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게임이 너무 하고 싶어서, 이번에 마음을 굳게 먹고 열심히 게임하러 다니기로 했다.
그 첫번째 일정은 '대방동'에 위치한 '카페 아쿠아' 였다.
전날 밤과 당일날 비가 많이 내려, 이러다가 또 못가겠네... 싶었는데... 다행히 필자가 직접 움직이는 시간에는 비가 그쳐있었다.
약도 및 네이버 지도를 참고하여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아쿠아' 라는 이름답게 실내를 가득 차지하고 있는 수족관은 카페 아쿠아의 또다른 명물인듯 하다.
다만, 워낙 게임에 목마른지라 다른 걸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 좀 아쉽다. 다음에 갈때는 이것저것 물어보는 여유도 있었으면 좋겠다. 후후
핀카 Finca
지난 번, 꿈꾸는 다락방에 갔었을때 배운 게임인데... 자꾸 생각이 나서 (사실은 다시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ㅋㅋ) 다시 한번 해보았다.
이 게임의 자랑거리는 뭐니뭐니해도 화려한 콤포넌트일 것이다.
문제는 필자가 생각하기에 바로 이점이 최대 단점으로 작용하는 면이 있다.
물론 콤포넌트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뭔고 하니, 이 과일 콤포넌트와 일러스트가 은근히 헛갈린다는 것이다. 리얼하게 그려진 과일 그림과 적당히 간략화된 과일 콤포넌트는 몇번을 해도 서로 매치가 헛갈리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그나마 눈에 잘 띄는 색깔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종종 애매할 때가 있다.
게임은 눈치보기와 전략적인 구성이 복합적으로 되어 있는데...
이 게임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필자의 생각으로는 "내 마음대로 되는게 없다." 라는 것이다.
지금와서 느끼는 건데, 일반적인 룰을 뛰어넘게 해주는 특수 타일 4개의 존재가 없다면, 아마도 답답해서 이 게임을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내 마음대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게임 자체는 스피드하고, 직관적이다. 잔룰이 조금 있지만, 뭐... 그정도쯤이야... 우리네 게이머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러스트와 콤포넌트를 착각하지만 않는다면, 특별히 어려울 만한 요소도 없다.
충분한 재미와 전략적인 유용함을 두루 갖춘 좋은 게임이다. (기회가 있다면 사고 싶다... 쩝..)
ps) 지금 생각났는데, 또다른 단점이 하나 있다. 최대 4인까지밖에 못한다는 것이다. 이 재미있는걸 왜 4인까지밖에 못하는가??? 라는 거다. 후후후
필자의 최종 점수... 앞에 분들이 자원에 목숨거는 동안, 딱 필요한 것만 모아서 마지막 신의 한수를 둔 덕분에 단독 꼴등에서 갑자기 1등이 되었다. 아싸~~~~~
엘픈 랜드
앞선 핀카의 그 느낌...."내 마음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어" 를 제대로 보드게임 초창기에 느끼게 해줬던 게임이다.
실로 오랜만에 이 게임이 급 댕겨서 억지로 밀어붙여 하게 되었다.
사실 필자가 보드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때 이 게임에서 엄청 발린데다가 장고의 안좋은 기억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필자의 보드게임 인생에서 최초의 판매목록 중에 들어갔던 게임이었다.
이후에 몇번 구할 기회가 있었지만, 무시하고 있다가 이제와서 다시 구할려니, 예전의 그 쌌던 기억때문에 다시 구하기가 애매해진 게임 중에 하나이다.
게임은 전형적인 "눈치 보기"의 형식을 띄고 있다.
자신의 말을 최대한 움직여 되도록 많은 마을을 방문하여 자신의 기둥을 많이 회수하는게 목적이다.
맵이 나름 넓기 때문에, 인원이 적을 경우, 많이 애매할 수 있다.
이번 게임은 4인으로 진행했는데, 그 정도 인원에서도 살짝 치열한 맛은 떨어지는 듯 했다. 적어도 5인 이상 (최대 6인)은 되줘야 갑갑함과 짜증남이 극에 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왜냐고 묻지 말아라. 원래 그러려고 만든 게임이니까... ㅎㅎ)
게임 진행상으로 보면, 은근히 '장고'를 유도하는 게임 스타일인데, 나름 게임들에 익숙해진 지금에 와서는 궂이 많은 장고를 할 필요를 못느낀다.
