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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 : 파스타 (완)


요리 드라마다.
그래서 기대가 컸다.
최악은 아니었지만, 최고도 아니었다.

사람 사는 세상이니 러브 라인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에서는 러브라인이 전부인 것 같다.
전쟁 드라마도, 경제 드라마도, 정치 드라마도 그럴진데... 하물며 겨우 요리 드라마에서야 어찌 해볼 수도 없는 거겠지.

어떤 직업, 어떤 신분,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 타령만이 드라마를 이루는 주축이 된다.
이젠 질린다. 아니 예전부터 질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1화부터 드라마를 보았다. 왜 봤을까 ???
단 한가지... 요리와 요리사를 내세운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그게 뭐 ???? 라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세상에는 요리와 요리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수많은 장르의 예술(?), 예능 작품들이 존재한다.
적어도 이들 중 괜찮은 거 하나, 참조만 했더라도 이렇게 어이없는 요리사를 그려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드라마, 어디에 '요리사'로서의 긍지와 '요리사'로서의 성공담이 숨어 있단 말인가 ????

가장 최악은 돼먹지 않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연기한 '이선균'이다.
최현욱이라는 캐릭터가 그정도로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라면, 다른 캐릭터들과 갈등이 일어날때마다 그렇게 어설프게 행동해서는 안됐다. 실력으로... 오직 실력으로 찍어 눌렀어야 했다.
특히나 3류 요리사에 가까운 '서유경'이란 캐릭터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은 정말 짜증이 났다.
사랑에 빠진 한 남자로만 생각한다면 억지로라도 그럴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요리사로서의 자질과 쉐프로서의 행동에 사사건건 딴지를 놓는 행동에 대처하는 안일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은 그야말로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부터 타고난 부드러움을 가진 이선균으로서는 악에 받히고, 표독스러워야 할 카리스마 쉐프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그것이 참 안타깝다.

모든 상황에서 가장 말이 안되는 것은 역시 뭐니뭐니해도 '설준석' 사장에 대한 주변인에 대한 태도이다.
극중에도 나오지만, 실제 사장인 '김산'의 입장에서야 그럴 수 있다고 쳐도...
다른 사람들... 레스토랑 요리사들과 심지어 함께 일하고 있는 다른 홀 직원들은 천하무덕한 '설 사장'이 밉고, 싫지 않은 건가 ?
하긴, 뭐 당사자인 '서유경'조차 용서하는 분위기였으니 말 다했지...
정말이지 천사같은 캐릭터들이 아닐 수 없다. (병신들... 아주 육갑을 해라...)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오세영과 최현욱의 관계 설정이 봐줄만 했다.
물론 처음에는 의외로 거칠게 반응하지 않는 최현욱이 좀 이상하긴 했지만, 나중에 비하인드를 알게 되고 나니, 충분히 이해가 갔다.

멜로 드라마로서 '파스타'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단순한 멜로 드라마를 기대한게 아니었기에 그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지나치게 멜로에 의지하지 않는 직업 드라마를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