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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모임 후기

2011 서울 국제 유아 교육전 방문 후기

다분히 개인적인 감상평이므로 태클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아무래도 국산 보드게임 관련 글들이 있다보니,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군요..)


일시 : 2011년 4월 8일 금요일 오후 3시~6시
장소 : 삼성동 코엑스 1층 전시관

프롤로그 :
재작년이었던가요?
유아 교육전의 대세는 '영어 교육'이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적어도 80% 이상이 영어 교육과 관련된 책이나 도구, 기구 들이었습니다.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다르더군요.
일단, 유아 교육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온갖 것들이 다 있더군요.
타이틀 답게 '유아 교육'에 관한 것들에서 부터, 유아 용품, 유아 가구, 유아 옷 들까지...
그야말로 만국 박람회 저리가라 입니다.

그 와중에 한가지 눈에 띄는 현상들이 있더군요.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그동안의 유아용 교육이 말그대로 '교육'에 치중되어 있었다면 이번에는 '놀이'에 치중되어 있더군요.
그게 무엇이든 간에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가지고 노는 '체험적 놀이 도구'가 제법 눈에 띄면서, 큰 부스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겁니다.

누구도 간섭하지 않고, 그냥 '놀아라'라는 식의 체험 코너...

어쨌건 필자의 관심은 보드게임이니, 보드게임 관련 부스를 찾아봤습니다.

1. 코리아 보드게임즈

이전과는 느낌이 확연히 틀리더군요.
이전에는 '체험'을 테마로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꾸미셨는데, 이번에는 되도록 많은 제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만들었더군요. (앞서 얘기한 '체험적 놀이'라는 요즘 대세에는 오히려 역행하는 전시 형태입니다.)
아마도 그전에는 보드게임을 알리려는데 주목하기 위해서였고, 지금은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자신감의 표출이 아닐까 합니다.

또 한가지... 이전에는 '있는 것 다 풀어제끼자' 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지금은 딱 '유아 교육전'에 맞는 특화된 상품위주로 진열해놓은 인상이 깊습니다. 일반적인 보드게이머라면 '별로네...'라고 하시겠지만, 이게 '유아교육전'이라는 주제에는 잘 어울리는 배치가 아닐까 하네요...

ps)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코너를 최소화한 것은 "글쎄요..." 라는 느낌입니다. 판매량에서는 어떨런지 알 수 없지만, 와서 보고 가는 사람들의 양은 예년과 비교해서 확실히 차이가 있더군요.

어쨌건, 이번 전시 품목의 테마는 '퍼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전시 품목의 절반은 퍼즐 게임인듯 하더군요.
뭐... 생각해보면, 아이들에게 떠넘기도 싶어하는 우리네 '부모님'들에게는 '퍼즐'만한 처방도 없긴 합니다.
제가 있을때와 비교해서도, 꽤나 풍성해진 '퍼즐 게임' 라인업은 '퍼즐'을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무척이나 군침이 도는 상황입니다.
필자가 추구하는 '보드게임 교육용'으로도 '퍼즐'은 꽤나 강력한 메리트를 제공하지요.
여러모로, 군침만 삼키다 왔습니다. 쩝쩝쩝....

ps) 그나저나 희안한 것 하나... 왜? '코리아 보드게임즈'라는 상호가 없는 걸까요???
잘 모르시는 주변의 분들은 '코리아 보드게임즈'만 찾다가 못찾고 제게 도움을 요청하시더군요.

2. 행복한 바오밥

교육용 보드게임류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행복한 바오밥' 부스입니다.
이제는 단독 부스가 어색하지 않을만큼의 라인업을 갖추신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다양성 면에서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만...)

필자가 주목하는 '트리비아 류' 게임입니다.

ps) 네이버 사전에서 '트리비아 trivia'을 찾아보면, 
명사.
1. 하찮은 (사소한) 것들
2. [보통 복합어에서] (퀴즈 등에서 테스트되는) 일반 상식.

말하자면 트리비아란 생활하는데, 인생을 살아가는데 전혀 관계없는 쓸데없는 지식이다.
하지만 유명한 SF소설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가 "인간은 트리비아로서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라고 했듯이 인간만의 정신적인 오아시스인 셈이다.
일본에서는 2002년 겨울 심야 방송의 하나로 '트리비아의 샘'이라는 방송이 시작된 후, 지명도를 높여나가며 2003년 여름에는 골든 타임으로 진출하여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국에서는 '스펀지'라는 방송이 대표적이죠.


보드게임 계에서 기본은 이렇습니다.
"문제를 내고, 그 문제를 맞추면 됩니다."
장르도 다양한데, '시사 상식' '문화, 예술' '과학, 종교' '스포츠, 연예' 등등...
무궁무진한 소재가 있습니다.

