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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틀링 기어즈 (Gatling Gears)



사실 필자는 게임을 좋아하는 것과는 달리 실력적인 면에서 늘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주 예전 오락실을 다니던 때는 안그랬는데, 집에서 하는 게임류로 넘어오면서 게임치가 된 듯한 지경이다.

'잘하는게 재밌다'라는 평소 지론과는 달리 컴퓨터 게임 (콘솔 & 휴대용 & PC 게임)쪽은 정말이지 끝까지 가본게 손에 셀 정도로 결코 잘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의외로 이것저것 시도해본 것은 무척이나 많다.

필자의 입장에서 정말이지 못해먹겠는게 뭐냐하면 '리듬 액션 게임'과 '스포츠 게임' 그리고 '레이싱' 게임이다.
리듬 액션 게임은 양손을 따로 컨트롤 해야하는게 너무 어색하고 힘들어서 못해먹겠고, 스포츠 게임은 못하게 막아놓은게 너무 많아서 못했먹겠고, 레이싱 게임은 내가 원하는 대로 컨트롤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안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가 있다면 바로 '슈팅' 게임이다.
사실 필자와 같은 오락실 세대에게 슈팅 게임이란 건 못하는게 이상할 정도로 익숙한 방식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의자에 앉아서 오락실 컨트롤러 (이른바 조이스틱)가 아닌 패드로 하는 슈팅 게임은 정말이지 어색하고 불편하다. 근 20년간을 그걸로 하면서도 익숙해지지 못할 정도이다.
최근 들어 가장 각광받는 장르 중 하나인 '1인칭 슈팅' 게임을 거의 안하는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이다.
정말이지, 패드로 타켓팅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1인칭 슈팅 게임보다는 덜하지만, 전통적인 스크롤 방식의 슈팅 게임도 그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X-Box360 게임기에는 애써 돈주고 받은 캐쥬얼 슈팅게임이 잔뜩 들어있지만, 단 하나도 제대로 해본 게 없다. (지금와서 그 돈을 모아 보드게임을 하나라도 더 샀다면... 싶은 생각만 잔뜩 든다.)

자, 이만큼 썰을 풀어놓았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이런 즈음에 간만에 필자도 해볼만한 스크롤 방식의 슈팅 게임이 나왔다.


시나리오, 그래픽, 재미... 다 떠나서 필자가 게임오버 되지 않을 정도의 난이도를 가진 슈팅 게임을 만났다는 것만으로 그냥 만족중이다. (물론 이지 모드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ㅋㅋㅋ)
이 게임을 필자가 쉽게 적응한 이유는 일단 적들의 '총탄'이 대단히 느리기 때문에 집중하고, 코스만 잘 선택하면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전의 스크롤 액션 게임들이 각각의 챕터당 초중반은 너무 쉽고, 보스전만 지나치게 강해 짜증을 유발하곤 했는데, 이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다.

또한, 위와 같은 이유로 보스전이 너무 어렵다보니, 이른바 '생명 (체력)' 수치가 급감하고, 재도전의 횟수를 초과하여 결국 처음부터 다시해야 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으니, 이또한 무수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 게임은 매 챕터를 클리어 할때마다 그동안 자신의 기체가 몇대가 파괴되더라도, 다시 초반 세팅으로 돌아온다. (물론 업그레이드는 그대로 유지됨...)
즉, 재도전 횟수 내에서라면, 얼마든지 죽거나 다쳐도 (체력이 까여도) 된다는 것이다.

거기에 깔끔한 그래픽과 화려한 이펙트 효과, 특이하고 유쾌한 유닛들은 덤으로 주어진다.
게다가 은근히 전체 플레이 타임도 나름 길다. (5시간을 했지만, 이제 시나리오 2개를 마쳤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