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미교 2010. 3. 25. 12:01

한국형 히어로 무비.... 전우치....
잘만든 우리 영화, '타짜', '범죄의 재구성'을 만든 최동훈 감독과 누가봐도 화려한 캐스팅 강동원, 김윤석, 백윤식까지...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작품이었다.
이거 잘하면 시리즈화까지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극초반부의 프롤로그는 CG가 너무 튀길래 약간 거시기 했지만, 이후의 옛날 배경의 이야기는 구성도 좋았고, 능청스러운 강동원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두 도사 '백윤식'과 '김윤석'도 멋이 있었다.
요컨데 이걸로 계속 쭈욱~~ 가더라도 괜찮았을 싶었다.

문제는 중반 이후의 현대 시대이다.
일단 굉장히 어설프다.
주변 상황이나 배경, 이러저러한 에피소드까지... 심지어 염정아의 등장까지... 쌩뚱맞기만 하다.
일류 환타지 시대극에서 삼류 환타지 현대물이 된 것이다.

먼저 현대 스케일 치고는 주변에 사람이 너무 없는 거 아닌가 ????
현재 시대에 사람이 혼자 있기란 실내에서 있지 않는한 무척이나 힘들 노릇이다. 어느 깊은 산중에 처박혀 있으면 또 모를까 ???
딱 봐도 영화촬영 중이니 가까이 오지 마세요... 라는 듯한 이 상황전개는 도대체 뭐란 말이냐???

500년의 시간차를 뛰어넘는 전우치 만의 엉뚱함이 전혀 없다.
전우치의 매력은 이미 초반에 충분히 보여줬으니 이제, 줄거리를 따라가야겠다... 라고 생각한 걸까 ???
히어로 무비라는 건 결국 캐릭터 영화다. 캐릭터의 매력이 전부라는 얘기다.
그런 캐릭터를 죽여놨으니 어쩔꺼냐 ????

20%는 부족한듯한 시나리오...
뭔가 흘러가는 얘기가 애매모호하다. 너무 모든게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그래도 나름 도사들의 이야기인데... 서로간에 의미심장한 대사들 좀 날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
초반에 천관대사와 화담의 대화 같은거 말이다.

얼빠진 액션...
한국영화에서 CG는 나날이 자연스러워지고 멋있어졌다.
전우치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화려하긴 한데... 멋지지 않다는 것이다.
진정 도사만의 대결이라는 느낌이 없다.
'도사'라는게 워낙 생소한 것이다보니 이것이 도사들의 액션이라고 어느 누가 말할 수 있겠냐 만은 특별한 클라이막스도 없이 다짜고짜 캐릭터들이 되살아나서 공격하는 것은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분명 킬링 타임용으로는 제법 괜찮은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출연진과 감독을 보고,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 반 정도 했다고 생각하고 더 기다려 보자...
다음번 영화에는 좀더 멋진 작품이 나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