행복한 바오밥의 'Why?' 시리즈는 '과학' 관련 퀴즈만이 준비되어 있는데...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과학의 '지식'을 전달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문제는 너무나 적은 문제수 입니다.
이런 류의 게임치고는 지나치게 문제량이 적습니다.
2~3번 하다보면 문제를 외울 지경입니다.
'행복한 바오밥'에서 어떠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만, 필자의 의견으로는 나중에 따로 '문제 카드'만 수백~수천장씩 발매하는 게 어떠런지 제안해 보고 싶습니다.

문제 풀이에 집중해서 그렇지, 게임성 자체도 나쁘지 않습니다.
행복한 바오밥이 나름 개념있는 회사라는게, 바로 이런 점에서 들어나지요.
기존의 교육용 보드게임들이 '교육'이라는 면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게임성은 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행복한 바오밥'은 게임성 자체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물론 게임이 목적이 아닌 만큼, 게임성 자체가 아주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계속 매진해주신다면, 언젠가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임을 만드실 날이 머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판매자가 추천하는 게임...
'유아교육전'이라는 테마에 너무나 잘 어울리면서, 아이들이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게임성은 대박의 조건을 충분히 갖추었습니다.
딱 보시면 아시겠지만, 미취학 아동들이 가지고 놀기 딱 좋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필자' 자신에게나 필자가 가르치는 학생 연려이 높다보니, 쓰임새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건 오직 필자에게만 적용될 뿐, 일반적으로 저연령대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는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겠네요...

3. 조엔교육

보드게임 지도자 과정을 통해 알게된 보드게임 제작사...
안타깝게도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자사의 게임을 선보이고 계셨습니다.

나름 보드게임 업계에 있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지만, 이름마저 생소한 이 신생(?) 회사는 의외의 수작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에 따로 소개합니다.)
아무래도 보드게이머보다는 '교육용 보드게임 제작사'로 알려지시길 원하시는 듯 한데, 앞선 '행복한 바오밥'보다는 교육쪽으로보다는 '보드게임'적 요소가 훨씬 다분한 제품들입니다.
제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닙니다만, 약간 방향을 잘못 잡으신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그러고보니, 아예 회사 명칭에 '교육'이라는 단어가 있군요... 후후후
(관련해서 전체 라인업을 살펴본게 아니라서 그럴수도 있겠군요...)

(관련해서 예전에 글을 써놓은게 있는데... 다시 올려봅니다.)

1. 피퍼 :
'어린이를 위한 티츄, 혹은 렉시오' 필이 납니다. 쉽게 말해 티츄나 렉시오에서 족보를 조금 더 단순화시켰다는 거지요.  게임 시스템 적으로 창의성이라는 면에서는 다소 아쉽습니다.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보드게임의 사각지대인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의도는 매우 훌륭해 보입니다.
http://www.edumember.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14&category=

2. 아레나 써클 : 해보지는 않고, 메뉴얼만 살펴본 겁니다.
일단 이건 '대박'이네요.
상품 소개란에 나오는 것처럼 '회전' 이니 '각도'니 하는 것들은 생각만큼 그다지 (교육적으로도) 효율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추상 전략 게임'으로서의 게임성이나 게임 룰 적으로의 게임 시스템은 멋진 것 같습니다.
간만에 멋진 국산 보드게임을 만났듯 해 좋아보였는데....
그나저나 이거 국산 맞나요??? 게임 박스나 게임 구성물을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젬블로'의 사례도 있고, 제품 소개란에 '국산'이라고 표기된 걸로 봐서는 안믿을 수도 없고...
아무튼 간만에 꼭 해보고 싶은 국산(?) 보드게임인 것만은 틀림없네요...
http://www.edumember.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167&category=

필자가 주목하고 있는 국산 보드게임.
무려, 추상 전략 게임의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교육'이 아니면, 대화조차 꺼내기 힘든 한국적 상황이다보니, 제작사 측에서는 수학교구로서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듯 하지만,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는 보드게임 자체로서의 재미로서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필자가 현재 자금 사정상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도저히 게임을 구매할 입장이 못된다는 거지요...제품만 있다면 나름 열심히 소개해드릴텐데... 쩝...)

4. 라벤스부르거

은근히 찾기 어려운데 있어서 놀랐습니다.
아시다시피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작사이니까요...
재밌는 것은 '보드게임' 관련 제품과 '직소 퍼즐' 관련 제품이 서로 다른 부스에서 소개되고 있더군요.
아무래도 라벤스부르거의 '직소 퍼즐' 관련 제품에 관해서는 국내 판권의 문제와 같은 업계 사정이 있는 것일테지요...
위에 라인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익히 아는 몇몇 제품들도 있고, 유아교육전에 특화된 몇몇 상품들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회사치고는 의외로 라인업이 부실하다는 것은 무척이나 아쉬울 따름입니다.

