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08/화
강변 CGV 9관 1회 태양의 눈물
영화보는 내내 짜증이 났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라는 역사적 특수성이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알겠다.
그래... 미국식 영웅주의에 신물이 날것이고, 전쟁에 대한 진지한 시각이 유치하고 우스워 보일것이다.
하지만 말이다. 한 종족이 한 종족에 대한 무차별적인 학살을 자행하고, 부녀자를 강간, 약탈하며, '킬링필드'적인 철저한 인종청소를 보면서 기껏 생각할수 있는 것이 고작 '코웃음'이라는 것이냐 ???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몇몇 싸가지 없는 씨발놈들이 브루스 윌리스가 영웅짓 할때마다, 아니 미군이 감정적인 대응을 할때마다 낄낄댔다.
이해는 한다 !!
엿같은 매스컴의 영향으로 바보가 되어버렸을테니, 이해는 해주마 !
이 영화의 컨셉은 다음 카피가 말해준다 !!
"선의 방관은 악의 승리를 꽃피운다" - 에드먼드 버크 (Edmund Burke)
즉, 최악의 죄악은 악의 보고도 그냥 두고만 보는 것이라는 것이다.
'정의'라는 것은 누가 주어다 주는 것이 아니고 '행동'을 통해서만 얻을수 있다는 것이다.
자, 이제 따져보자 !!
만약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군인이 미군이 아니고, 프랑스인이라면, 아니, 소련군이라면, 아니 하다못해 북한군이라도....
그래도 당신은 코웃음을 칠수 있는가 ??? 묻고 싶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영화는 미국 영화다. 그것도 헐리우드산 영화이다.
게다가 최고의 헐리우드 스타 중에 하나인 '브루스 윌리스' 주연인 것이다.
당연히 미군은 정의이고, 힘이다. 그리고 영웅이다.
도대체 뭘 바라고 이 영화를 보았는가 ???
한가지 물어보자.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반군의 인종청소를 보니 어떤 기분이 들었는가 ?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단지 그렇게 생각했는가 ???
그랬다면, 미군의 영웅적인 행동도 단지 영화로 치부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 이라크 전쟁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가 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따져봐야 당신만 입 아프다)
모두들, 이라크의 후세인 파벌의 범죄 행각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모두들,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에는 아무런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
그것이 궁금하다 !!!
다음 반응, 뻔할 것이다.
그렇다 !! 그렇다고 남의 나라에서 전쟁하는 것이 용서될수는 없을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순수한 정의심으로 악을 처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바보라 할지라도 조금만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어떤 가정이 있다.
이 가정에는 대 식구가 모여 사는데, 아버지의 횡포로 도저히 가정을 이뤄나갈수 없을 지경이다.
힘없는 어린 자식은 말할 것도 없고, 부인 구타, 심지어 부모까지도 살해, 협박에 살수가 없을 지경이다.
이런 가정이지만, 남의 가정사에는 참견하는 것이 아니다 ! 라고 수수방관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
누군가 나서주기를 바라지 않을까 ???
요즘 세상에 어느 누가 이런 짓을 과감히 할수 있겠는가 ?
소련이..??? 중국이...?? 일본이...? 아님 유럽이...?? 하다 못해 유엔이...???
그렇다... 아니꼽고 치사하고, 더럽고, 욕이 입밖에서 맴돌지라도.... '미국' 밖에는 없는 것이다.
내가 볼때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비록 침공이라 할지라도 어쩔수 없는 짓이었다.
911 테러 라는 비교적 타이밍 좋은 동기도 가지고 있었으니까...
다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미국이 진정 세계의 경찰국가로서 그 입장에 충실하려면, 악의 징벌 이후 욕심을 버리고, 제 3자에게 (여기서는 유엔이 되겠죠) 그 이후를 맡겨야 한다.
물론 당연스럽게도 그럴 미국이 아니다. 이점이 미국이 결코 정의가 될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인 것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보자 !!
만약 당신이 영화속 미군의 입장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
그저, 단지 그 대상이 '미군'이라는 것 하나로 '코웃음'으로 끝내서는 안되지 않을까 ?
너무나도 영화적인 설정이라고 여겨질만한 '인종청소'는 사실 현시대에서는 너무나도 일상적인 범죄이다. 다만 우리가 모를 뿐이다.
아니, 우리는 관심조차 없을 것이다. 필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너무 다른 얘기만 했지만, 꼭 집고 넘어가고 싶은 마음에 글이 길어졌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람보나 코만도 류의 영화가 아니고, 인디펜던스 데이 류의 영화는 더더욱 아니므로, 그 주체가 '미군 (미국)'이라고 해서 욕먹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라는 것이다.
영화 자체에 집중해보자.
브루스 윌리스는 모 인터뷰에서 '이제 액션 영웅 역활은 더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유야 어떻든 현명한 처사로 생각된다.
어떤 배우는 연륜이 쌓일수록 날카로움이 더해지는 반면, 브루스 윌리스는 오히려 반대인듯 싶다. 부드러움이 묻어나니 말이다.
한없이 진지해야할 이번 영화에서, 의외로 감정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영화 줄거리상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는다면, 반군에게 대항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때때로 그것이 지나치다는 느낌도 지울수 없다.
그냥 편안한 흥행영화 한편 찍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나머지 대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특별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모니카 벨루치'라는 비중있는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모습도 눈에 띈다.
영화 내적인 모양보다, 외적인 것에 더욱 신경쓰일수 밖에 없는 오락영화의 전형적인 예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그런 작품이다.
ps) 한가지 부러운 것이 있다.
요즘 같은 시기에 이런 종류의 영화를 전세계를 대상으로 배급할수 있는 미국의 힘이다. 뻔히 비웃음을 사기에 좋을만한 소재였을텐데 말이다.
사소한 것 (결코 사소할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것일까 ???
우리 같으면 어땠을까 ? 감히 그런 시기에 그런 영화 (게다가 흥행을 목적으로 한 영화다)를 만들 배짱 따위가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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