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단편선
'느낌표 선정도서'
요즘 이 말처럼 '선택의 폭을 강요' 당하는 말이 있을까 ?
'느낌표' 라는 프로그램이 한국 사회에 끼치는 긍정적인 부분을 인정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업성이라는 면에서 볼때 그저 단순히 유쾌하게 지나갈 일만은 아님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ps) 물론 방송에서는 수익금 전부를 '기적의 도서관 건립'에 쓰겠다고는 하지만,
그냥 순수하게 받아들일 만큼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순수하게 받아들여서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또한 웃기는 짓이다.
왜냐면 작가나 출판사도 결국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닌가 ???
오히려 '전부'가 아닌 '일부'라고 했으면 그냥 그려러니 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
-----> 미안, 다 쓸데없는 딴지였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필자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지난번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라는 책을 통해 단편스토리의 위대함(?)을 알아서 였고,
게다가 '톨스토이' 라는 이름 때문이었다.
결코 '느낌표'라는 TV 프로그램의 영향은 아니었음을 밝혀둔다.
(사실 오히려 '느낌표 선정도서'라는 타이틀이 선택에 상당한 장애를 가져왔다)
작가가 가지는 명성에 비례해서, 필자의 기대감은 상상을 초월한 상태였음을 인정한다.
본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는데, 한번쯤은 예외가 나오기를 기대해봤지만, 결국 새삼스럽게 격언만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우선 이 책은 독자의 대상 자체가 필자와 상반된다.
결국 마지막에 작품해설을 보고나서야 처음부터 필자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처음 필자는 '톨스토이 단편선'이라는 제목을 보고, 대문호 톨스토이의 세계관이 듬뿍 반영된 색다른 이야기의 모음집 정도로 생각했었다.
허나, 이 작품은 러시아와 그 주변국가들의 '민화'를 톨스토이 식으로 다시 써내려
간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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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이 '불과하다' 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 내용이 필자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철저히 무신론자인 (물론 '신이란 건 없는 것보다는, 그나마 있는게 낫다' 라고는 생각할지라도..) 필자에게 '하느님의 말씀이니...., 하느님의 뜻이니....' 라며
종교적인 이상을 강요하는 글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이야기 자체도 엉성하고, 어설프기 짝이 없다.
동양적인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런걸까 ?
아무리 빠져들어 보려고 해도 '이건 아니다'라는 느낌 뿐이다.
(좀 심한 것 같지만, 어느 정도냐 하면....)
사무실에 있으면 가끔 들리는, 혹은 길 가다가 보는 생판 모르는 아줌마들이
꼭 읽어보라며 권해주는 교회 책자를 받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대부분은 무시하고 그냥 지나가지만, 혹시 받아 본적이 있다면...
거기 한귀퉁이에 실릴만한 글이거니,,,,
생각하면 되겠다.
작품해설에 보면
'민중들 속에서 민중들의 삶이 녹아나는 작품, 그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만한 주제 그리고 그들만을 위한 간결하고 명료한 단어…… 톨스토이의 문학은 그야말로 민중을 위한 예술이다. 배고픔을 알고 노동의 즐거움을 알며 그들의 희망까지도 읽어내는 그의 작품 속에는 그들이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될, 그것도 행복하게 살지 않으면 안 될 이유와 그 방법이 들어 있다.'
고 했는데, 필자는 민중이 아니거나, 배고픔만 알고 노동의 즐거움을 몰라서 인지
전혀 즐겁지 못했다.
물론 이해하려고 하면 전혀 이해못할 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이해할만큼 훌륭한 설교 (그렇다... 설교인 것이다)도 아니라는게 문제다.
한가지 확실한 건...
비싸게 주고 산 책치고는 값어치를 못했다는 것만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