다만, 그 명성답게 완구적인 느낌의 보드게임으로서의 퀄리티는 가히 장난이 아닌 수준입니다. 
(물론 게임성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한마디로 뽀대 하나는 최고라는 거지요. 후후후
유아 대상이라는 컨셉에는 더할나위가 없는 조건이지요.

그외..........
남는 시간에 주우욱~~ 한번 둘러보면서, 나름 필자의 관심을 끌었던 몇가지 부스를 소개할까 합니다.

흙장난은 세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아이들의 최고 놀이감이죠. 아예 그걸 테마로 만든 부스입니다.
비슷한 테마를 가진 부스가 1~2군데 더 있었는데, 재질이나 손에 쥐는 감촉 면에서 탁월한 제품이더군요.
뭐랄까? 필자에게 아이가 있다면 그냥 사주고 싶어질 정도로요...
나름 재질이 특이한데, 마치 찰흙처럼 잘 뭉쳐지면서도 오래알처럼 잘 흐트려지는 듯한 느낌이랄까? 분명 서로 다른 성질인데... 정말 어렸을때 가지고 놀던 흙 같은 느낌입니다. 그러면서 왠지 굉장히 깔끔한 느낌이랄까요.........

무려 종이로 만드는 인형놀이입니다.
종이라는 한계치고는 꽤나 정교한 편입니다.
게다가 일반 인형놀이와는 달리 조립식이라서 만드는 쾌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온 것은 그 가격...
생각해보세요.. 바로 위 농장같은 걸 사려면 완성품으로 되어 있는 인형놀이 같은 경우 과연 얼마나 할까요??
(지금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바로 위 제품의 경우, 단돈 26,000원대... (26만원 아닙니다. 2만6천원입니다...)
놀랍지 않습니다. 완전 대박입니다.

책상이 아닌 앉아서 생활하다보니, '매트'에 대한 무한한 관심이 쏠리더군요.
매트 재질이면서 칸막이로 겸용이 가능한 이 느낌은 왠지 꼭 필요해보이지 않나요???
(무엇보다도 칸막이로 활용가능하다는 점이 필자의 마음을 끌어들이는군요...)

체험 학습의 전형적인 예...
필자의 막대한 관심을 받은 이유는 한눈에 봐도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과 더불어, 요즘 추진하고 있는 '지역 문화센터 보드게임 강의'의 최대 적수로 '점토 학습'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보드게임을 모르는 부모님들이 '보드게임 강의'와 '점토로 만드는 도자기 굽기' 중 어느 걸 선택하겠냐고 한다면, 저 같아도 '점토 학습'을 선택할 것 같네요...
한마디로 이건 인류 모두의 공통 문화이면서, (앞서 말한) 흙장난의 고급형으로서 추억을 되새겨준다는 의미도 있거든요.
게다가 광고에서처럼 실제로는 굽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위험하지도 않다는 얘기일테니 더할나위가 없겠죠.
(참으로 '보드게임 강사'의 길을 험란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런 류의 조립식 장난감은 정말 흔하고 흔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제품을 필자가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첫째, 속도감이 있습니다.
사진이라 표현이 안됩니다만, 저 트랙을 따라서 차량(조잡하고 단순한 무언가에 지나지 않습니다만...)이 움직입니다. 그 속도감이 제법 대단합니다.
두번째, 가격이 쌉니다.
역시나 지금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채 2만원이 안되는 (16,000원 정도..) 가격이었습니다.
일단 조립식이니 조립하는 맛도 있을테고, 완성했을때 집안 어딘가에 인테리어로 두기에도 좋고, 아이들에게 관심을 끌게 하는 맛도 있고, 처음 보는 손님에게 자랑하는 맛도 있습니다.
단점은 아무래도 '저게 다'라는 거지요. (이건 필자가 모르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 이상의 확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품으로 이정도 퀄리티라면, (돈만 있었다면) 필자는 구매했을 겁니다.

에필로그 :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심지어 이제는 년 2회라는 전대미문의 거대 행사로 변모한 '서울 국제 유아 교육전'...
뭐니뭐니해도 대세를 읽어야 성공할 수 있는 상업적인 회사들이 모인 자리이니 만큼, 유아교육전을 통해 흐름을 읽고, 미래를 대처해나가는 것이 필수적인 코스라고 생각되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