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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2.금] 옆길로 새도 한참을 새어 버린 등산

한 일주일쯤 산에 오른 것 같은데...
몸이 벌써 익숙해져 버렸다.
좀 더 몸이 고됐으면 좋겠는데... 산에 오르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어쩌면, 집에서 등산로 직전까지 왕복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더해, 금요일이다 보니, 그 다음 이틀 (토,일요일) 동안, 일정상 등산을 못할 것 같아서 이날 좀 무리를 하기로 했다.

일단 평소 코스처럼, 집에서 나와 등산로 입구까지 와서, 정상까지 등산을 마친 후, 내려오는 도중, 중간쯤에 '절'로 빠지는 새로운 구간이 있다. 이를 가보기로 한 것이다.

절의 입구

나름 짧은 코스였는데, 길이 마치 '이건 사실 길이 아니다' 라고 외치는 듯한 좁은 길이었다.
이런 길을 따라서 어떻게 '절'을 지을 생각을 한건지... 사람들이란 정말이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랍게도 운동기구 풀세트가 완비되어 있었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완전 무료 시스템인 듯 했다.
이를 이용하기 위한 목적인듯 해보이는 분들이 몇분 계시는 듯 했다.

절의 전경이다.

아래 사진의 '시주함' 인 듯 한 곳에 나름 시주도 하고, 건강(?)을 기원해 보았다. (ㅎㅎ)

여기까지는 원래 계획에 있었다.
절에서 나와 원래 코스로 복귀하는 중에 새로운 이정표를 하나 만나게 된다.
특이하게도 식당 광고표시였는데, 당연하게도 식당이니 근처에 마을이 있을거라고 예상하게 됐고, 아마도 그건 최초의 등산 코스 바로 옆에 있는 코스로 나가는 길이겠거니 생각하게 되었다.
마침 궁금하기도 해도, 그길을 선택했는데... 이게 바로 고생길의 시작이었다.

나름 등산로와 비슷해 보이는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온 곳을 보니, 분명 잘못된 길을 택했다는게 여실히 드러나 보였다.

사진 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실제 모습은 (과장 하나 없이) 경사 60도 이상의 바위 투성이 지역이다.
계절탓으로 물이 흐르는 지역이 없는 줄 알았는데, 필자가 오르는 코스 자체가 물이 흐르는 지역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수량은 많지 않았지만, 확실히 물이 흘러가는 코스였고, 등산로는 아닌게 분명했다.
다시 돌아가기에는 너무 긴 걸음을 한 탓에 결국 거의 드러 눕다시피 해서 억지로 빠져나왔다.

참으로 '젠장맞을'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이렇게 고생해서 내려와 놓고 보니, 버젓이 바로 옆쪽에 일반적인 등산로 코스가 있었더라는 것이다. (젠장맞을...)


이렇게 1시간 이상을 걸려 내려온 코스의 끝은 바로 구리시였다. (허걱...)
그 중간에 코스 2개 정도를 그냥 가로질러 버린 것이다.
조금 더 등산하고자 하는 마음에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등산을 시작했으니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어두운 밤길에 자칫 위험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무튼 결과적으로는 거리상으로 도저히 걸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큰 길로 나와 강변역을 거쳐, 집까지 버스를 타고 왔다.

확실히 '산'이라는 곳은 눈에 보인다고 해서 전부가 아닌 곳인 것만은 분명한 듯 싶다.
"그냥 저리로 가면 될 것 같다." 라는 어줍잖은 상식 따위는 전혀 통하지 않는 곳이다.
"지름길"이겠거니 싶은 길이 있더라도 반드시 아는 길로만 가는 것이 '정석'임을 새삼 일깨워주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