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에이치)
12/27 H (에이치)
살인을 부르는 이름 'H'
염정아를 제외하고는 지진희, 성지루, 조승우 라는 다소 낯설은
배우로 얼핏 저예산 영화라는 선입견을 묘한 맛을 풍기는 예고편과
단 한줄의 문장으로 관객의 시선을 잡는데는 성공했다.
보통 이런 류의 영화는 '과연 범인이 누굴까 ?' 라는데에
초점이 맞쳐지지만, 이 영화는 '과연 H가 무슨 뜻일까 ?'가
더 중요하다.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H'의 뜻은 의외로 뜻밖이었다.
물론 영어에 강하다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단어일지도 모르지만,
영화를 보면서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분명 성공이라고 할수 있겠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실망스럽다.
때때로 짜증스러운 면도 보인다.
배우로서의 '염정아'에 처음 관심을 가졌던 것은 '테러리스트'를
보고 나서다.
특별히 연기라 부를만한 것은 없었지만, 왠지 기억에 남는다.
(사실 '왠지' 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게, 분명한 이유가 있지만
밝히고 싶지는 않다)
오랜만에 다시 등장한 그녀이지만, 조금도 성장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어쩌면 배역이 자신의 이미지와 맞지 않았던 탓도
있을 것 같다.
이번에 데뷔작이라는 '지진희'는 사진작가 출신이라는데...
생김새와는 다른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려고 했지만,
자기 혼자 발광하다 끝나 버렸다.
자신의 감성을 관객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관객에게 '쟤, 왜 저래 ?'
라는 느낌만 주었다.
일종의 오버 + 자기만족 에 머물렀다고나 할까...
연쇄살인범 역에 '조승우'라는 매우 잘생긴(?) 젊은 배우가 나오는데
잘생겼다는 것 외에 특별한 것은 없다.
뭐, 그것도 누구에게는 가치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필자에게는 전혀 아니다.
종종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연쇄 살인마의 카리스마와는
차이가 많다.
아직까지도 '스릴러' 장르에서 있어서 한국영화의 능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조만간 개봉할 '살인의 추억'이나 기대해봐야겠다.
ps) 마지막 장면에서 '염정아'도 'H'의 영향으로 '지진희'를
죽이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듯 한데...
필자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완전히 이성적인 판단으로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유야 어쨌든 낳아준 어머니를 살해한 자책감밖에는 남지 않을께 뻔한
'강형사'를 고통에서 해방시켜줬다 정도로 생각되어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