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이케다 가요코 구성)
미국의 환경학자인 '도넬라 메도스' 박사의 신문칼럼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 시대의 '병속의 편지'의 디지털 버젼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적절한 인구비율로 알아본 우리 시대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이 시대 최고의 '보고서'가 아닐까 싶다.
책을 펼치면 첫장부터 필자의 고정관념을 깨버린다.
이전에 TV 등에서 몇몇 정도는 이미 봤음에도 불구하고,
문장 하나하나가 주는 파괴력은 가히 상상을 불허한다.
책으로 새로 구성되면서, 구성작가는 이 책(혹은 E-mail)을 통해
상대적인 '행복감'을 만끽하라고 충고하고 있는데...
얼핏 보면 정말이지 맞는 얘기 같지만,
과연 독자들은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게 되는 걸까 ?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로 결론 맺으려는 작가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과정에서 표현되어지는 '세계 마을'의 구성비율은 놀라움을 넘어서
단순한 재미로 지나칠수 없음을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오히려, 형용할 수 없는 '분노'나 현실에 대한 '무기력함' 같은 걸
느끼지 않을까 ? (최소한 필자는 그랬다)
이것이 앞서 이 책을 '보고서'라고 표현한 이유인 것이다.
지독할 정도로 냉정하게 선택되어 진 문항들에
철저하게 조사되어진 답변들...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기 보다는 보다 더 냉정하게, 차갑게 식어진다.
특히나 '부(富)'와 '빈곤,기아'나 '전쟁,파괴'에 대해서는 극심한 감정의 변화와 더불어 불공평한 세상에 대한 '분노' 차원의 감정이 용솟음치고 있다.
'당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행복한 사람이니 불평하지 말아라 !'
라는 것은 현실을 애써 외면하려는 형태로 보일뿐이고,
오히려...
'당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으니,
다른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나누어 베풀어라 !!' 라는 지극히 강압적이며
교육(교훈)적인 이야기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일 정도다.
물론 얼마든지 따뜻한 감동 스토리를 즐길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 만큼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ps) 책에 포함된 그림도 멋지다.
단순미의 극치이지만, 글과 같이 볼 경우
그 가치가 수백배, 수천배로 증가한다.
단순한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며, 가장 가치있는 것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까지 할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