 저하로 플레이가 어렵다고 판단하셨는지 아쉽게도 중간에 접어야만 했습니다.
어쨌건 이전의 'That's My Fish'는 구매 목록에서 저 멀리 날아가 버리고, 제 구매목록 1순위에 올라왔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지독하면서 끔찍할 정도로 머리에 쥐나는 게임입니다만, 그러면서도 머리를 쓰는게 즐거워지는... 그리고 그런만큼 성공스런 '한수'의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정말 최고입니다. ㅋㅋㅋㅋ
정말이지 독특한 수준을 넘어서는 최고의 '무한 난이도의 추상전략 게임'이라고 부를만 합니다.

이런 류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그저 답답한 게임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럴 경우에는 모두가 합심하여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어느 수준에 다다르게 되었을때 느낄 수 있는 '최강의 무한전략 게임'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5. 뱅
그냥 쉬고만 있기 뭐해서 참여했는데.... 첫 판은 보안관 포함, 3명만에 게임이 끝나버렸고...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번째 판은 선택을 잘못해서 쉽게 이길 수 있었던걸 실패했군요. 쩝...
역시 뱅은 이제 그만해야겠습니다.


* TI3
기대가 컸지만, 당일 사정상 참여하지 못했네요.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편안한 곳에서 제대로 한판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왠지 마포 모임 같은 곳에서 TI 같은 게임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여기저기에 신작 게임이 저를 부르고 있어서 그런 걸까요 ????
알로 님께서 TI3 나 1870 같은 게임을 위한 자리를 따로 마련해주신다고 하시니 기대해 볼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언 드래곤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만...)


* Seenot Im Rettungsboot
완전한 협상 게임이라는 말에 선뜻 손이 안가서 빠졌습니다.
이날 하루종일 이런 저런 '협상게임' (이날 제가 했던 게임들은 게임에서 보여주는 스타일과는 달리 협상적인 요소가 무척이나 다분히 들어 있었습니다, 또한 이날의 멤버들은 어떤 게임을 해도 전부 '협상게임화' 하는 능력들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후후후후)에 시달렸더니, '이제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들이 무척이나 재미있게 하고 계신 걸 보니, 살짝 아쉽기도 하더군요.
카페에 놓고 가셨다니 다음 번에 도전해 볼랍니다.


에필로그 :
인원도 인원이거니와, 주말에 받기로 한 게임들이 좀 많아서 온 신경이 거기에 쏠리는 바람에 집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유일하게 해볼만한 게임이었던 '이스파한'은 '밀봉'임에도 불구하고, 특수카드가 안들어 있어서 해보지도 못했고요. 나머지 신작들은 아직 영문룰도 없는 관계로 해볼수가 없었습니다. 그 외의 게임들 역시 게임 설명할 자신이 없어서 못했고요. 여러모로 그냥 게임을 받았다는 것 만으로는 너무나 아쉬운 순간들의 연속이었네요.

마포 테이블에서 돌아간 수많은 게임들이 있었지만, 정작 해본 건 '5개' 밖에 없네요. 일주일을 기다린 보람도 없이 말이죠.
아무튼 더이상 집중하기 힘들어서, 평소보다 일찍 집에 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새로 산 게임들... 정리하느라고 하루를 그냥 보냈네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