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3 트리플 X
(영화본지 꽤나 시간이 지난 터라 정확한 감정이입이 어려운 상태이다.
이점 양지하기 바란다)
남성의,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액션영화 !!
흔히들 모든 액션 영화가 남성을 장르라고 생각하지만,
본 작품처럼 남성의 쾌락을 위해 모든 장치가 존재하는 작품은 실로 오랜만이다.
(사실 '없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모든 영화를 섭렵한 필자가 아니기에 그것만은
피했다)
이전에는 근육질의 마초맨들이 그런 역활을 수행했었지만, 빈수레가 요란한 듯한
무작정 액션에 남자들도 쉽게 질리곤 했다.
특히나 영화라는 장르(?)에 익숙한 남자라면 더더욱 그랬다.
몇몇 분들은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분명 이 영화는
첩보영화 라는 탈을 뒤집어 쓰고 있다.
첩보영화의 대표작이라는 '007 시리즈'와 비교해보면 이 영화의 장점은
너무나도 극명하다.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그 자유도에 있다.
이런 느낌을 글로서 주장하는데 한계를 느끼지만, 한번 해보겠다.
사실 영화라는 매체 특성상 자유도와는 거리가 멀다.
일방적인 매체이기 때문이다.
매체의 특성이 그렇기에, 차라리 인물의 성격과 시나리오에 자유도를 부여한다.
자유도라 하니, 멀티 앤딩 따위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필자가 주장하는 자유도는 '위험을 즐기는 일탈 행위로서의 자유'를 말함이다.
흔히들 시원하고 과격한 액션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하지만
필자는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이 영화에서도 이전의 그것에 버금가는 시원하고 과격한 액션으로 도배되어 있지만
다른 이전의 영화와는 달리 '카타르시스'를 느낄수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배우의 카리스마인지, 연출력의 승리인지 알수 없지만
어쨌든 그런 시원스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단순한 킬링 타임용 오락거리에 불과하지만, 이정도 킬링 타임이라면
돈을 투자할만 하다.
남성용이라 하면, '과격한 액션'을..
여성용이라 하면, '애틋한 로맨스'를 떠올리기 십상인데...
이 영화에서의 액션씬은
람보나 코만도 류의 과격한 액션보다는 덜하고...
성룡류의 아크로바틱한 액션보다는 약하고...
007 시리즈 특유의 세련됨은 부족하고,
다양하고 예쁜 여자들이 우르르 몰려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볼때는 즐겁고, 보고 나면 또 보고 싶은...
'확실한 재미'라는 것을 주고 있다.
ps) 예쁜 여자가 안나오는 것은 매우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전형적인 액션영화이긴 하지만, 첩보영화로서의 틀도 나름대로 유지하고 있다.
비밀요원이라는 것은 너무나 뻔하니 넘어가고,
각종 특수무기 (많은 분들이 원하시는 투시경.. 후후후)와
첨단 장비들이 동원된다.
하지만, 여타 007 영화에서 그러했듯이,
이러한 특수무기, 한두번 쓸까말까 하다.
혹시나 TV 시리즈라는게 있다면 꽤나 쏠쏠한 재미일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인종불명의 '반 디젤'이란 인물이다.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왔는지 알수 없는, 이 인물은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얼핏 인종을 파악할수 없는 생김새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 질서내에서 허용하는 최대한의 위험과 스릴을 즐기고,
때로는 무모하다싶은 일도 저지르고 다니는 위험한 녀석
남자라면 첩보원 만큼이나 되고 싶은 인물일 것이다.
그런 녀석이 듣도 보도 못한 '특수요원'으로 거듭난다.
그럴듯 하지 않은가 ?
사실 시나리오 상으로 보면 별거 없지만,
그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것이 이 영화의 미덕이 아닐까 한다.
복잡다단한 첩보영화의 미덕을 과감히 포기하고, 전형적이며 상투적인 말발로
무장한 양아치를 내세운 실리적인 대사구사는 매우 친숙하게 느껴진다.
액션을 위주로 한 첩보영화에는 어느 것이나 다 그렇듯 끈적끈적한 긴장감은
부족하고, 치밀한 머리싸움 같은 것도 없지만...
'재미'라는 단 한가지 명제를 만족시키는 이상, 상업영화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1편을 보면서 2편을 보고 싶은 영화는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 영화의 가치를 말할수 있겠다.
2편은 좀 더 복잡해졌으면 좋겠다. 후후후
ps) 한가지 오버스러운 것이 있는데...
'무식하고 잔인한 악당 두목에 의해 무기를 개발한 개발진들이 생화학무기
개발 완료후 이런 저런 이유로 몽땅 살해되는 장면이 있다.
이를 훔쳐본 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는데...
내 생각에 오버라는 느낌이다.
물론 그 생각은 기특하다고 볼수 있지만...
그 개발진들이 잡혀있는 과학자들도 아니고, 평범한 소시민은 더더욱 아니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죽음이라는 것을 처음 접하는 것도 아니고...
순수의 결정체는 더더욱 아니다.
쉽게 말해 악당의 하수인이라는 건데...
악당의 손에 악당의 하수인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것은
오버가 분명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