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모든 종류의 '문화'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원래부터 영화나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같은 것들은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사실 요즘 같은 시대는 '전문가'를 양산해 내는 시대이지만, 필자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만물박사'가 되고 싶다.
(한때는 '문화평론가'가 필자의 꿈이기도 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이에 다방면에 도전 의지를 불태우며, 나름대로 공부도 하고, 즐기고자 한다.
어렸을 때부터 본인이 가장 약했던 부문 중에 하나가 바로 '그림'에 대한 것이었다.
이야기가 있는 모든 것들 (영화, 소설, 음악 (가사가 있기 때문에..) 등)에는 나름대로의 노하우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그림'에 대해서 만큼은 문외한 이다.
ps) 지금도 필자의 작은 소망 가운데 하나가 '명화를 보고 자신만의 감정이 폭발하여 기절한다'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
이런 와중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명화는 왜? 유명할까'
마치 내 심중을 꿰뚤고 있는 듯한 이 제목에 손이 안갈수가 없었던 것이다.
책의 저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화들이 왜 유명해졌는지, 유명할수 밖에 없는지를 초보자들을 위해 쉽게 풀어쓰고 있는데...
결론은...
명화는 그림 자체로만 탄생되는 법이 없고, 당시의 시대상과 현재의 시대상에 따라서 결정되는 가변적인 것이다.
라는 것이다.
모든 종류의 문화가 다들 그렇겠지만, 특히나 그림은 만든이 (여기서는 화가)의 생각이나 사상보다는, 그걸 즐기는 (여기서는 관람자) 사람의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사람에 따라~~~ 매우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림을 감상함에 있어서 궂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할 필요보다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 느낌 감정에 충실하라고 충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선택되어진 11개의 명화들은 역사적으로 미술사적인 관점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일수도 있지만..) 서술하려고 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이렇기 때문에 대단한 것이다' 라는 듯 하다.
필자는 어떤 종류의 문화든 첫 느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책도 마찬가지라서 아무리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라 할지라도 다시 읽는 일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그런 이유로, 되도록이면 책을 읽을때 정독해서 읽고,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림도 많고, 글씨도 크고, 책도 얇아서 금방 읽을수 있을거라고 생각한 책이지만, 의외로 시간이 걸렸다. 워낙 미술이란 장르가 생소한 탓도 있지만, 생각만큼 쉬운, 호락호락한 책이 아닌 것이다.
(그저 읽어 내려가는 것이라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너무나도 유명한 '모나리자'에서 시작해서 그 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을 '피카소'에 이르기까지...
명화와 화가, 당시의 시대상과 현재의 시대상까지 자신의 견해를 듬뿍 담아서 (바로 이점이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일 것이다) 표현해내고 있다.
나름대로는 객관적이려고 노력한 흔적도 보이지만, 저자의 감정이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여러 증거들이 난무한다.
(필자는 결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래부터 책이라는 건 다른 사람의 사상을 느껴보는 도구인 것이다.)
의외로 이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뒤에 권말부록처럼 끼어 있는 '고대의 향기 - 알타미라 동굴 벽화' 편이었다.
이 책이 주장하는 '그림이란, 일부의 미술가와 호사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라는 것을 인간이라 부르기에도 뭐한 그 옛날의 인류에게서도 찾을수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느꼈다)
비록 이 책을 통해, '명화는 왜? 유명한지..' 알 수는 없더라도, 미술이란게 단순히 미술 그 자체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수확이 아닐 수 없다.
ps) 필자의 취향은 아니지만, 조만간 (아니 잊을만 할때쯤) 다시 한번 읽어봐도 좋을 듯 하다. 아니, 꼭 그래야만 할것 같다.