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미교 2010. 3. 6. 03:40

2003/4/21/월  동승
메가박스 6관 1회

기대가 컸다 !!
제작기간 7년 이란 세월은 대부분의 경우 그 결과로 표출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쉽지만, 너무나도 아쉽지만, 그 결과는 씁쓸하다.


첫째, 지루하다 !!

꼭 코메디라서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무섭고 끔찍한 영화도 재미있을수 있고, 심각하기 이를데 없는 정치영화도 재미있을수 있고, 아무것도 아닌 그저 그런 3류 영화조차도 재미있을수 있는 것이다.

혹시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는가 ?
마찬가지로 감독 혼자서 여러해의 세월동안 혼자서 북치고 장구쳐서 만들어낸 시대의 걸작이었다.
심각하기가 이를데가 없고, 처절함이 묻어나는 그 영상은 관객에게 즐거움은 커녕 가슴저림만 남겨놓았지만... (게다가 상영시간 또한 장난이 아니었다) 결코 지루하진 않았다.  오히려 그 영상이, 그 기분이, 그 마음이 내 마음속에 가득 남아 시간을 두고 오랫동안 곱씹어 볼수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 '동승'은 재미가 없다.  시작하고 10분후 지루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언제 끝나나 ?'라는 물음을 마음속에 품게 만들었다.
(물론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다)

영화의 가치는 이유야 어떻든.. 느끼는 감정의 골이 어떻든... 관객이 느끼는 다양한 재미에 달려있다.
인생을 관조하고픈 연출자의 색깔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지만, 이토록 지루한 영상이라니...
좀 더 공부해주길 바란다.


둘째, 어설프다 !!

글쎄.. '어설프다' 란 말이 좀 심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다른 표현은 이렇다.

'너무 난 척 한다'

7년이라는 제작 기간이 무슨 고행의 길도 아닐진데, 너무 잘난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의욕이 너무 강해서 관객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자~~!!  어떠냐 ???

라며 관객에게 반응을 물어보는 듯한 영상과 연출은 뭔가 깊이 있는 것을 기대했던 필자의 기분과는 전혀 상반되는 것이었다.

특히나, 일부러 짜여진듯한 사건 전개 (특히나 영화 말미에서 막내 스님 '도념'을 입양하러 온 아주머니와의 장면은 어설픈 장면 전개의 핵심이랄수 있다)는 불교적인 명상을 느끼기에 방해가 된다.

배우들의 연기도 생각만큼 훌륭하지 못하다.

다만 큰스님의 연기는 훌륭하다 못해 진짜 '스님' 같다.
(만약 진짜 스님이라면 진짜 뛰어난 연기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장면도 있고, 의미있는 장면도 있지만, 현학적으로 뛰어나려는 욕심이 앞선 나머지, 너무나 작위적이라서 의미가 퇴색되어 버렸다.

그동안 공들인 시간이 아깝다면, 완전히 모든 걸 버리고 다시 태어나주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