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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모임 후기

20170729-30 보드게임콘 3

계속 이어갑니다.


일본산 게임들을 뭔가 잔뜩 준비하셨는데...


너무 설명이 없는 거 아닌가 싶네요.

그야말로 '살 사람은 알아서 사라??' 라는 건데...

심지어 한글 메뉴얼을 보드라이프에서 찾아봐라 라는 식으로 적혀있더군요.


뭐... 그래도 필요한 사람들은 알아서 사겠죠...


일본산 게임답게 가격적인 메리트도 별로 없는데, 이딴 식의 성의없는 판매방식을 거들어줄 필요는 없겠죠...


귀여운 물고기 구성물이 인상적인 블러핑 게임입니다.


블러핑 게임치고는 너무 변수가 없는게 단점이더군요.

수업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원래 '애들이 블러핑과 협상 게임에 취약하다'는게 제 평소 지론인지라, 일단은 패스했습니다.


코리아보드게임즈의 몇몇 아이들용 게임을 살짝 둘러보고 난 후...


최신작 임호텝을 해봤습니다.


오랜만에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만나는 중급 난이도의 전략게임이 아닌가 싶네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의 분류기준에 의하면, 직접 하기보다는 알려주고 남하는 걸 구경하는 게임류 쪽에 가깝네요.

이게 무슨 뜻인가 하면, "알려준다"라는 의미는 "남에게 권할만한 게임이다" 라는 의미이고, "구경한다"라는 의미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게 별로 없거나, 남에 의해 나의 결과가 결정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로 강력한 딴지 게임에서 나타나는 유형들이죠.


그렇습니다. 저는 딴지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특히나, 다굴의 가능성이 농후한 게임들은 더욱 그러하지요.

그러기에, 뒤로 한발짝 물러나서, '감놔라 대추놔라'하는 훈수에 집중하는 겁니다.

게임 자체는 충분히 재미있으니 말이죠... ㅎㅎㅎㅎ


직관적인 룰과 큼지막한 구성물이 시원스럽게 다가오는 나쁘지 않은 게임입니다.

심지어 바로 질렀죠...


근데, 게임 도중, 뭔가 이상한 것을 알아 차렸습니다.


게임의 액션 중, '배를 항구에 대는 행동이 그 플레이어에게 그다지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겁니다.'

게임의 특성상, 배가 특정 항구에 들어갔을때, 어떠한 경우에도, 이득이 작아질수는 있어도, 이득이 없어지거나, 손해를 보는 경우가 아예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는 건, 굳이 본인이 배를 항구에 대는 액션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거지요.

그냥 열심히 자신의 돌을 배에 싣기만 하면 됩니다. 어떤 항구로 들어가든 배에 많이 싣을수록 이득이 되는 것은 분명하니까 말이죠.


이 게임이 딴지 게임이 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요소가 내가 원하는 배를 원하는 항구에 넣기에 힘들다는 것에 있는데, 어떠한 곳에 들어가든 들어가기만 하면, 나에게 이득이 된다... 라는 건, 매우 심각한 오류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오류를 플레이어들이 깨우치는 순간, 이 게임은 그냥 순서대로 배에 싣고, 배가 다 차면, 순서대로 배를 집어넣는 단순한 액션의 반복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집니다. 이래서는 딴지 게임 특유의 심리전이 개입할만한 요소가 없어지는 거지요.


아직 플레이를 한번 밖에 못해봤기에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찾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저는 이 게임을 하게된다면, 저는 그냥 묵묵히 계속 제 돌을 올려놓는 액션만 주구장창 할 것 같네요.


이러한 치명적인 오류를 깨우쳤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게임을 구입했습니다.

왜냐고요???

앞서 밝혔듯이, 이 게임은 저를 위한게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권하기 위해서 존재하니까요.

중요한 건, 그 다른 사람들이 저처럼 모두가 이 치명적인 오류를 캐치해낼 것 같지가 않다는 겁니다. 

뭐, 코어 게이머라면 충분하겠지만, 저와 함께하게될 아이들의 경우, 아마도 거의 모르고 지나칠 확률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아마 이 아이들은 신나게 상대방에게 딴지를 놓는다는 기분으로 열심히 배를 엉뚱한 곳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할테니 말이죠. 그게 결국 자신에게는 별다른 이득이 되는게 아님에도 말입니다. ㅎㅎㅎㅎ


(왠지 뭔가 사악한 이유가 들어있는 것 같지만...) 전략적으로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이 게임, 꽤나 괜찮은 게임입니다.

나름 전략적인 요소도 있어보이기도 하고 말이죠. (알고보면, 다 무의미한 짓이긴 하지만요...)


"모르는게 약이다." 라는 말이 엄청 와닿는 그런 게임입니다. 후후후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