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미교 2010. 3. 6. 14:36

8/14 헤드윅

올해 어떤 영화가 개봉하더라도 적어도 베스트 5안에 들 영화

음악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 꼭 보세요.
게이 (레즈비언) 영화에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라면 : 꼭 보세요.
(당신의 생각을 바꿔드릴겁니다)
성적 암시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 절대 보지마.


Hedwig and The Angry Inch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란
원제를 갖고 있는 이 영화는 뮤지컬 스타일을 차용한
'드레그 퀸'(여장 남자)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 이다.

ps) 원제는 노래 제목이기도 한데... 남자도 여자도 아닌 성 정체성을
가진 '헤드윅'의 육체적, 정신적 상태를 너무나도 명확히 표현해낸
문장이다.  영화를 보면 안다....

올해 부천국제환타스틱 영화제에서 선보였고, 그 이전 이미
선댄스 영화제나 베를린 영화제 등에 선보여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고향인 미국에서는 헐리우드 대작영화 '물랑루즈'에 밀려서
메이저가 되진 못했지만... 마이너에서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다.


영화를 보고 나서 처음 갖는 감정은, 재능에 관한 것이었다.

뛰어난 데뷔작을 만드는 감독은 얼마든지 많고, 그들은 심지어 연기에
시나리오 등 다방면에 활약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수 있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어서 각본, 감독, 연기 (헤드윅 역)를 맡고
있다.
다만 영화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음악은 '스티븐 트래스크'가 맡았다.
(재밌는 것은 나머지 절반을 차지한 '스티븐 트래스크' 역시 극중
'스크즈프'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영화의 절반 만으로도 질투가 날만큼의 재능을 가진 '존 카메론 미첼'
두번째 작품이 주목된다.
(자신의 전부를 쏟아부어 단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은 의외로
쉬울수도 있기 때문에... 왜냐면 대부분의 놀라운 데뷔작은
감독의 개인적인 삶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 영화 역시 예외는
아니라서 감독 자신의 삶이 투영되어 있다. 그렇기에 나는
두번째 작품을 보고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ps) 같이 영화를 본 형의 말씀마따나...
'신의 공평함'을 드러낸 것이라 한다. 감독에 연기.. 거기다 음악까지
도맡아서 했다면 너무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충분히 수긍할만한 것이었다.


원래 뮤지컬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진 '헤드윅'은 드래그 퀸 전용 바에서
조그맣게 시작되었다.  점차 공연이 성공하면서 더 큰 무대로 이동...
마침내 영화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영화가 가진 수십가지 타이틀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높게
평가하는 것은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이다.
선댄스 영화제가 내 스타일인 것은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선댄스
영화제의 '관객'들은 믿을만하다는게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최고의 영화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졸린 영화에 열광하진 않는다'는
것은 나의 영화 철학과도 일치한다.
(물론 졸린 영화에도 열광할수 있는 것이 스스로 생각하는
나의 장점이기도 하다)

뭐... 쉽게 생각해서.. '관객은 정직하다 !!!'
PS) 그런 이유로 관객은 쉽게 속는다.
감독이란 직업은 관객을 속이는 직업이다.
얼마나 잘 속이냐에 따라서 관객은 열광과 환희를 보내거나
냉담하게 뒤돌아선다.


첫 장면부터 '록키 호러 픽쳐쇼'를 떠오르게 만드는 이 영화는
'록 뮤지컬'을 최고 정점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답게...
최고의 음악 영화중 하나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최고가 될수 있는 것은...
감독의 이야기 전개 방식이라 생각한다.

중간 중간에 나레이션을 차용하기도 하지만 주된 전개 방식은
음악과 노래이다.
실로... '어떻게 음악과 노래만으로 극의 진행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갈수 있는가 ?' 라며 감탄해마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배경음악으로 노래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노래 자체가 가사이며, 노래 자체가 배경이며, 노래 자체가
심리 상태 묘사인 것이다.

얼핏보면 단순히 뮤지컬의 특징이라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그게 그렇지 않은게...
거의 모든 노래가 공연을 통해 보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말하고 행동하고, 춤추며 노래하는 뮤지컬이 아니라..
공연장에서 공연하듯이 노래하는 것으로 극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한번 생각해봐라.  공연장에서의 노래만으로 극의 흐름을 느낄수
있다는 것... 실로 굉장하지 않은가 ?

PS) 물론 감독은 이것이 가진 한계를 인식했는지...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고 있다.
영화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일방적인 보여줌 에서 벗어나
관객들 스스로의 철학과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깨우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묘하게 배치된 무대 공연 연출은 감독의 힘이든
무대 디자이너의 힘이든 실로 굉장한 것이다.
원래 뮤지컬 (연극)에서 출발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영화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봉관수가 적음을 한탄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
결국 영화가 가진 열정과 놀라움도 상업적인 극장 시스템을
피해 갈수는 없나 보다.
오히려 이 영화가 가진 상업화의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는
우리네 극장주들의 능력에 회의를 가진다.
어쩌면 이 영화가 가진 소재에 대한 선입견이 큰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필자조차도 뮤지컬이 아니었다면 궂이 이 영화를 선택할 이유를
찾을수 없었으니까...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뮤지컬이기에 상업적 선택의 이유가
될수 있겠다.

국내에 '락'을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그 많은 팬들은 다들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혹시 '락 음악은 음악일때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런지...
가장 대중스러운 음악 장르이며 문화 코드인 '락'이 우리나라에서는
어쩐지 꽤나 고급스러운 대중문화 코드에 속해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이 영화를 보면서 궂이 '성 정체성' 같은 걸 따질 필요는 없다.
그러고 싶다면 그래도 되지만...
그저 즐기고 싶다면 그편이 훨씬 낫다.

팜플렛의 표현대로 '흥분과 열정의 걸작'
마음껏 흥분과 열정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ps) 팜플렛에서 본 글...

- 영화 '헤드윅'이 공개되었을때 미국 언론은 '포스트 펑크 네오
글램 록'이라고 명명된 '헤드윅'에 대해서 '벨벳 골드마인' 보다
유쾌하고, '록키 호러 픽쳐쇼'보다 지적이라고 평하며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사를 보냈다. -

'이론적으로는 맞는 얘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 작품들을 뛰어넘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벨벳 골드 마인은 재미없는 작품이지만...
바꿔말해서, '록키 호러 픽쳐쇼보다 유쾌하고, 벨벳 골드마인보다
지적' 이라고 말할수는 없다는 것이다.
두가지 다 뛰어넘을 수 있어야만 진정으로 그 위에 설수 있다 하겠다.


ps) 개인적으로... 음악만 따로 놓고 봤을때... 좋은가 ?
라는 것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이다.
이는 내 개인적인 이유가 큰데...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그냥 넘어가겠다.


공식 홈페이지
www.hedwi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