앞선 핀카의 경우, 선택의 폭이 나름 넓지만, 이 게임은 그다지 넓지 못하다. 선택의 지점은 오직 이동타일을 놓을 경우에만 발생하는데, 어차피 내가 가야할 길은 정해져 있는 법이니까....
오히려, 내가 가지 않을 길에도 이동 타일을 놓아, 다른 사람을 속이는 전략이 더 돋보일 수 있는 게임이다. 이점이 이 게임의 최대 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ps) 아~~ 그러고보니, 생각났다. 왜 이 게임을 팔아버렸는지를....
필자가 가장 싫어하는 보드게임의 요소인 "다굴의 위험성" 때문이다.
모든 플레이어가 처음 시작부터 갖고 있는 길막힘 타일이 어느 한 플레이어에게 몰릴 경우, 그 플레이어는 이미 날샜다고 봐야 한다. 그런 의미로 너무 혼자 노는 것은 전략적으로 좋지 않을 수 있음에 유의하라.
처음 시작할때보다는 '승부'에 몰두하되, 집착하는 경향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이제는 이 게임을 받아들일 수 있을 듯 싶다. 그런 의미에서 역시나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구해야될 필수 게임이 되었다.
스톤 에이지
(게임하면서 사진을 찍지 않아 사진이 없습니다. 쩝...)
이번 게임 모임은 예전의 안좋았던 기억을 바꾸는 추억인가 보다. ㅋㅋㅋ
역시나 안좋은 기억으로 아예 애초부터 구매하지 않았던 게임이다.
수많은 주사위 게임이 있고, 늘 주사위 신에게 버림받았던 필자로서는 대표적인 주사위 게임은 카탄을 비롯하여 왠만한 주사위 게임은 피해왔던 터였다.
그 주사위 게임의 악연에서 벗어나게 해준건,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주사위 게임인 '천사와 악마'였고, "주사위라는 건 간절히 원하면 나온다." 라는 필자의 명언(?)이 쏟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거기에 마음을 비운 카탄에서의 승률이 필자를 고무시켰고, 최근의 베가스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주사위 게임이면 일단 구매목록에 들어갈 정도의 상황이 된 것이다.
스톤 에이지의 첫 플레이 인상은 너무도 뻔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죽어도 안나오는군." 이었으니까...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주사위 신의 개입은 사람을 미치게 하기에 충분한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뭔가가 달라졌다.
주사위 신에게 버림받은 느낌은 여전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 이제는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가끔 터져주는 것인가 보다. 그 맛에 더욱 몰두할 수 있는거고 말이다... 후후)
스톤 에이지는 일꾼 놓기를 가장한, 전략적인 선택이 가능한, 결국은 주사위 게임이다.
뭔 짓을 해도 주사위가 저주스러우면 이길 수가 없다. 주사위가 정말 확률게임인지 의심스럽게 만드는 저주받은 주사위는 결국 안될놈은 뭐를 해도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쨌든 안좋은 기억을 뒤에 남긴채, 급하게 댕겨서 해본 스톤 에이지는 여전한 느낌이었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동안 여러 게임을 해본 결과를 통해, 일꾼 놓기에서 일꾼이 많았을때의 효용성과 밥집(서플라이)이 필요한 게임에서 밥집의 효용성에 대해 대충 파악해놨다는 것이었다.
물론 둘 다 충분하면 좋겠지만, '내가 그럴리가 있나??' ㅋㅋ
초반에 일꾼에 투자한 결과와 다른 건 다 내치고, 금과 점수 타일에 올인한 결과, 테크트리에 올인한 여타 고수들을 가볍게(??) 물리칠 수 있었다. 물론 두 분이 막대한 자원을 두고도, 점수 타일을 너무 관과한 이유가 가장 컸지만, 뭐... 과정이야 어떻든... 이겼으니까 된거다. 푸하하하하하하
멋진 콤포넌트와 전략적인 일꾼 놓기, 그리고 주사위의 랜덤성까지... 분명 훌륭한 게임임에는 틀림없지만, 다시 하라면 글쎄.... 라는 느낌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소규모 플레이어를 위한 보드게임 수업에서는 "가르치고 지켜보기"의 재미가 충분한 게임이다. 그런 의미로 '구매 결정' 한다. ㅋㅋㅋㅋ
카르타헤나
간단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전략성을 느낄 수 있는 필자의 선호 목록에 있는 좋은 게임이다.
다만, 익숙해있는 플레이어들 간에 게임을 할 경우, '선플레이어'가 왠만하면 이기는 시스템은 너무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 않으려면, 무수히 많은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지만, 그것까지 계산할 정도로 이 게임에 목숨을 걸 필요는 없어보인다.
