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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발칙한 동거 빈 방 있음


사실 소재는 별거 없다.


연예인이 생전 처음보는 다른 연예인의 집에 들어가서 다만, 며칠간 만이라도 함께 살아보는 것이다.


유명한 나PD처럼 유려한 편집으로 모든 걸 해결할게 아니라면, 결국 출연진의 케미가 승패의 관건이 된다.


첫번째 방송에서 보여준 '김구라'와 '한은정'의 케미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고, 이 프로그램의 지속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문제는 거의 모든 다른 우리나라 예능들이 그렇듯이, 결국 어떤 식으로든 '러브러브'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는 것이다. 


일단, 동거인으로 일부러 남-녀, 커플을 붙여놓는 것 자체가 식상함의 끝이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자. 대한민국에서 남-녀가 (특히 여자가) 동거인으로 이성을 택할 확률이 얼마나 될 것인가 말이다...


혹자는 그래서 '예능'이 아닌가??? 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거기에 방점이 찍혀있다면, "동거 관찰 리얼리티"가 아닌, 또다른 '러브 버라이어티'라고 불렀어야 옳다.


첫회의 '김구라'와 '한은정'도 어찌보면, 그런 느낌이지만, '김구라'라는 캐릭터가 '러브 라인'을 부셔버리는 바람에 그저 예능적인 재미로 별다른 사심없이 볼 수 있었다.

피오, 홍진영, 김신영의 남매 시퀀스도 좋지 않은가~~~



3번째 커플 변경이라 할 수 있는, 5주차에서 결국 사단이 벌어지고 말았다.


'오연아, 지상렬'

이 두 동거인은 예능과 실제 동거인의 모습에서 오는 괴리를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어떤 방식이 되었건, 결국 이 '발칙한 동거'라는 프로그램은 결국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이들 동거인들은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을 것이다.


원래부터 '오버'가 주종목인 '지상렬'인데, 조금은 '현실주의자'인 '오연아'와는 사사건건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불협화음조차 '예능의 한 단면'이기에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로서 납득이 가능한 수준이라는게 있다.

결국 '예능'이니까 말이다.

재미있는 불협화음은 예능에서도 필요하다. 하지만, 방송의 어디에 '재미'라는 부분이 있었는가...


4화까지 출연한 '김구라'가 시도때도 없이 외쳐대는 "아~~ 피곤해~~" "집에서는 좀 쉬어야 할 것 아니야~~" "난 좀 쉴게~~"가 그리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동거'라는 묘한 뉘앙스의 제목을 택했지만, 결국 '집'이라는 건, 각자의 편안함과 쉼에 진정한 목적이 있는게 아닐까??

예능이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해야만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제목'과 얼마나 큰 괴리감이 있는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차라리 철저하게 프로그램 기획으로서, 콘티를 짜서, 이른바 '짜고 치는 고스톱'을 보여주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혹시나 실제로 방송에서 '그런 것'이었다면, 그리 성공적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제발 부탁인데, 이제 예능 프로그램에서 '러브 라인' 좀 그만 만드는 것을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