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정보없이 무작정 고른 영화에서 '의외의 충실감을 만났을때'
영화보기의 즐거움을 결코 포기할수 없음을 느낀다.
마찬가지로... 특별한 정보없이 제목이 마음에 들어 고른 책에서 '예상치 못한 충실감을 만났을때'
독서의 환희가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라는 제목은 확실히 필자의 취향이다.
번쩍하며 떠오르는 순간적인 재치와 위트 혹은 예감..은 필자가 평소에 흠모에 마지 않는 격정(?)의 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
이 책의 내용은 전혀 그런거 하고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글 (그중에서 소설)이 아니라면,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 너무나 평범한 얘기인 것이다.
책의 타이틀이기도 한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라는 것은 흔히들 생각할만한 '예감, 재치, 위트' 같은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매우 이질적인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책 읽기의 즐거움을 위해서 밝히지는 않겠다.)
심지어 책 읽을때 정독보다는 속독에 의지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그냥 지나칠수도 있을만큼 엉뚱한 표현이다.
(물론 생각해보면 정말 풍자적인 표현이 아닐수 없기에 웃지 않을수 없다)
책소개에도 나오지만, 작가는 여러명의 자기 자신 (그게 실제 자기 자신인지 알수는 없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왜냐 이건 소설이거든..)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낸다.
때로는 별 의미도 없는 (어떤 이에게는 특히 그렇다) 이야기를 온갖 전문적인 (중요한건 정식은 아니라는거다. 이른바 '야매 (이 표현이 맞는건지는 알수 없지만..)' 식이다) 이야기만 잔뜩 풀어내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거의 '풍자'다.
옛날 우리네 선조들이 '탈'을 사용해 가진 계급인 '양반'들을 풍자하듯이 말이다.
풍자라면 얼핏 무거워 보이지만 (실제로 무거운 얘기도 있긴 하다) 당시의 '탈 공연'을 구경하는 평민(?)들이 그러하듯, 독자들은 가볍게 읽을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길 바란다.
흔히들 풍자와 해학을 대표하는 문화로 '마당놀이'를 손꼽지만, '글'이라는 매체으로도 얼마든지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낼수 있음을 작가는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필자도 알게 되었다.
궂이 코메디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히 재미있으며, 무엇보다도 유쾌하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독서'를 통해 '쾌감'를 얻을수 있었다.
정말이지 즐거웠다.
여러분도 그런 즐거움을 얻을수 있길 바라며, 어느 누구가 되더라도 충분히 그럴만큼의 만족스러움을 이 책이 제공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ps) 책의 초반부터 나오는 '사냥과 관련한 두개의 이야기'는 너무 부정적이다.
그런 이유로 전체적인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조금 무거운 느낌이다.
혹시나 가벼운 기분으로 책을 읽으려던 어떤 사람들에게는 초반의 두 에피소드에 질려벌릴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그 때문에 그냥 책을 덮어버릴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처럼 책을 사서 본게 아니라 빌려보는 거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다)
적어도 하나 (혹은 두개 모두)는 책의 중반이나 후반부에 넣는 편이 더 좋았을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