아쉬운 이유는 뒤로 두고, 여전히 매력적인 게임 시스템과 인원에 따라 차별화되는 전략적인 선택지는 확실한 재미를 보장한다.
알함브라 빅박스
오늘의 메인 게임 되시겠다.
주인장께서 사놓고, 확장룰을 몰라 못하셨다고 하길래, 나름 확장 1~4까지 가지고 있는 매니아로서 안해드리면 도리가 아니죠.
개인적으로 5번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갖고 싶다는 열망을 느끼게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조차도 부담스러운 상황인지라... 아직까지는 간만 보고 있다.
빅박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트레이...
가지런히 정리된 트레이를 보고 있자면, 공감의 넘어 뿌듯함가지 느껴진다.
그러나....
이걸로 실제 게임을 할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일단 한번 확장을 해본 이후에는 기본판만 가지로 게임하는게 너무 싱겁게 느껴질 것이다. 결국 확장을 포함하여 게임을 하게 되는데....
일단 가지고 다니기에는 부담스럽다. 혹자는 게임의 박스는 놔두고 내용물만 가지고 다니시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는데, 물론 취향탓이겠지만, 필자같은 사람에게는 왠지 맛이 안난다고나 할까???
두번째는 매 확장마다 4가지 추가요소가 있는데, 이는 나름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문제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선호하는 추가 요소가 다르다는 것이다.
모든 확장 요소를 다 넣고 하면 좋겠지만, 괜히 복잡하기만 하고, 은근히 쌓이는 카드와 타일때문에 게임 진행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결국 내가 원하는 몇몇 요소들만 실제 게임에 적용하게 되는데...
필자의 경우, 기본판 트레이를 빼고, 확장 버젼을 한꺼번에 다 넣어 가지고 다니는데, 내가 원하는 추가 요소들만 따로 모아서 관리한다.
위의 빅박스의 경우에는 각각의 추가 요소마다 따로 트레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필요로 하는 요소들만 합쳐서 놓을 수가 없다. 이럴 경우, 매 게임할때마다 각각 따로 빼서 관리하거나 게임이 끝났을때 일일히 분류해서 정리해놔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하게 된다. 물론 대충 쑤셔 박아놓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빅박스를 사놓고, 이 멋진 트레이를 놔둔채 대충 쑤벼박아 놓는다는게 게이머로서 할 짓을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알함브라는 구매하는 사람이거나, 모든 확장을 갖고 싶은 사람에게는 훨씬 더 나은 조건을 갖는다. 일단 가격부터가 훨씬 저렴하다. 게다가 뽀대는 덤이다... 후후
필자가 개인적으로 '빅박스'에 필이 꽂힌 계기 중 하나는 의외의 구석에 있다.
바로 메뉴얼이다.
현재 만들어져 있는 알함브라 확장 버젼의 한글 메뉴얼들은 솔직히 좀 중구난방의 경향이 있다.
그런데, 빅박스에 들어있는 메뉴얼을 보고 있자면, 이미 만들어진 한글 메뉴얼을 다시 만들고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다. (물론 다시 할 것 같지는 않다.... 왜냐고요?? 난 이미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으니까... ㅋㅋㅋ)
영문 버젼이라도 좋으니까 갖고 싶다... 라는 느낌이 든 메뉴얼은 처음이다. 후후
게임은 필자가 강력 추천한 7가지의 추가 요소를 포함하여 3인플로 진행되었다.
예전에 4가지 확장까지 나왔을때, 모든 추가 요소를 포함하여 4인플로 3시간 30분 걸린 적이 있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2시간이 약간 안될 정도의 플레이 타임 (심지어 설명 포함이다.)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미 알함브라 기본판을 할 줄 안다는 전제가 크긴 했다.
기본판 알함브라는 물론 훌륭하고 좋은 게임이지만, 확장 요소가 들어간 알함브라는 가족용 게임에서 '전략 게임'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선택할 요소와 분기가 많아짐에 따라, 보다 정밀한 사전 요소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 최종 결과이다.
필자의 나름 압승과 그야말로 예술적으로 지어진 필자의 알함브라 궁전의 모습이다.
시간 관계상 5번 확장은 못해봤는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5번 확장만 해서 플레이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에필로그 :
간만에 불태운 시간이었다.
역시 이러쿵저러쿵 해도, 게임하는 시간만큼 즐거운 시간은 없는 것 같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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