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12/20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작년 이맘때쯤... SF 장르라 부를수 있는 '환타지'의 고전이 영화화 되어
상영을 시작했을때
사실 소설로서는 '해리 포터' 시리즈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탓에
'해리 포터' 쪽을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다.
소설 '반지 전쟁'은 도저히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1권의 중간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했었다.
(어련했으랴 ? 반세기 가까운 전의 소설이니...)
그러나, 영화는 어떤가 ???
전혀 반대의 결과가 이루어졌는데...
하나는 한 세기를 대표할만한 최고의 영화였고, 다른 하나는 실망 그 자체였다.
영화를 만든 감독은 한순간에 필자의 뇌리에 박혀버렸고,
올해 부천환타스틱 영화제에서 그의 전작들을 볼수 있는 귀중한 기회까지 얻었다.
(그전까지는 그의 전작들을 보지 않았었다)
그의 전작을 보고 나니, 이 감독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감독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수 있었다.
'피터 잭슨'
그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고, 단번에 그의 대표작 대열에 최고 자리를
꿰차고 앉은 영화 '반지의 제왕'
이전까지는 'J.R.R 톨킨'의 환타지 소설의 대표 문학이었지만
(물론 지금도 그렇다)
이제는 단연코 (적어도 필자에게는 그렇다) '피터 잭슨'의 대표작이 되어버린
'반지의 제왕' 그 두번째 이야기가 1년의 기다림만에 다시 돌아왔다.
ps) 정말이지 필자를 비롯, 많은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두번째 이야기를
기다리는 일이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는지 모를 정도이다.
역시나...
기대가 크면 그 실망감도 큰 법인가 보다.
분명 실망할만한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큰 기대감 (이 작품만큼 기대감이 큰 영화라고 한다면 터미네이터 3나
인디아나 존스 4 정도일까 ??)은 영화 관객의 입장에서 절대 피해야할 것임에
틀림없다.
이는 속편 영화가 가지는 일종의 숙명으로 이런 이유때문에라도
전편만한 속편 영화가 드문 것일 것이다.
어쨌든 뚜껑은 열렸고, 그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반지의 제왕'은 3부작이기 때문이다.
충격적으로 등장한 1편과 하이라이트라고 할만한 3편의 중간에 끼여
이야기를 진행해나가야 하는 2편 !!
그것이 맹점이었다.
즉, 별다른 사건이 없다는 것이다.
ps) 물론 이는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므로, 반론이 있을수 있다.
반지의 제왕 1편은 등장하는 그 모든 것이 충격이었다.
일본식 환타지 세계관에 익숙한 필자와 같은 세대(?)에게 전통적인
환타지 세계관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반지의 제왕은 그 뻔한
스토리 라인임에도 불구하고, 정말이지 환타스틱하다고 밖에
말할수 없을만한 비쥬얼적 묘사로 극찬을 받았다.
3편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마지막 편이니 분명히 장엄한 무엇인가가
있을 거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2편은 어떤가 ?
중간에 끼어 어중간하다.
소설이라면 끝이 궁금하여 계속 읽게되겠지만...
영화라는 것은 아무리 시리즈라고 해도 시리즈로 연속해서 계속 볼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한 작품마다 별개의 스토리와 재미를 가져야 한다.
허나, 그런 면에서 반세기 전의 고전 작품이 가지는 한계는 어쩔수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반지 전쟁이라는 소설이 가지는 가치가 퇴색되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의 경우에 있어서 '소설 반지 전쟁'이라는 것은 소설로서의 가치보다는
환타지 세계관에 대한 설정집에 가깝다고 볼수 있다.
물론 영화속에서는 대규모의 전투씬이 등장하고 충분히 멋지지만,
뭔가 '새롭다' 라는 점을 놓고 보자면, 그리 와닿지 않는 것이다.
분명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고 있지만, 영화 개봉전에 너무나 많은
사전 정보 탓인지..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여러가지 불만을 토로했지만, 기술적인 완성도는 정말이지 감탄하게끔 만든다.
특히나 마지막 공성전 장면은..
'이것이 바로 공성전이다 !'
라고 정의 내리는듯 하다.
1편의 스타가 '아라곤'이라면, 2편의 스타는 단연 '레골라스'이다.
1편의 단지 잘생긴 배우에서 2편에서는 진정한 액션 영웅으로 재탄생했다.
물론 전부 컴퓨터 그래픽의 효과이긴 하겠지만 어쨌든 멋지게 폼잡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올려놓았다.
앞서 '해리포터'와 비교하면서 그 절대적인 가치로 배우들의 연기력을 꼽았다.
역시나 자연스럽고, 열정적인 '반지의 제왕'의 배우들은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
궂이 딴지를 걸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약간 거슬리는 것이 있는데...
바로 '우루크하이'의 군대인 '오크'들이다.
오크의 분장이나 비쥬얼적인 면은 그야말로 완벽하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인간'의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인간의 능력보다 몇배는 뛰어나다고 설정되어 있는
'오크'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면...
'아~~ 저기 엑스트라들 뛰어간다'라는 느낌이다.
정말이지 그야말로 딴지임에 불과하지만, 1편에서의 흉폭함 그 자체로 여겨졌던
'오크'들이 단순무식한 깡패정도로 보여지니 안타까울 뿐이다.
기대가 큰 만큼.. 이라고는 했지만, 워낙 훌륭한 전작을 만든 이상
기대를 안할수가 없다.
뒤에 나올 3편은 그저 정교하기만한 그런 작품에서 벗어나,
'피터 잭슨' 자신만의 색깔을 두겹 정도 칠한듯한 작품을 만들어 주길 바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