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미교 2010. 3. 6. 14:38

8/6 썸 오브 올 피어스

화끈한 액션이 보고 싶은자 : 참아라
핵폭발의 충격이 보고 싶은자 : 다른 걸 찾아라.
톰 클랜시 나 벤 에플렉의 팬 : 봐도 좋다.


현재까지 개발된 수천기의 핵폭탄 중 실제로 164기의 행방이
아직까지도 알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단 한발'의 탄두라도 악의를 가진 집단의 손에
넘어간다면...

이러한 가정을 현실(?)로 꾸민 것이 바로 이 영화다.


톰 클랜시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지금까지 '붉은 10월'
'패트리어트 게임' '긴급 명령' 이후 '썸 오브 올 피어스'가
4번째 이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제작자로서 변신했는데...
의욕이 앞선 것인지... 지금까지의 '잭 라이언' 시리즈 중
최악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전대의 '알렉 볼드윈' '해리슨 포드'에 이어 잭 라이언을 연기한
'벤 에플렉'은 그 자신에 어울릴만한 잭 라이언을 연기하고 있지만..
문제는 잭 라이언이 이 작품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궂이 '잭 라이언'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나 할까 ?

아마도 작가는 이제는 액션(?) 히어로가 되어버린 '잭 라이언'의
후광을 등에 지고 있는 모양이다.
자신이 창조해낸 인물에 둘려쌓여 휘둘리고 있는 꼴이라니...

그가 창조해낸 잭 라이언은...
냉철한 사고와 합리적인 판단으로 이론에는 강하지만
유약한데다가 행동력은 떨어지고... (액션 영웅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결정적인 때에는 밀어붙일줄 아는...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지만...
인간에 대한 믿음과 신회를 바탕으로 한 인류애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현대판 소시민적 영웅의 모습이다.


이 영화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
예고편을 본 사람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
짐작컨데 아마도 '액션 영화'로 생각하지 않을까 ?
그러나, 이 영화... 액션이라고는 벤 에플렉의 어설픈 액션과
핵폭발 씬이 전부다.
도저히 액션 영화라고 부를만한 무언가가 없다.


다른 하나는...
톰 클랜시 원작이라는 점에서 '스파이 영화' (첩보물)를 떠올릴수도 있겠다.
그러나, 초반 이후 이미 범인이 나타나는 거라던가...
사건의 진행과 의도를 관객에게 미리 보여준 점은 '스파이 영화'가 가지는
미덕을 상실케 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하나...
많은 사람들이 기대해마지 않을 '핵폭발' 장면이다.
핵폭발의 위력을 위해 흔히들 쓰이는 장면이...
'버섯 구름' , '
그대는 아는가 ?
'예고편에 보여준게 다' 인 영화의 허무함을...
그렇다. 그런 것이다. 
예고편을 본 사람이라면 그 이상을 기대하지 말아라.

진정 핵폭발이 무서운 이유는 그것이 가진 폭력성이나 거대함이 아니고,
누구도 피해갈수 없다는 사실과 핵폭발 이후의 절대적인 죽음의 공포
때문이다.
실제로 핵폭발 당시의 피해보다는 그 이후의 피해가 절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무슨 가스 폭발처럼 다루고 있다.
사후의 피해, 피폭 후의 공포감, 피폭 후의 사회상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사실 영화에서는 그런 것들이 별로 중요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반격이 단지 미사일 공격이나, 미국의 대통령에게 겨냥된
공격이라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가장 명쾌한 이유는 그 공격이 다름아닌 핵폭발 공격이기 때문이다.
즉, 혼란한 사회를 관객에게 보여줌으로서 '보복 공격'의 정당성을
획득하는게 영화로서도 유익하지 않았을까 ?


자, 이런 상황이고 보니..
이 영화를 선택해야할 어떠한 이유도 찾을수가 없다.

이 영화가 가진 유일한 장점은...
보는 동안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가 가진 고귀한 미덕 중에 하나이므로
이 영화를 선택할 유일한 이유가 된다.


그런데, '썸 오브 올 피어스'를 상업 영화가 아니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매우 흥미로운 것이 있다.
그것은, 이 영화가 가진 사실성이다.

'썸 오브 올 피어스'의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프로덕션 노트를
보면 '현실세계의 영상화'라는 얘기가 나온다.

흔히들 첩보세계, CIA로 대표되는 스파이 세계의 영화화는
007 시리즈로 대표된다.
최첨단 특수 무기와 황홀하기까지 한 무한 액션들...

그러나, 영화 '썸 오브 올 피어스'에 등장하는 CIA 내 요원들은
일반 회사내의 사무원이나, 공무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007 시리즈에서 볼수 있는 첩보원의 카리스마는 전혀라고 할만큼
없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치가 상업영화라는 점에 있다는 것이
이러한 이점을 충분히 살릴수 없다는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다.


썸 오브 올 피어스의 공식 한국 홈페이지
http://sumofallfears.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