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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허슬 : 또 하나의 장르, 주성치 영화

좋은미교 2010. 3. 6. 02:49


홍콩식 코메디라는 말이 있다.  그 특유의 스타일로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극렬하게 나뉘고 있다.

주성치식 코메디라는 말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절대적인 지지와 열광을 동반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홍콩식 코메디'에게서 느끼는 어설픔과 엉뚱함의 대명사였다.

 

필자는 후자에 속한다.

왠지모를 어설픔과 오버 액션이 정교한 스타일의 연기를 선호하는 필자에게는 심히 와닿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그런 그가 세월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소림축구'라는 걸작을 세상에 내놓았다.

'자! 봐라.. 내가 못해서 안한게 아니다' 라고 소리치는 듯 말이다.

이때까지 필자가 좋아하는 '주성치' 영화는 '소림축구'와 '서유기전 2부작' 밖에 없다.

서유기전도 '손오공'을 연기한 주성치의 놀라운 연기에 감탄했을 뿐이다.

 

전작(소림축구)의 엄청난 성공에 힘입은 주성치는 이제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세계를 상대로 한 영화를 만들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주성치의 재능과 헐리우드의 자본이 만났으니 관객을 흥분시키는 최고의 작품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자신을 우상처럼 받들고 있는 기존의 매니아들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이냐 하는 것이다. (사실 궂이 그들을 만족시킬 필요는 없을런지도 모른다. 그들로서는 세상 밖으로 나와준 주성치가 너무나 반가울수도 있다 - 물론 내 생각이다)

 

영화에 대한 첫 평가는 당연히 '무척이나 재밌다'라는 것이다.

전작과 비교하자면 '소림축구'의 아성이 너무나 대단해서 전작보다 확실히 낫다는 평가는 감히 내릴수 없지만, 그게 그리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시작부터 광오하게도 자신의 전작을 짓밟고 시작하는 '쿵푸 허슬'은 오늘날 세상에 (성룡식 액션이  새롭게 부활하지 않는한) '매트릭스' 스타일의 액션과 '주성치' 스타일의 CG 액션으로 나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성급한 생각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액션씬은 예술의 경지다.

매트릭스의 액션이 '멋지다'라는 느낌이라면, 소림축구나 쿵푸허슬의 액션은 '즐겁다, 신난다, 재미있다'라는 느낌이다. (확실히 성격이 다르다)

 

초반의 도끼파 에피소드와 등장 시퀀스는 의외의 진지함과 무거움으로 '코메디'를 기대하고 왔던 관객들을 순간 긴장시킨다.  이런 긴장감은 '세 명의 무술 고수의 죽음'에서 절정에 달한다.

'궂이 이럴 필요까지 있었을까 ?'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필자 하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양념처럼 들어가 있는 로맨스는 불필요해보일 정도긴 하지만 흉은 아니다.

관객들이 기대하는 '주성치식 개그'는 사실 별로 웃기진 않는다. 그렇지만 영화와는 잘 어울린다.

몇몇 장면은 폭소를 터뜨릴 만한 재미를 선사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기억에 남는건 액션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만큼 액션의 퀄리티가 멋지다!!

 

아무리 허무맹랑한 무협액션을 추구하고 있긴 하지만 너무나 급작스럽게 무술 고수가 되어 버리는 '주성치'는 조금 생뚱맞다.  뭐 플레이 타임상, 이쯤에서 '변신'이라는 점은 당연한 귀결이긴 하지만...

 

소수(?) 매니아의 주성치에서 대중의 무비스타 주성치로 거듭난 만큼 이후의 주성치가 '흥행'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는다면 자신의 지지기반인 매니아들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다.

초창기때부터 자신을 배신하지 않고 잘 따라와준 이들을 배신하지 않고, 지금처럼 일반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승승장구하는 주성치를 보게 될 것이다.

 

ps) 벙어리 소녀로 등장하는 '황성의'라는 배우 (이름을 몰라 찾아봤다. 훗~), 정말 예쁘게 나온다. 내 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