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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은 책상이다

좋은미교 2010. 3. 6. 03:28


책상은 책상이다 (페터 빅셀)


묘한 이야기다.
누구나 공감할만한 흥미진진한 사건이나 폭발적인 힘을 느끼게 할 만한 일이나
자지러질만큼 웃긴 내용은 없지만,
이야기를 곱씹어 볼수록 뭔가 와닿는게...
한두번쯤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우화(愚話)' 이다.
고집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편집증 환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리석은 인간'
들이 등장하며, 그들이 결국 어떻게 무너지는지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하게도 작가 자신은 이러한 '어리석은 주인공'들을 미워하거나 경멸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사람, 한둘 정도는 있어도 그다지 나쁘지 않지 않을까 ?'
라고 말하는 것 같다.

달리 생각해보면, 요즘 시대의 트랜드인 '매니아'들에 격려 의식 같은게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 같긴 하다)


언제나 새로운 색깔과 화려한 문구로 독자를 감동시켜야 하는 것이
'작가'라는 사람들의 의무(?)라고 알고 있다면,
이 책의 문체는 다소 엉뚱하다 못해 생뚱맞을수도 있을 것이다.
'지구는 둥글다'나 '책상은 책상이다'에서 나오는 집요하리만큼의
반복적 언어 사용을 보고 있자면,
처음에는 '이거~~ 뭐 하자는 수작이지 ??' 라는 생각이었다가...
어느샌가 슬며시 미소지으며,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라는 존재는 특이하다 못해 엉뚱하기까지한 얼토당토한 상상력으로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내느냐가 관건인 모양이다.

필자로서는 생소한 '스위스' 작가 라는 사실도 관심을 둘만한 대목이다.


유일한 단점은 책의 분량이 너무 적어서
조금 더 읽고 싶은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